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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 변동 한 주택가에 수거가 되지 않은 재활용쓰레기가 쌓여 있다.
 대전 서구 변동 한 주택가에 수거가 되지 않은 재활용쓰레기가 쌓여 있다.
ⓒ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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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서구의도로변. 가정과 상가에서 내놓은 분리배출 재활용품 봉투가 곳곳에 쌓여 있다. 24일 기준 2주일째 수거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이리저리 뒹굴어 흡사 쓰레기처럼 보인다. 수거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나 언제부터 수거가 재개되는지와 관련한 설명은 없다. 

대전 서구청에서 안내하는 A 재활용품 수거업체에 연락해 이유를 물었더니 "지난 14일부터 계약이 만료돼 우리가 수거를 안 한다. 관할 동사무소로 연락해 보라"는 답이 돌아왔다. 관할 행복지원센터에 다시 문의했다.

"자세한 내막은 저도 모르겠어요. 서구청으로 문의해보세요." (대전 서구 A동 행복지원센터 관계자)
"수거가 언제부터 안 됐고, 언제부터 되느냐고요? 잘 모르겠고요. 서구청에 전화해보세요." (대전 서구 행복지원센터 관계자)


관할 구청이나 동사무소 측이 설명하지 않다 보니 주민들은 재활용품 수거 봉투를 내놓았다 들여놓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재활용품 수거 봉투를 내놓았는데 몇 주째 수거를 안 하니 비 올 때마다 다시 들여놓고 있어요. 제때 수거가 안 돼 재활용품 수거 봉투에 빗물이 스며들어 벌레가 생긴 곳도 많아요. 왜 수거를 안 하는지 모르겠네요" (대전 도마동 주민)

24일 오전. 대전 서구청(구청장 서철모) 관할 부서 담당자와 관계자는 "기존 A 재활용품 수거업체가 인근 청주시와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영업정지 처분이 확정됐다. 지난 14일부터 계약이 해지돼 수거가 중단된 상황"이라며 "임시로 B 업체에 재활용품 수거를 요청했지만, 수거 차량 확보가 절반 정도로 부족한데다 중간에 계약이 해지돼 인수인계가 안 돼 수거 루트를 잘 몰라 쓰레기 수거가 원활하지 않다"고 말했다.

계약이 해지된 A 재활용품 수거업체가 맡은 대전 서구 관내 동만 13개 동(도마 1.2, 변동,기성동, 괴곡동, 내동, 용문동, 괴정동, 가장동, 월평 1, 2, 3동 만년동)에 이른다. 인구 대비 대전 서구청의 절반을 웃도는 범위다. 

이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재활용품 수거가 이루어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며 "이번 달 말까지가 고비"라고 밝혔다. 주민들에게 안내 홍보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를 두고는 "안내 홍보가 미비했다."며 "늦었지만, 신경을 써 안내 홍보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주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대전 서구 변동에 사는 A씨는 "생활과 가장 밀접한 쓰레기 수거 체계에 혼란이 생겼는데 비상 상황도 아니고 행정기관에서 2주째 아무런 안내가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미리 안내만 했더라도 재활용수거봉투를 내놓았다 들여놓았다 하는 일은 없었을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대전서구청이 청주시와 행정처분 적법성 여부를 놓고 소송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무대응으로 일관해 온 점도 비판받고 있다.  A 업체가 행정소송 중인 걸 알면서도 2023년까지 A 재활용품 수거업체와 재계약한 후 행정소송 이후의 상황을 신경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서 A 재활용품 수거업체는 지난 2020년, 대전 서구에서 수거한 폐기물을 청주로 옮겨 폐기한 것으로 드러나 청주시로부터 영업정지 1개월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A 재활용품 수거업체가 당초 허가 내용과 다르게 폐기물을 다른 장소에 적재한 것은 허가 위배사항이라는 판단에서다.

A 재활용품 수거업체는 '행정 절차상 문제가 없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심 재판부가 청주시 손을 들어주면서 1개월 영업정지 처분이 사실상 확정, 계약이 해지됐다.
 
대전 서구 한 주택가에 수거가 되지 않은 채 쌓여 있는 재활용쓰레기.
 대전 서구 한 주택가에 수거가 되지 않은 채 쌓여 있는 재활용쓰레기.
ⓒ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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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대전 서구청, #재활용 쓰레기 수거, #행정소송, #폐기물,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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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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