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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깊숙히 들어온 바다, 그 바다에 기대어 살아가는 소박한 사람들, 강구안 뒷골목에서 만나는 백석과 이중섭 그리고 대장간에서 호미날을 벼리는 할아버지. 내게 통영은 마치 오랜 벗처럼 늘 정겹고 그리운 곳이다.
 
동피랑마을.
 동피랑마을.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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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피랑마을에 새로운 대형벽화 10점을 그렸다는 소식을 듣고 통영에 갔다. 통영 시가지의 중심지인 강구안 언덕에 위치한 달동네가 동피랑이다. 동피랑은 한때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지역민들이 집 담장, 벽에 벽화를 하나씩 그리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살아났다.
 
동피랑벽화
 동피랑벽화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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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피랑벽화.
 동피랑벽화.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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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장그림'이라는 제목의 화려한 작품.
 "밥장그림"이라는 제목의 화려한 작품.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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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관광객이 찾는 이색 명소가 됐다. 통영시는 2년마다 동피랑 벽화를 바꾼다. 이번이 8번째 벽화 교체다. 통영시 예산 지원을 받아 공모를 통해 선정된 8개 팀이 동피랑에 있는 벽화작품 80여 개 중 바래거나 오래된 벽화가 있는 자리에 대형 벽화 10점을 새로 그린 것이다. 지난 5월부터 5개월이 걸린 작업이다.
 
동피랑 전망대로 가는길.
 동피랑 전망대로 가는길.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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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옆에는 '연탄과 통영 앞바다에서 잡은 생선을 싣고 행복한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하는 그 옛날 정겨운 우리들의 삶과 생활을 동피랑 끝자락에 그려본다'라고 적어 놓았다.
 그림 옆에는 "연탄과 통영 앞바다에서 잡은 생선을 싣고 행복한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하는 그 옛날 정겨운 우리들의 삶과 생활을 동피랑 끝자락에 그려본다"라고 적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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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피랑마을에 오른다. 동피랑은 '동쪽 끝에 있는 높은 비랑'(비탈의 사투리)이란 의미다. 한두 번은 큰 숨을 내쉬며 잠시 쉬어가야 할 만큼 비탈지다. 오르는 길에 자그마한 커피집이 몇 군데 있다. 그곳에서 차 한 잔 하며 강구안을 바라보는 것도 좋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통영앞바다. 도시와 바다가 함께 숨쉬며 살아간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통영앞바다. 도시와 바다가 함께 숨쉬며 살아간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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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루가 있는 전망대에 도착하여 통영을 내려다 본다. 박경리, 김춘수, 유치환, 윤이상, 이중섭, 전혁림... 많은 예술가들이 통영을 사랑했다. 도심 깊숙히 들어온 바다는 사람들과 함께 숨쉬며 살아간다. 동피랑의 벽화들은 독특하면서도 통영의 특징을 잘 살려내었다. 
 
김춘수. 박경리, 이중섭. 충무공, 꿀빵...통영을 그렸다.
 김춘수. 박경리, 이중섭. 충무공, 꿀빵...통영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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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피랑 벽화를 구경하고 강구안 뒷골목을 천천히 걸으며 백석과 이중섭의 흔적을 마주했다. 대장간 할아버지는 여전히 뜨거운 불앞에서 호미날을 벼리고 계셨다. 
골목을 돌아나와 김밥집에 들러 충무깁밥을 포장하고 꿀빵도 샀다.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부한 통영을 제대로 느낀 하루였다.

태그:#동피랑, #벽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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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나를 살아있게 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풍광과 객창감을 글로 풀어낼 때 나는 행복하다. 꽃잎에 매달린 이슬 한 방울, 삽상한 가을바람 한 자락, 허리를 굽혀야 보이는 한 송이 들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날마다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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