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추석특집 <김병만의 도장깨기, 달인 vs. 달인>

MBN 추석특집 <김병만의 도장깨기, 달인 vs. 달인> ⓒ MBN


달인(達人)의 사전적 의미는 널리 특정 분야에 통달하여 남달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분야에서 달인의 경지에 이르기 위하여 수많은 경험과 내공을 쌓아야하고, 그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은 소수는 '장인'이나 '살아있는 문화재'에 가까운 대우를 받기도 한다.
 
그런데 단 한 분야만 잘하기도 힘든 '달인되기'를 아예 자신의 캐릭터이자 정체성으로 만든 독특한 인물이 대한민국 방송가에 존재한다. 바로 '국민달인' 김병만이다.
 
급기야 김병만은 이제 각 분야의 기상천외한 달인들을 상대로 정면승부를 펼치는데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10일과 11일 방송한 MBN 추석특집 <김병만의 도장깨기, 달인 vs. 달인>은 수십 년 동안 한 자리에 몸담으며 각 분야 최고가 된 은둔 고수들과 김병만이 진정한 달인 1인자의 자리를 걸고 세기의 승부를 펼치는 모습을 담았다. 방송인 도경완-걸그룹 미키위키의 최유정-개그맨 추대엽이 패널인 '병만크루'로 나섰다.
 
1편에서 굴착기 달인으로 출연한 이정달 씨는 35년 경력의 베테랑 기사로 국내 최초의 굴착기 데몬스트레이터(시범운전자)라는 타이틀도 보유하고 있었다. 현재는 외국계 대기업 중장비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김병만과는 과거 굴착기 운전을 가르쳐준 스승과 제자 사이이기도 했다.
 
이정달 달인은 사전 시범 검증쇼에서부터 굴착기로 4층 와인잔 쌓기, 페트병 공기놀이 등을 여유있게 성공시키며 남다른 클래스를 증명했다. 김병만과 이정달 달인의 본대결은 1라운드 와인 4층탑쌓기, 2라운드 굴착기 4종챌린지, 3라운드 3미터 자이언트 젠가로 나누어 펼쳐졌다. 열흘간의 연습 시간이 주어진 김병만은 "스승은 스승이고 대결은 대결"이라며 승부욕을 드러냈다.
 
드디어 시작된 첫 대결에서 김병만은 예상을 깨고 먼저 4층 와인잔을 쌓고 와인까지 따르는 데 성공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굴착기 4종챌린지는 볼링-물 양동이 옮기기-수조에 있는 오리인형 구출-농구로 이어지는 타임어택 미션이었다. 선공에 나선 김병만은 굴착기로 농구공을 골대에 집어지는 마지막 관문에서 다소 고전했으나 12분 24초만에 미션을 완주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후공에 나선 이정달 달인은 여유있고 안정된 조작으로 초반부터 김병만의 기록을 앞서나간 끝에 불과 6분 30초만에 미션을 완주하며 두 배 가까운 차이로 완승을 거뒀다.
 
마지막 대결은 높이 3미터 무게 1500kg의 초대형 젠가를 지게차로 조작하여 무너지지않고 블록을 빼내는 대결이었다. 선공에 나선 이정달 달인이 섬세한 조작을 바탕으로 밀어내기로 블록을 빼냈다면, 김병만은 옆으로 긁어서 빼내는 기발한 방법을 선보이며 두 사람은 나란히 두 번씩 블록을 빼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세 번째 블록에서 이정달 달인이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벗어난 반면, 김병만이 다시 측면에서 긁어내기를 시도하다가 스틱을 대각선으로 조작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지게발이 회전하여 위로 올라가면서 블록들을 건드려 젠가가 그대로 무너져내리고 말았다. 이렇게 치열했던 첫 대결은 결국 이정달 달인의 역전승으로 끝났다.
 
10일 방송된 2회에서는 '중심잡기의 달인'인 변남석 씨와의 대결이 펼쳐졌다. 변남석 달인은 빈병, 의자, 오토바이에 이르기까지 세상 모든 물건의 균형을 잡아 세우는 퍼포먼스로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세계적인 밸런싱 아티스트였다. 변남석 달인은 최유정을 의자에 앉히고 한쪽 다리로만 세우는 묘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병만과 크루들은 달인의 지도를 받아 중심잡기 훈련에 돌입했다.
 
