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아시아배구연맹(AVC)컵 예선 2라운드 호주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 대표팀이 기뻐하고 있다

2022 아시아배구연맹(AVC)컵 예선 2라운드 호주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 대표팀이 기뻐하고 있다 ⓒ AVC

 
한국 남자배구가 호주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8년 만의 아시아 정상에 한발 더 다가섰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남자배구 대표팀은 12일 태국 나콘빠톰 시티에서 열린 2022 아시아배구연맹(AVC)컵 예선 2라운드 E조 2차전에서 호주에 세트 스코어 3-2(20-25 22-25 25-20 25-21 21-19)로 승리했다.

한국은 앞서 예선 1라운드에서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태국에 먼저 1, 2세트를 따내고도 내리 3, 4, 5세트를 내주며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었지만, 이날은 반대로 1, 2세트를 내주고 패배 직전에 몰렸으나 3, 4, 5세트를 모두 따내며 기적의 드라마를 만들었다.

세계랭킹은 한국이 33위로 호주(42위)보다 높았으나, 배구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인 '높이'에서 한국보다 우세한 호주는 결코 쉽지 않은 상대였다. 그리로 이런 우려는 경기가 시작되자 현실이 되었다.
 
 2022 아시아배구연맹(AVC)컵 예선 2라운드에서 호주와 경기하는 한국 대표팀

2022 아시아배구연맹(AVC)컵 예선 2라운드에서 호주와 경기하는 한국 대표팀 ⓒ AVC

 
한국은 호주의 높은 블로킹에 막혀 고전했다. 호주의 블로킹이 강하기도 했으나, 앞서 태국과 일본을 상대로 연거푸 풀세트 접전을 치르느라 체력이 떨어졌는지 공격수들의 몸놀림이 무거웠다. 세터 황택의는 나경복, 허수봉, 조재성 등 다양한 루트로 공격을 시도했으나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다.

1세트에서 19-17로 불안하게 앞서나가던 한국은 결국 3연속 실점을 하며 역전당했다. 나경복의 공격으로 승부수를 던졌으나 호주의 블로킹에 막히면서 1세트를 내줬다. 호주의 블로킹을 뚫지 못한 한국은 2세트도 22-25로 빼앗겼다. 한 세트만 더 내주면 준결승 진출에 실패해 우승은 물 건너가는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3세트부터 한국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앞선 경기들에서 교체 선수로 출전한 덕에 체력의 여유가 있는 임성진이 공격을 주도했다. 3세트를 25-20으로 따내며 자신감을 얻은 한국은 조직력까지 살아나며 4세트도 따내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이번 대회에서 두 팀의 운명이 걸린 만큼 마지막 5세트는 치열했다. 쫓고 쫓기는 접전 속에 11-11 동점 상황에서 한국은 허수봉의 공격이 블로킹에 막혔고, 호주의 말라치 머치가 코트 빈 곳에 밀어 넣은 공을 걷어내지 못하면서 11-13으로 몰렸다. 
 
 2022 아시아배구연맹(AVC)컵 예선 2라운드에서 호주와 경기하는 한국 대표팀

2022 아시아배구연맹(AVC)컵 예선 2라운드에서 호주와 경기하는 한국 대표팀 ⓒ AVC

 
하지만 허수봉이 오픈 공격으로 블로킹을 되갚았고, 머치의 공격 범실에 힘입어 13-13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두 팀은 듀스로 접어들어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승부를 펼쳤다. 한국은 18-18에서 서브에이스를 얻어 맞으며 매치포인트에 몰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허수봉의 오픈 공격으로 다시 듀스를 만들었고, 최민호의 서브가 상대 수비수를 맞고 그대로 네트를 넘어온 공을 임성진이 솟구쳐올라 다이렉트 킬로 마무리하면서 20-19로 역전에 성공했다. 

마지막 득점도 임성진과 허수봉의 손끝에서 나왔다. 한국은 호주의 공격을 걷어낸 공이 상대 쪽 코트로 날아가며 실점하는 듯했으나, 임성진이 몸을 던져서 어렵사리 살려냈고, 호주의 맥스 세니차가 때린 오픈 공격을 허수봉이 블로킹하면서 길고도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2014년 대회 이후 8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은 13일 같은 장소에서 F조 1위로 올라온 중국과 준결승에서 격돌한다. 만약 중국을 꺾으면 또 다른 준결승에서 맞붙는 일본-바레인 중 승자와 결승에서 우승을 놓고 다툰다. 한국에 패한 호주는 5~9위 순위 결정전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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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구 AVC컵 임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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