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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도읍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도읍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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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또다시 시끄러워졌다.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당사자이기도 한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기 때문이다.

22일 오전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에 이어 재차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이 법사위원으로서 관계기관에 질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최강욱 의원의 자격을 따졌다. 그러자 최 의원은 신상발언을 요청, "이쯤 되면 개인적인 원한·감정이 있거나 정권 차원의 주문이 있거나 한 것 아닌지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히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또 그는 "법사위에 지금 피고인이 저 한 명인가"라며 "현재 재판 진행 중인 사람도 있다"고 반박했다.

최 의원은 "한동훈 장관과 저의 개인적 관계를 왜 공식적인 자리에서 자꾸 부각시키는지 모르겠다"고도 말했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아들 허위 인턴 의혹으로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이며 2020년 4월 3일 페이스북에 "채널A 이동재 전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눈 딱 감고 유시민에게 돈을 건네줬다고 한 마디만 해라'고 말했다"는 글을 게시,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한동훈의 끼어들기 "기소되지 않았나"

이어 최강욱 의원은 "한동훈 장관과 저는, 우리가 검사와 피의자로 만난 적이 있는가"라며 한 장관을 바라봤다. 한 장관은 갑자기 "제가 지휘한 사건으로 기소되셨다. 그리고 제가 피해자고"라며 끼어들었다. 최 의원은 "그리고 한동훈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고... 본인은 피해자라고 주장하지만..."이라며 발언을 이어갔지만, 한 장관은 다시 "기소되셨잖아요"라며 그의 말을 끊었다. 최 의원은 그럼에도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최강욱 의원 : "제가 더 피해자라고 보는 견해가..."
한동훈 장관 : "그러니까 이해충돌이 있다는 얘기다."


한동훈 장관이 세 번째로 끼어들자 최 의원은 "어디 끼어 들어가지고! 지금 신상발언을 하는데"라며 화를 냈고, "그런 태도를 바꾸란 말입니다"라고 소리쳤다. 그럼에도 한 장관은 "이런 상황이 문제되기 때문에 제가 이해충돌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다른 야당 의원들도 한 장관에게 "신상발언을 하고 있지 않나"라며 항의했고, 김도읍 위원장이 "최강욱 의원님, 계속 하시라"며 중재에 나섰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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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의원은 "(한 장관이나 여당이) 법사위 분위기를 흐리고 파행을 유도하는 걸 원하는지 모르겠다"며 "그만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의 재판이나 수사와 관련해서 이해충돌을 불러올 만한 발언을 했다면 그걸 지적하고 윤리위에 제소하는 방법을 택하길 바란다. 제가 그렇게 법사위원 지위를 남용했다면 제 사건 처리 결과가 그 모양 그 꼴로 계속 진행되는 것인지 스스로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거듭 "그만 하길 바란다"고 했다.

한동훈 장관은 곧바로 김도읍 위원장에게 "저에 관한 것이니까 기회를 달라"며 발언권을 요청했다. 이후 그는 "최강욱 의원께서 기소된 사건은 큰 틀에서 두 개인데 조국 전 장관 관련 사건 부분은 제가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으로서 기소에 직접 관여했고. 두 번째 채널A 관련 부분은 결국 저를 타깃으로 한 허위사실을 퍼뜨려서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며 "그 사건은 사실상 피해자는 저이고, 가해자는 최강욱 의원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가해자가 법사위원 자격을 이용해서 피해자에게 어떤 충돌적 질문을 하는 것이 과연 국회법상 이해충돌 규정이 허용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짚고 넘어갔으면 좋겠다."

최강욱의 반박 "장관이 사익에 기초해 발언"

최강욱 의원은 다시 한 번 발언 기회를 얻어 "장관의 발언은 본인이 사인의 위치에서 특정 기자와 한 발언을 갖고 사실상 피해자가 됐다는 식의 얘기를 하고 있다"며 "전형적인 사익에 관한 얘기"라고 지적했다.

또 "그 사건은 머지 않은 시기에 선고를 앞뒀다. 국회에 출석한 장관이 재판의 결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을 사적인 이해관계에 기초해서 했다는 건 굉장히 잘못됐다"며 "위원장께선 회의 진행에 유념해주시고 장관의 주의를 촉구해달라"고 했다.

김도읍 위원장은 최강욱 의원의 요청에는 답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몇몇 의원들은 장동혁 의원의 발언이 법사위 파행을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씀했는데 제가 이런 걸로 법사위를 파행으로 운영하는 우는 범하지 않겠다"며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또 "장 의원의 문제제기와 요청도 함께 있었으니까 이 부분에 대해선 양당 간사가 한 번 논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태그:#최강욱, #한동훈, #법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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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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