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경기도 하남시 미사경정공원에서 진행된 KBS 1TV <전국노래자랑> 경기도 하남시 편 녹화현장. MC 김신영이 출연자들과 함께 특별무대를 꾸미고 있다.

17일 오후 경기도 하남시 미사경정공원에서 진행된 KBS 1TV <전국노래자랑> 경기도 하남시 편 녹화현장. MC 김신영이 출연자들과 함께 특별무대를 꾸미고 있다. ⓒ KBS

 
매주 일요일 낮 12시 10분, 42년 동안 그 자리를 지켜온 KBS 1TV <전국노래자랑>이 새 단장 준비를 모두 마쳤다. 

17일 오후 경기도 하남시 미사경정공원에서 <전국노래자랑> 경기도 하남시 편 촬영현장 공개가 진행됐다. 코미디언 김신영은 오는 10월 16일 방송되는 '경기도 하남시' 편부터, 지난 6월 별세한 송해의 후임 진행자로 프로그램을 이끌게 됐다. 양희은의 '참 좋다'와 함께 시작된 이날 <전국노래자랑> 녹화는 9월답지 않은 무더운 날씨 만큼이나 3000여 명 관객의 열기도 뜨거웠다. 

녹화의 시작을 알린 노래는 양희은의 '참 좋다'였다. 데뷔 후 처음으로 <전국노래자랑>에 나왔다던 양희은은 "새 출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김신영과 '행복의 나라'를 함께 불렀다. 이어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김신영이) 많이 긴장하더라도 프로그램과 함께 커나갈 새싹이라고 생각해달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출연자들 역시 '담뱃가게 아가씨' 가사를 개사해서 부르거나, 김신영과 함께 특별 무대를 꾸미는 등 새로운 진행자를 적극 환영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모았다. 김신영도 출연자들의 노래에 맞춰 춤사위를 선보이고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며 녹화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송해 선생님의 뜻 따르겠다"
 
 17일 오전 경기도 하남시 미사경정공원에서 진행된 KBS 1TV <전국노래자랑> 기자간담회에서 김신영과 김상미 CP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17일 오전 경기도 하남시 미사경정공원에서 진행된 KBS 1TV <전국노래자랑> 기자간담회에서 김신영과 김상미 CP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KBS

 
촬영에 앞서, 이날 오전 펼쳐진 기자간담회에서 김신영은 "국민을 사랑했던 송해 선생님의 뜻을 따르겠다"며 열린 마음으로 출연자들, 관객들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송해 선생님에게서 가장 배워야 할 덕목은 국민들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아까 참가자분들에게도 말씀드렸다. (무대에서) 하고 싶으신 것이 있다면 뭐든지 다 하시라고. 그리고 제발 바지만 벗지 말라고 했다(웃음). 바지를 벗으면 방송에는 안 나오니까 제가 빨리 올려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 저는 출연자 분들께 먼저 다가가려고 한다. 돌발상황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그것 또한 <전국노래자랑>의 맛과 멋이 아니겠나. 저는 무엇이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김신영)

조현아 KBS 예능센터장은 송해의 후임으로 김신영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송해 선생님이 돌아가신 일은 대한민국 예능계의 큰 슬픔이었고 그만큼 <전국노래자랑>의 후속 MC를 선정하는 것은 제작진을 넘어 KBS 전체의 큰 숙제였다"며 "김신영은 오랜 기간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시청자와 소통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희극인으로서 출연자들과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등 여러 면에서 최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상미 CP도 "지금까지 김신영의 유머 코드를 살펴보면 서민 친화적이다. 세신사 아주머니, 식당 아주머니, 빠지 아저씨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분들을 관찰하고 웃음을 뽑아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전 국민을 무대에 올려서 함께 놀 수 있는 <전국노래자랑>의 진행자로는 적격"이라고 덧붙였다.

방송으로는 하남시 편이 김신영 체제의 첫 시작이지만 녹화는 지난 3일 진행된 대구광역시 달서구 편이 먼저였다. 김신영은 고향인 대구에서의 첫 촬영에 대해 "아쉬웠다"는 평을 내놓았다. <전국노래자랑>의 상징인 '전국'을 외치자마자 눈물이 울컥 나왔다고.

"(<전국노래자랑>의) 실로폰 소리와 시그널 음악은 태교와 같지 않나. 어릴 적부터 들어왔던 걸 제가 직접 무대 위에서 하고 시민 분들이 '노래자랑'이라고 외쳐 주시니까 나도 모르게 울컥 하더라. 그때부터 머리가 하얘졌다. 태어나서 가장 긴장했던 순간이었다. 데뷔 때보다 훨씬 더 떨렸던 것 같다. 녹화 끝나고 대구에 있는 친구들이 직접 찍은 영상을 많이 보내주더라. 그 영상을 보면서도 많이 울었다. 감사함, 벅참, 떨림 등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다 느꼈던 것 같다."(김신영)
 
 17일 오후 경기도 하남시 미사경정공원에서 진행된 KBS 1TV <전국노래자랑> 경기도 하남시 편 녹화현장. MC 김신영이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17일 오후 경기도 하남시 미사경정공원에서 진행된 KBS 1TV <전국노래자랑> 경기도 하남시 편 녹화현장. MC 김신영이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 KBS

 
42년 만에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게 된 <전국노래자랑>은 MC 교체로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동안은 상대적으로 중장년층이 즐겨보는 방송이었다면 김신영을 통해 좀 더 젊은 세대들에게도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김상미 CP는 앞으로 김신영이 만들어낼 <전국노래자랑>의 변화에 대해 "너그럽게 기다려달라"고 강조했다. 김 CP는 "송해 선생님께서 워낙 전통을 잘 만들어오셨고 (진행자가 바뀌었다고 해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기는 어렵겠지만 길게 봐주시면서 기다려주시면 앞으로 김신영의 <전국노래자랑>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국민 여러분이 즐거워하실 수 있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송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김신영은 스스로를 <전국노래자랑>이라는 42년 된 나무 옆에 작은 묘목이라고 생각하고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전국노래자랑>은 42년 된 나무라고 생각한다. 그 나무를 한번에 베고 무언가를 만들 생각은 없다. 저는 커다란 나무 옆에서 자라나는 아주 작은 묘목이라고 생각해달라. 키 높이가 맞게 되면 두 그루의 나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신영 만의 무언가가 생기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라디오를 처음 시작할 때도 그랬지만 내가 여기서 뭘 하겠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어색해지더라.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면서 제가 배우는 모든 것들이 <전국노래자랑>의 또다른 색깔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김신영)
전국노래자랑 김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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