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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노동권익센터는 26일 오후 대전시의회 소통실에서 '대전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 감정노동 실태조사 결과보고 및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대전광역시노동권익센터는 26일 오후 대전시의회 소통실에서 "대전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 감정노동 실태조사 결과보고 및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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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은 감정노동에 따른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이러한 보육교사 보호를 위해 조례제정을 통한 지자체 차원의 제도마련과 치유를 위한 각종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전광역시노동권익센터(센터장 홍춘기, 이하 노동권익센터)는 26일 오후 대전시의회 소통실에서 '대전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 감정노동 실태조사 결과보고 및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노동권익센터는 '대전광역시감정노동자보호조례'에 따라 대전시 감정노동자 보호 정책의 기본 방향 및 추진 정책 마련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매년 감정노동자 고용 현황 및 근로 환경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 해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대전광역시 어린이집 보육교사 감정노동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분석한 결과보고서를 이날 토론회와 함께 발표한 것.

실태조사 결과 발표에 나선 최인이 충남대학교 사회학교 교수에 따르면, 이번 실태조사는 원장 및 보육교사 설문조사와 초점집단면접(FGI) 등 2가지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설문조사에는 대전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 6484명 중 1441명(22.2%)이 참여했고, FGI에는 보육교사 20명이 참여했다.

그 결과, 감정노동의 대상 1순위는 학부모(41.5%)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유아(30.6%), 원장(14.6%), 동료교사(8.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보육교사는 영유아를 돌보는 업무 특성상 감정을 관리하고 절제할 필요가 있고, 그 절제된 감정 관리 속에서 영유아를 대상으로 감정노동을 수행한다. 그런데 이들에게 가장 높은 수준의 감정노동을 요구하는 대상자는 영유아가 아닌, 학부모인 것.

또한 최근에는 보육교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악화되는 한편, 어린이집 CCTV 설치가 의무화되면서 보육교사들의 감정 관리 및 절제가 더 강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감정이 소진되고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원인(2개 선택, 100% 초과비율)'에 있어서는 영유아 지도과정에서 과도한 정신적·육체적 피로라는 응답이 66.4%를 차지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뒤로는 장시간 노동 및 과중한 업무량이 34.6%, 저임금이 20.6%의 비율로 두 번째와 세 번째를 차지해 열악한 업무환경이 보육교사들의 감정을 소진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아동학대로 인한 보육교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16.6%, CCTV설치에 따른 업무 감시가 14.8%로 나타났다.

반면, 소속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는 감정노동자 보호제도는 매우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노동자 보호제도 11가지 중 30%의 기관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는 단 한 가지도 없었다. 응답자의 34.8%가 감정노동자 보호제도를 실시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피해발생 시 대응 매뉴얼 마련(26.1%)과 감정노동 피해 예방 교육 실시(25.0%)가 그 중 가장 높은 비율의 제도로 나타났다.
  
대전광역시노동권익센터가 발표한 '대전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 감정노동 실태조사 종합보고서' 중 보육교사들이 응답한 직장에서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할 점(2가지 선택) 응답표.
 대전광역시노동권익센터가 발표한 "대전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 감정노동 실태조사 종합보고서" 중 보육교사들이 응답한 직장에서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할 점(2가지 선택) 응답표.
ⓒ 대전시노동권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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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노동권익센터가 발표한 '대전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 감정노동 실태조사 종합보고서' 중 보육교사들이 응답한 대전시에서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할 점(2가지 선택) 응답표.
 대전광역시노동권익센터가 발표한 "대전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 감정노동 실태조사 종합보고서" 중 보육교사들이 응답한 대전시에서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할 점(2가지 선택) 응답표.
ⓒ 대전시노동권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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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보육교사들은 직장에서 우선적으로 보완되어야 할 사항(2개 선택, 100% 초과비율)으로 근로조건 개선(고용불안, 임금, 휴게시간 등)과 인력확충을 각각 45.6%, 23.9%의 비율로 꼽았다. 그 뒤로는 쾌적한 근무환경 조성(19.4%), 보육교직원 인권 침해 예방 교육 강화(17.4%), 학성·강성 고객(학부모 등)에게는 응대를 피하거나 응하지 않을 권리 부여(15.7%) 등을 선택했다.

특히 보육교사들은 대전시가 우선적으로 지원하기를 원하는 것(2개 선택)에 있어 보육교직원 감정노동 수당 지급(60.2%)을 가장 높은 비율로 응답했고, 그 뒤를 이어 감정노동 피해 발생 시 특별유급휴가 보장과 대체인력 지원(39.6%), 대전시 보육교직원 권익보호 및 증진을 위한 조례 제정(25.1%), 보육교직원 감정노동 피해 예방을 위한 학부모용 안내책자 제작·배포(19.0%)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이는 보육교사의 감정노동에 대한 공식적인 보호제도가 전무한 상황 속에서 우선 업무에 대한 합당한 보상과 최소한의 보호제도를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최 교수는 분석했다.

최 교수는 이번 실태조사를 근거로 대전시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노동환경 개선 및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정책 대안을 내놓았다. 우선적으로는 기관별 처우 차이 개선과 노동환경 개선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

특히, 노동환경 개선에 있어서는 ▲영유아와 분리 휴식 및 연차사용 보장 ▲보육교직원 배치 기준과 인건비 지원기준의 변경 ▲업무 시간 외 학부모와의 소통 문제 해결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보육교직원 권익보호 조례 및 보육교사 노동기준안 마련 ▲감정노동자 보호와 치유를 위한 제도 마련 ▲감정노동 수당 및 감정노동 특별유급휴가 부여 ▲학부모 및 시민 인식 개선 캠페인 ▲보육교사 지원·치유 프로그램 확대와 참여 독려 ▲자조 모임 활성화 및 보육교사 인권·노동권 관련 교육 실시 등 지자체 차원의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춘기 대전광역시노동권익센터장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보고서 발간사를 통해 "보육교사들의 노동환경이 일부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수의 보육교사들이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내몰려 있다"며 "보육 현장에서 벌어지는 많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처우개선과 교육 서비스의 질을 높여주기 위한 환경 마련이 우선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열악한 근로조건에서는 우수한 인력 확보와 교육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어렵다"며 "어린이집에 CCTV 설치보다 보육교사에 대한 믿음과 열악한 처우에 관심을 더 가져주는 것이, 아동학대 등 보육 현장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개선하는 위한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인이 교수의 발제에 이어 박인화 공공운수노조 전략조직부장, 김경선 보육교사, 최영연 공인노무사, 김혜영 대전광역시가족센터장, 이금선 대전광역시의회 의원 등이 토론자로 나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태그:#보육교사, #감정노동자, #대전광역시노동권익센터, #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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