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에서 KIA 타이거즈는 2018년 이후 4년 만에 가을야구에 복귀했다. KIA는 지난 7일 광주 KT 위즈전에서 11-1로 대승해 자력으로 5위를 확정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12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까지는 4일의 휴식일을 벌었다. KIA는 8일 광주 KT전을 앞두고 양현종, 놀린, 이의리, 장현식, 정해영 등 주축 투수들을 대거 1군에서 제외해 포스트시즌 모드에 돌입했다.

더구나 8일까지도 KT와 키움 히어로즈의 3위 경쟁이 끝나지 않아 KIA가 일정상 이점을 가지게 됐다. 상황에 따라서는 KT가 정규 시즌 최종전인 10일 수원 NC 다이노스전까지 전력을 다해 치른 뒤 4위가 되어 하루를 쉬고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임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역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가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사례는 없었다. 2경기 중 1무만 해도 탈락하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처지이기 때문이다. 올해 KIA가 KBO리그에서 신기원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마운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양현종, 놀린, 파노니, 이의리까지 좌완 투수가 풍부한 선발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펜은 취약하다는 평가다. 

※ KIA 김기훈 프로 통산 주요 기록
             
KIA 불펜의 히든카드는 김기훈이다. 2019년 1차 지명으로 엄청난 기대를 모으며 입단한 좌완 파이어볼러 유망주였으나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으로 5점대 평균자책점에 그쳤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2019년 139.4km/h, 2020년 139.2km/h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가운데 제구도 불안했다. 선발과 불펜 어느 쪽에도 안착하지 못했다. 

2020시즌 종료 뒤 상무에 입대한 김기훈은 지난 9월 말 전역해 KIA에 복귀했다. 5경기에 등판해 승패는 물론 세이브와 홀드도 기록하지 않았다. 하지만 평균자책점 1.04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443으로 세부 지표가 좋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도 144.6km/h로 2020년과 비교해 5.4km/h가 상승했다. 입단 당시부터 일컬어지던 '좌완 파이어볼러'라는 기대가 드디어 어울리게 되었다.
   
시즌 막판 5위 싸움이 다급했던 KIA는 김기훈의 합류가 천군만마였다. 이준영을 제외하면 믿을 만한 좌완 투수가 크게 부족한 KIA 불펜에서 가뭄에 단비와 같았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주로 선발 투수로 등판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는 멀티 이닝 소화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김기훈이 가을야구에서 팀에 공헌하기 위해서는 고질적 약점인 제구를 보완해야 한다. 그는 8.2이닝 동안 7개의 볼넷을 허용해 9이닝당 평균 볼넷이 7.27개로 많았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볼넷 1개가 당일 경기는 물론 시리즈 전체의 향방을 좌우할 수도 있다. 특히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한 경기만 승리하지 못해도 곧바로 탈락하는 KIA의 입장에서는 치명적일 수 있다. 

김기훈은 프로 데뷔 후 아직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다. 그가 처음으로 치르는 가을야구에서 잠재력을 폭발시키면 KIA는 가을야구를 길게 하며 높은 곳을 바라보게 될 수도 있다. 김기훈의 호투 속에서 KIA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사상 최초로 통과하는 5위가 될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KIA의 1년 농사, '대투수' 양현종에게 달렸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