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vs우라와 2022 AFC 챔피언스리그 4강전 전북과 우라와의 경기 장면

▲ 전북vs우라와 2022 AFC 챔피언스리그 4강전 전북과 우라와의 경기 장면 ⓒ 한국프로축구연맹

 

결국 발목을 잡은 것은 체력이었다. 3경기 연속 연장 혈투를 보인 전북현대가 아쉽게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고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25일 오후 7시 30분 일본 사이타마현의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와의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전에서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3으로 패했다.

전북은 6년 만에 ACL 4강에 오른 것에 만족해야 했다. 

투혼 발휘한 전북, 승부차기에서 아쉬운 패배

이날 전북은 4-2-3-1에서 구스타보가 원톱, 2선에 송민규-김진규-백승호가 자리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류재문-맹성웅이 출전했다. 포백은 김진수-박진섭-구자룡-김문환이 포진했으며, 골문은 이범수가 지켰다. 

전북은 전반 초반 주도권을 상대에게 내줬다. 전반 8분에는 구스타보가 우라와 수비수와 부딪치며 쓰러졌지만 의식을 회복해 경기 출장을 강행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중에 전북은 전반 11분 선제골을 허용했다. 사카이가 측면을 공략하며 날카로운 크로스를 배달했고, 마츠오가 마무리지었다.

전북도 공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왼쪽 풀백 김진수가 과감하게 상대 진영으로 올라섰다. 전반 18분 백승호의 중거리 슈팅이 아쉽게도 송민규 몸에 맞았다.

김상식 감독은 33분 김진규 대신 바로우를 조기에 교체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바로우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전반 37분 빠른 역습 과정에서 바로우가 낮게 크로스를 공급했다. 이후 구스타보가 흘렸고, 뒤에 있던 송민규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수비수를 맞고 골문 위로 떠올랐다. 전반은 점유율 54%-46%, 슈팅수 8-6으로 근소하게 앞섰지만 소득이 없었던 전북의 45분이었다. 

전북은 후반 들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페널티 박스로 침투할 때 송민규가 아유무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후반 10분 키커로 나선 백승호가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전북은 빠른 역습으로 우라와 수비를 흔들었다. 후반 15분 바로우와 송민규가 패스를 주고받으며 상대 진영까지 전진했다. 마지막 침투하는 송민규를 향해 바로우의 패스가 전개됐지만 상대 수비에게 저지됐다.

후반 35분에도 두 선수가 역습을 주도했다. 바로우의 횡패스를 받은 송민규가 아크 정면에서 수비수 2명을 제치고 시도한 슈팅은 골문 왼편으로 빗나갔다.

전북은 후반 막판 우라와의 강공에 고전했다. 그러나 이범수 골키퍼가 연이은 선방쇼를 선보이며 위기를 모면했다. 특히 후반 50분 장면이 압권이었다. 박스 안에서 준커의 결정적인 왼발 슈팅이 골대를 튕겨 나왔다. 곧바로 우라와가 재차 슈팅했지만 이범수 골키퍼가 몸을 날려 가까스로 선방했다. 

두 팀은 90분 안에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연장으로 돌입했다. 김상식 감독은 백승호, 맹성웅 대신 이승기, 최철순을 넣으며 체력을 안배했다. 연장 전반 14분에는 부상을 당한 구스타보를 불러들이고, 한교원을 투입했다.

결과적으로 김상식 감독의 용병술이 통했다. 연장 후반 11분 왼쪽에서 이승기의 낮고 강한 크로스를 한교원이 절묘한 슬라이딩 슈팅으로 마무리 지었다. 

승리하는 듯 보였던 전북은 아쉽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연장 후반 15분 우라와의 슈팅을 이범수 골키퍼가 손을 뻗어 쳐냈지만 오른쪽에서 준커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결국 두 팀은 승부차기에서 결승 진출을 가리게 됐다. 

전북은 1, 2번 키커 김보경과 이승기가 니시카와 골키퍼에게 막혔다. 이범수 골키퍼는 우라와의 3번 키커 모베리의 슈팅을 선방했다. 그러나 김진수의 슛이 골대를 스치고 빗나간 반면 우라와는 네 번째 에사카와의 득점으로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지칠대로 지친 전북의 투혼, 마지막 고비 넘지 못했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에서 2위에 머무르며,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1위 울산에 9점차로 뒤지며 사실상 우승 가능성이 사라진 상황이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ACL에서의 선전이었다. 이번 동아시아권역 ACL 토너먼트는 일본에서 열리고 있다. 16강부터 4강전까지 단판으로 진행된다. 전북은 16강과 8강에서 각각 대구, 비셀고베를 차례로 물리치고 4강에 올랐다.

특히 2경기 모두 살얼음판 승부였다. 120분까지 가는 연장 접전 끝에 전북 특유의 승리 DNA가 발휘되면서 생존 본능을 보여줬다. 

하지만 2경기 연속 연장전으로 인해 체력 저하가 극심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이번 우라와전은 8강전 이후 3일 만에 열렸다. 이에 김상식 감독은 절반에 가까운 선발 라인업을 바꾸며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우라와는 앞선 2경기에서 대승을 거두고, 충분히 체력을 비축한 상태였다. 심지어 경기 장소인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는 우라와의 홈 구장이었다. 많은 관중들의 응원에 힘 입은 우라와를 상대로 전북은 투혼을 발휘했다.  

120분 동안 슈팅수 17-27에서 보여지듯 전체적으로 어려운 경기였다. 애석하게도 또 다시 연장 승부였다. 피말리는 연장전을 3경기 연속 경험한 것이다. 이날 김상식 감독은 선수 교체를 통해 최대한 체력을 분산했다. 이범수 골키퍼는 우라와의 유효 슈팅 10개 가운데 8개를 선방하며, 골문을 사수하는 등 위기의 전북을 구했다.

전북에게도 승리할 수 있는 기회는 있었다. 연장 후반 11분 한교원의 역전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4분 뒤 한 골을 내주며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전북의 눈물 겨운 투혼은 끝내 승부차기 패배로 보상받지 못했다. 2016년 이후 6년 만의 ACL 우승을 노린 전북의 아시아 정복기는 4강에서 막을 내리게 됐다.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전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 일본 사이타마 - 2022년 8월 25일)
전북현대 2 - 백승호(PK) 55' 한교원 116'
우라와 레즈 2 - 마츠오 11' 준커 120'

우라와 레즈, 승부차기 3-1승

승부차기 

전북현대 - 김보경 X 이승기 X 박진섭 O 김진수 X
우라와 레즈 - 슐츠 O 준커 O 모베리 X 에사카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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