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부터 4강에 이르기까지 세 번 연속 파이널 세트를 뛰었지만 19살 알카라스의 발걸음은 지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이번 대회 남자단식 참가 선수 중 최고의 퍼포먼스를 자랑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 17위)와의 16강은 3시간 54분, 야니크 시너(이탈리아, 13위)와의 8강은 5시간 15분이 걸렸으니 이번 결승으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뛴 4시간 19분은 그 중간쯤으로 보였다.

세계 남자 프로테니스 단식 랭킹 4위의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한국 시각으로 10일(토) 오전 8시 40분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 있는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2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프란시스 티아포(미국, 26위)와의 준결승전을 3-2(6-7, 6-3, 6-1, 6-7, 6-3)로 이기고 4대 메이저 대회 첫 결승 진출 역사를 썼다. 19살 알카라스의 결승 상대는 올해 롤랑 가로스(프랑스 오픈) 준우승자 카스퍼 루드(노르웨이, 7위)로 결정됐다.

알카라스의 믿기 힘든 런닝 '로브'

상대가 홈 코트의 티아포였지만 알카라스는 두 번째 세트와 세 번째 세트를 비교적 쉽게 따내며 네 번째 세트에서 시원한 역전승 흐름을 만드는 것처럼 보였다. 4세트 열 번째 게임 티아포가 서브권을 쥐고 있었지만 알카라스가 40:30으로 매치 포인트 기회를 잡은 것이다. 비교적 긴 랠리가 이어지면서 알카라스의 포핸드 스트로크와 백핸드 크로스가 날카롭게 떨어졌으니 티아포가 포기할 줄 알았다. 하지만 티아포는 그냥 주저앉지 않았다. 끈질기게 공을 받아넘기며 네트 앞으로 달려와 절묘한 백핸드 깎아치기로 듀스를 만든 것이다. 

티아포의 기세가 타이 브레이크까지 이어지더니 끝내 파이널 세트가 열리고 말았다. 5세트 네 번째 게임 티아포가 알카라스의 세컨드 서브 타이밍을 노려 놀라운 점핑 백핸드 다운 더 라인으로 브레이크 포인트를 따냈으니 역전 - 재역전 드라마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이 마지막 갈림길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달라붙어 바로 다음 게임을 1포인트도 내주지 않고 러브 게임으로 가져왔다. 결국 마지막 게임이 된 5세트 아홉 번째 게임에서 알카라스는 믿기 힘든 런닝 포핸드 로브 샷을 코트 반대쪽 끝줄 바로 앞에 떨어뜨리며 3개의 매치 포인트 기회를 만들어 생애 첫 그랜드 슬램 단식 결승 진출 발판을 놓았다. 실질적인 마침표는 티아포의 하프 발리 실수로 찍혔다.
 
이제 카를로스 알카라스는 12일(월) 오전 5시 같은 코트에서 세계 랭킹 7위 카스퍼 루드(노르웨이)를 만나 첫 번째 그랜드 슬램 단식 타이틀을 노리는데 우승자가 다음 주에 발표하는 세계 랭킹 1위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2022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준결승 결과
(9월 10일 오전 8시 40분, 아서 애시 스타디움 -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 - 뉴욕)

★ 카를로스 알카라스 3-2(6-7{6TB8}, 6-3, 6-1, 6-7{5TB7}, 6-3) 프란시스 티아포
 

◇ 주요 기록 비교

서브 에이스 : 알카라스 6개, 티아포 15개 더블 폴트 : 알카라스 3개, 티아포 6개 첫 서브 성공률 : 알카라스 70%(105/150), 티아포 47%(76/163) 첫 서브 성공 후 득점률 : 알카라스 74%(78/105), 티아포 71%(54/76) 세컨드 서브 성공 후 득점률 : 알카라스 60%(27/45), 티아포 49%(43/87) 네트 포인트 득점률 : 알카라스 76%(32/42), 티아포 53%(29/55) 브레이크 포인트 성공률 : 알카라스 45%(9/20), 티아포 43%(3/7) 리시빙 포인트 성공률 : 알카라스 40%(66/163), 티아포 30%(45/150) 위너 : 알카라스 59개, 티아포 51개 언포스드 에러 : 알카라스 37개, 티아포 52개 서브 최고 속도 : 알카라스 208km/h, 티아포 219km/h 서브 평균 속도 : 알카라스 172km/h, 티아포 169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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