김병만과 변남석 달인의 중심잡기 본대결은 1라운드 빈병(20점), 2라운드 의자(30점), 3라운드(는 여러 도구들을 한꺼번에 활용한 3종 레이스(50점)로 펼쳐졌다. 첫 대결은 크기가 제각각인 5개의 병을 10초간 먼저 쌓아올리는 승부였다. 팽팽한 승부 끝에 변남석 달인이 먼저 미션에 성공했다. 하지만 김병만은 이미 승부가 갈린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끝에, 연습 때도 한 번에 성공하지 못했던 빈병쌓기를 기어코 해내고야마는 뚝심을 보여줬다.
 
2라운드 의자 쌓기는 번갈아가며 의자를 탑처럼 쌓아서 먼저 무너지는 쪽이 지는 방식이었다. 단지 기술만이 아니라 전략과 심리전도 필요한 대결이었다. 두 사람 모두 미끄러운 방석 부분을 컨트롤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선전하던 김병만은 한쪽으로 무게가 쏠린 것을 보고 반대쪽으로 의자를 쌓으려고 했으니 계산 착오로 밸런스 조절에 실패하며 의자탑이 무너지고 말았다. 변남석 달인은 쾌조의 2연승을 거뒀다.
 
50점이 걸린 마지막 대결은 3개의 병쌓기-돌아가는 턴테이블에 30cm 돌쌓기-냉장고 세우기의 3단계로 구성된 타임어택 방식이었다. 변남석 달인은 1관문 24초, 2관문 4분 55초, 3관문 5분 56초의 엄청난 페이스로 미션을 성공시켰다.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마지막 도전에 나선 김병만은 1관문에서 2분 40초로 스타트가 늦었으나, 2관문에서 빠른 이동속도와 돌의 면적을 넓히는 전략이 통하여 4분 10초만에 통과하여 변남석 달인과의 격차를 역전시켰다. 이어 김병만은 마지막 냉장고세우기를 5분 12초 만에 성공시키며 변남석 달인을 상대로 첫승을 거뒀다.
 
50대 50으로 동점이 된 상황에서 마지막 연장전은 변남석 달인이 선보였던 '사다리 위에 끌차 세우기'에 김병만이 도전하는 미션이었다. 10분안에 김병만이 성공하면 승리, 못하면 무승부로 끝나게 된다.
 
김병만은 흔들리는 사다리 위에서 여러 가지 물건의 중심점 4개를 동시에 잡아야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놀랍게도 2분 54초만에 미션을 성공시키며 놀라운 역전승을 거뒀다. 변남석 달인도 김병만의 활약에 감탄을 금하지 못하며, 아낌없는 박수로 승리를 인정했다.

<달인 vs 달인>은 오로지 김병만이기에 가능했던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김병만은 <개그콘서트>에서 엄청난 신체능력을 바탕으로 수많은 달인을 창조해내며 처음 이름을 알렸고, 모험 예능 <정글의 법칙> 등을 거치면서 다재다능한 재주와 생존능력을 과시하여 자신만의 영역을 확립해나갔다. 처음에는 그저 허당스러운 웃음의 소재로만 여겨졌던 달인이라는 칭호는, 이제 김병만에게 있어서 대한민국 방송가에서 가장 희소성이 높고 대체불가한 그만의 고유한 캐릭터로 자리잡았다.
 
방송이 아닌 실생활에서도 김병만은 취득한 자격증만 20개를 넘기는 것으로 알려졌고, 평소에도 새로운 경험과 익스트림한 모험을 주저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도전의 아이콘이다. 그리고 세상에는 김병만처럼 처음에는 누구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각 분야에서 자신만의 도전을 선택하여 높은 경지까지 오른 수많은 전문가들이 존재한다.
 
어느덧 40대 중반을 넘긴 나이에도 '김병만표 극한예능'이 시청자들에게 통하는 이유는 오로지 맨몸과 끈기로 불가능해보이는 한계를 넘어서는 김병만의 진정성에 있다. 달인이라는 칭호 역시 김병만만큼 무수한 실패와 좌절을 극복해내고 끝까지 도전을 이뤄낸 뚝심있는 사람들만이 누릴수 있는 찬사일 것이다.
김병만 달인VS달인 극한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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