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서울시는 도시 생산력을 50% 이상 높이겠다며 201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제팹랩네트워크에 가입하며 팹시티 동참을 선언했다. 서울혁신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글로벌 도시의 혁신 주체들과 연대·협력을 통해 서울시가 처한 도시 문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다.

서울의 팹시티 프로젝트와 실험은 서울혁신파크 제작동 1층에 자리한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 '서울이노베이션팹랩'이 핵심 공간이다. 사회혁신 플랫폼 서울혁신파크, 기술기반 생활제조 실험실 서울이노베이션팹랩의 현재를 살펴본다. - 기자 말

 
서울특별시 은평구에 위치한 사회혁신파크.
 서울특별시 은평구에 위치한 사회혁신파크.
ⓒ 용인시민신문

관련사진보기


서울시는 은평구 옛 국립보건원 및 식품의약안전청 건물을 새단장해 2015년 4월 사회혁신파크 문을 열었다. 시민 참여를 통한 사회혁신과 협치로 서울이 안고 있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풀어보겠다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는 단체와 기업, 시민이 협업하면 오랫동안 풀지 못한 숙제에 대해 새로운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의 산물이다. 사회혁신파크를 통해 시민들의 사회 참여 기회를 확대해 다양한 제안을 할 수 있는 사업이 진행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건물 내 공간을 대관하고 있는데, 특정 단체나 기업 등이 상주하는 점유보다 공유 공간으로서 기능이 더 크다. 시민들의 참여 기제를 높이기 위해서다. 사회혁신파크가 문제 해결 주체를 모이게 하고 연결하는 플랫폼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통한 '팹시티 프로젝트'는 박원순 시대가 막을 내리며 정치 주체가 바뀌고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기능이 크게 축소된 상태다.
 
서울혁신파크 제작동 1층에 마련된 메이커 스페이스 ‘서울이노베이션 팹랩’
 서울혁신파크 제작동 1층에 마련된 메이커 스페이스 ‘서울이노베이션 팹랩’
ⓒ 용인시민신문

관련사진보기


팹시티 프로젝트는 2050년 세계 인구의 75%가 도시에 거주할 것이라는 유엔(UN) 전망에 따라 2054년까지 도시 자급자족률을 50% 이상 끌어올리려는 세계적인 프로젝트이다. 거대한 소비처인 도시는 먼 곳에서 생산된 재료와 제품을 받는데, 도시로 제품을 들여오는 과정에서 막대한 탄소가 배출돼 기후 위기를 심화 시킨다.

팹시티 프로젝트는 외부에서 생산된 제품을 들여와 소비하고 쓰레기를 배출하는 대신 에너지와 생활물품 등 도시에 필요한 것을 자체 생산하고, 재활용이나 새활용(업사이클링)해 쓰레기를 줄여보자는 것이다. 여기에 디지털 기술과 정보(오픈소스) 공유라는 개념과 실천이 들어간다. 자원을 소비하는 도시에서 생산력을 갖춘 도시로 전환해보자는 것이다.
 
서울이노베이션 팹랩은 워크숍을 열고 팹랩 운영자 등이 서로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사진 서울이노베이션 팹랩
 서울이노베이션 팹랩은 워크숍을 열고 팹랩 운영자 등이 서로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사진 서울이노베이션 팹랩
ⓒ 용인시민신문

관련사진보기


서울시가 2018년부터 팹시티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다. 그 기반이 서울혁신파크 내 제작동 1층에 자리한 메이커 스페이스 '서울이노베이션팹랩'이다. 예술, 기술,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사회 혁신가와 메이커들이 함께 해왔다.

약 150평 규모에 3D프린터, 레이저가공기, 컴퓨터 수치제어장치 등 디지털 제작 장비뿐 아니라 선반, 밀링, 용접기까지 갖춰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제작해보는 기술 기반 사회혁신 실험실이다.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사회 문제를 기술 실험과 시민참여를 통해 해결하고자 했다.
 
디지털대장간에서 사용한 3D 프린터로 만든 시제품과 3D 프린터.
 디지털대장간에서 사용한 3D 프린터로 만든 시제품과 3D 프린터.
ⓒ 용인시민신문

