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에서 잔나비가 공연하는 모습

2019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에서 잔나비가 공연하는 모습 ⓒ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2018년 첫 개최 이후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가장 유니크한 페스티벌'로 불렸던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아래 피스트레인)이 1차 라인업을 발표했다. 다른 페스티벌들과 마찬가지로, 군사분계선 인근 지역의 뮤직 페스티벌 피스트레인도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행으로 인해 2020년 페스티벌이 취소되는 등, 3년의 공백을 견뎠다. 그리고 오는 10월 1일부터 2일까지 강원도 철원 고석정 일대에서 다시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2018년, 음악과 평화를 연결하며 등장한 피스트레인은 비상업적이면서도 대중 친화적인 페스티벌을 지향해왔다. 모든 뮤지션에게 상당한 공연 시간을 부여하는 노 헤드라이너 정책 역시 특징적이다. 유명 뮤지션의 섭외에 집중하기보다는, 음악의 시대성과 다양성에 집중한 라인업을 들고 왔던 바 있다.

지난 8월 13일, 피스트레인은 페스티벌의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현실적 건으로 인해 해외 라인업과 페스티벌의 규모가 축소된다는 점, 그리고 유료로 전환된다는 점을 알렸다. 동시에 그럼에도 피스트레인 고유의 성격을 최대한 유지하며, 다양한 음악과 사람의 화합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같은 날 오픈된 블라인드 티켓 300장은 수 초 만에 매진되었다.

상업성보다는 다양성을!
 
 지난 8월 22일 공개된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의 1차 라인업

지난 8월 22일 공개된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의 1차 라인업 ⓒ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올해 피스트레인에는 총 6개국 25팀의 뮤지션이 출연할 예정이다. 3일 동안 10개국 40여 팀이 출연했던 2019년에 비하면 규모가 줄어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주최측은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이 안겨준 시간을 기억하고, 함께 모여서 음악을 듣고 춤을 출 수 있는 것이 소중한 것임을 잊지 말자는 기획 의도를 내세웠다. 올해의 메시지는 '우리의 평화는 음악'이다. 지난 8월 22일 공개된 1차 라인업의 주제는 '우리의 평화는 화합'이다.

규모는 축소되었으나, 다양성을 추구하는 기본적 기조에는 큰 변함이 없다. 8월 22일에 공개된 라인업에는 퓨전 국악 '범 내려온다'로 주목받은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 그리고 콜드플레이의 'Higher Power'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예술 집단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함께 '한국적인 힙'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중적인 뮤지션 역시 찾아볼 수 있다. '좋은 밤 좋은 꿈'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록밴드 너드커넥션, 최근 콜라보 앨범 <당신께> 를 발표한 래퍼 넉살과 밴드 까데호, 색소폰연주자 김오키가 이끌고 있는 그룹 '김오키뻐킹매드니스', 2022 한국대중음악상에서 2관왕을 차지한 '얼트 일렉트로닉' 듀오 해파리 역시 놓쳐선 안 될 뮤지션이다. 국악과 일렉트로니카를 결합한 해파리의 전위적인 음악 세계를 체험할 기회다.

2019년 피스트레인에는 민중가요의 전설인 정태춘과 박은옥이 출연했던 바 있다. 당시 그들은 젊은 관객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장년층에게는 그리운 감각을 일깨웠다. 그들처럼, 올해도 비슷한 세대 통합의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뮤지션이 있다. 바로 한영애다. 한영애는 '소리의 마녀'로 불리며 50년 가까이 활동해 온, 전설적인 블루스 뮤지션이다. 철원에서 명곡 '누구 없소', '코뿔소', '루씰' 등의 명곡이 울려 퍼지는 순간이 기대된다.

국내 뮤지션은 물론, 생소한 국가의 인디 신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우리에게 생소한 팔레스타인 일렉트로니카, 힙합 언더그라운드씬의 디제이 Makimakkuk의 음악을 챙겨볼 것을 권한다. 한 장르로 정의할 수 없는 창의성, 폭발적인 무대 매너를 갖춘 헝가리 밴드 보헤미안 베티야르(Bohemian Betyars) 역시 3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한편, 피스트레인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오는 8월 29일 '우리의 평화는 에너지'라는 주제와 함께 2차 라인업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이 페스티벌의 1차 티켓은 8월 22일 오후 2시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지역 상생'의 정신에 맞게, 철원군민과 철원 지역에서 복무중인 군인은 네이버 사전 예약을 통한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한영애 피스트레인 DMZ 피스트레인 이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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