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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곡여중 교직원위가 진행한 서명운동 용지.
 서울 송곡여중 교직원위가 진행한 서명운동 용지.
ⓒ 송곡여중 교직원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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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사립 중학교가 특별한 공론화 과정 없이 폐교 절차에 들어가 학부모와 교직원들이 집단 서명운동에 들어가는 등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폐교 계획' 통과시킨 뒤 늑장 공청회?
 

13일, <오마이뉴스>는 서울 송곡여중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송곡학원의 제7차 이사회 회의록을 살펴봤다. 지난 8월 4일 진행된 이 이사회에는 '법인 소유 송곡여중 폐교 계획'이 안건으로 올라와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한 상임이사는 안건 설명에서 "학령인구 등의 급속한 감속으로 송곡여중은 10년 전부터 폐교 관련된 논의가 지속되어 왔다"면서 "최근 법인 차원에서 소유운영 중등학교의 전반적인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관련 계획과 절차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은 이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송곡학원은 조만간 설문조사와 공청회를 벌일 예정이다.
 
서울 송곡학원이 지난 8월 4일 진행한 이사회 회의록.
 서울 송곡학원이 지난 8월 4일 진행한 이사회 회의록.
ⓒ 송곡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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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이 학교 학부모와 교직원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8월 26일 송곡여중 폐교 반대 교직원위원회에서 진행한 온라인 서명운동에 13일 현재 1290여 명의 학부모, 동문, 학생, 교직원이 서명했다. 이 학교는 모두 12개 반에 179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

교직원위는 서명지에서 "송곡여중의 교직원들은 여름방학인 2022년 8월 9일에 법인에서 본교로 발송한 폐교 계획 통보 공문을 받았다. 실제로 본교 교직원들은 폐교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면서 "교사들은 사전에 알지 못한 폐교 소식을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듣게 되어 무척 당황했다"고 밝혔다.

이어 교직원위는 "본교는 국악교육을 실시하고 여자 필드하키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하는 등 '중학교 배정 선호 학교'로 탈바꿈했다"면서 "우리는 송곡여중 폐교로 인해 3200 세대의 양원지구, 망우동과 신내동의 (예비)학생들이 원치 않는 원거리의 타교로 통학해야만 하는 어려운 통학 사정을 염려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교직원위는 "학생과 학부모, 지역 사회, 교직원들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은 송곡학원 이사회의 일방적 폐교 결정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교직원위 소속 복수의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우리 교직원들은 송곡여중 폐교 사실을 8월 4일 이사회 통과 뒤 한참만인 8월 19일 교직원회의에서야 공식적으로 처음 듣게 됐다"면서 "학교법인이 구성원들의 의사도 제대로 듣지 않고 폐교 계획안을 통과시킨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실제로 송곡여중이 폐교 되면 이 지역 학생들은 걸어서 20분 이상이 걸리는 원거리 중학교를 다녀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오마이뉴스>는 송곡학원의 설명을 듣기 위해 법인사무실이 운영하는 2개의 전화에 통화를 시도했지만 모두 연결되지 않았다.

구성원 의견 제대로 듣지 않은 은혜초 사태 재현?

한편, 지난 6월 대법원은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듣지 않은 채 사립초등학교를 폐교한 서울 은혜초 학교법인인 은혜학원에 대해 은혜학원과 이사장이 학생 1인당 300만 원, 학부모 1인당 5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확정했다.

이사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은혜학원은 지난 2017년 12월, 이사회를 열고 재정 악화를 이유로 이듬해 3월부터 은혜초를 폐교하기로 결정하기 전에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제대로 듣지 않아 논란이 된 바 있다(관련기사 방학 하루 전 '날벼락 폐교 알림'... 교사, 교장도 몰랐다 http://omn.kr/p58v).

태그:#서울 송곡여중, #폐교 계획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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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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