관련사진보기


지속가능한 도시 핵심은 정책기조 유지

기술과 정보를 공유하고 제품을 만들어보는 메이커 공간 기능도 있지만, 팹랩 네트워크에 참여해 교육과 프로젝트를 공유하고 교류해왔다. 전 세계 18개 도시와 함께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팹시티 실험에 참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를 위해 자원 소비와 탄소배출을 줄이고, 생산적인 도시를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와 기술 모집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혁신센터 장동열 혁신사업실장은 "서울이노베이션 팹랩은 메이커 공간으로 운영했는데, 다른 곳과 달리 메이커 공간으로서 대중화된 팹랩보다 팹랩 네트워크 기능이 더 컸다"며 "글로벌 팹랩 네트워크를 통해서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 공유나 오픈소스로 생산력을 높이려는 팹시티를 지향해 왔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2018년 글로벌 팹랩 네트워크에 가입하며 서울의 생산력을 50%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는데, 그 거점이 기술기반 사회혁신 실험실인 서울이노베이션 팹랩인 것이다. 서울혁신파크를 운영하는 서울사회혁신센터는 2019년 이른바 메이커 축제인 제5회 팹랩아시아네트워크(FAN5) 컨퍼런스와 서울시 적정기술한마당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해 지속가능사회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또 매년 공모를 통해 디지털 기술과 시민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다양한 팹시티 프로젝트 공모사업을 진행해왔다. 메이커들의 제작 활동과 실험을 다각적으로 지원함으로써 팹시티 참여를 독려하고, 일반 시민들에게 팹시티를 알리기 위해서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이 들어서면서 정책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장동열 실장은 "구체적인 실행방법이나 추진체계가 마련되지 않고 선언하는 수준에 머문 상태에서 정치 주체가 바뀌면서 팹시티 관련 논의는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도시 단위 가입이다 보니 자치구와 공유와 협력 없이 서울시가 지속적으로 끌고 가기에 범위가 넓고, 정책 기조가 바뀌면서 관련 예산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혁신파크는 서울이노베이션 팹랩 기술기반 사회혁신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시민 스스로 살아가는 삶의 현장 곳곳을 실험실로 삼아 다양한 사회 문제 해법을 찾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서울혁신파크에 따르면 250여개 혁신그룹 1300여 명의 혁신가가 상주하며 지속가능한 지구와 도시 만들기를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팹랩은 그동안 ▲폐플라스틱을 즉석에서 분쇄, 압출 및 성형할 수 있는 소형 사출기 제작 ▲병뚜껑을 수거, 분쇄해 새활용 제품 제작 △일회용컵 세척 및 적재 가능한 IoT 수거로봇 제작 등의 성과를 낸 바 있다.

공용 작업 공간과 창고, 3D프린터, 레이저 커터, 제어장비 등 제작장비와 공구 등을 지원 받는 메이커들은 재활용, 쓰레기 등 환경 관련 아이디어를 실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서울이노베이션팹랩은 일상생활의 좋은 실험실이다.
 
서울시가 민간에 위탁해 운영하는 메이커 스페이스 ‘디지털 대장간’.
 서울시가 민간에 위탁해 운영하는 메이커 스페이스 ‘디지털 대장간’.
ⓒ 용인시민신문

관련사진보기


창업 생태계 기반 위한 메이커 공간 '디지털대장간'

서울이노베이션팹랩이 다양한 사회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한 생활 실험실이라면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디지털대장간은 1인 제조업, 창업 생태계 활성화와 메이커 문화 확산을 위한 메이커 공간이다. 디지털대장간은 3D프린터부터 레이저 절단기, 용접기, 공업용 재봉틀까지 57종 99대 장비를 보유하고, 장비 사용에 필요한 기초부터 창업 지원까지 단계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장비 기본교육은 안전·이론교육과 실습으로 진행된다. 레이저 장비부터 용접기까지 다양한 장비를 통해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수 있어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기초교육 없이 장비를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장비가 위험하고 어려운 것이 많기 때문이다. 누구나 교육을 받은 뒤 사용할 수 있지만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은 사용할 수 없다.
 
디지털대장간을 이용해 제품을 만들고 펀딩으로 창업에 성공한 제품을 모아놓은 부스트랩.
 디지털대장간을 이용해 제품을 만들고 펀딩으로 창업에 성공한 제품을 모아놓은 부스트랩.
ⓒ 용인시민신문

관련사진보기


장비를 활용해 직접 제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시제품 제작 교육도 진행된다. 매월 다른 주제로 제품을 제작하는데, 시제품 제작 교육을 통해 장비 활용법을 배울 수 있고, 자신만의 제품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자신이 만들 제품에 어떤 장비를 활용해야 할지, 어떤 방법으로 제작해야 할지 막막한 이들은 위한 장비사용 멘토링과 크라우드 펀딩의 개념과 과정, 와디즈 플랫폼 활용 방법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한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기본교육도 진행한다. 여기에 크라우드펀딩을 하고 싶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크라우드펀딩 멘토링에 참여할 수 있다.

디지털대장간 입구에 눈에 띄는 곳이 있다. 디지털대장간을 통해 시제품을 만들고 펀딩을 통해 제작, 판매에 성공한 제품을 모아놓은 '부스트랩'이다. ▲45가지 옵션이 있는 모듈형 조립식 의자, 책과 커피, 음악까지 한 번에 챙겨주는 '레트로 사운드 스툴' ▲소음을 잡아 고양이 삶의 질을 높여주는 '피라미드 정수기' ▲강아지를 위한 조절형 바람막이 등의 제품이 전시돼 있다.

이들 제품은 모두 일상 생활에서 느끼는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탄생시키게 해준 디지털 대장간의 대표 제품이다. 1인 제조업과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설치된 공공형 메이커 스페이스(팹랩) 존재 이유이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용인시민신문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용인시민신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치와 참여시대의 동반자 용인시민신문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