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살아나고 있다. 

두산은 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홈런포를 앞세워 극적인 7-4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6위 두산은 5위 KIA를 이틀 연속 꺾고 격차를 3.5경기로 좁히면서 5위까지 출전하는 '가을야구' 포스트시즌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반면에 상위권을 넘보던 KIA는 3연패를 당하며 두산에 쫓겨 5위 자리마저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두산 타선의 매서운 '뒷심'... KIA 정해영 무너뜨렸다 

전날에도 두산에 역전패를 당하며 설욕을 벼르던 KIA는 이날 초반부터 힘을 냈다. 1회 이창진이 2점 홈런포를 쏘아 올렸고 연속 3안타를 몰아치며 먼저 3점을 올렸다.

4회 두산에 1점을 내주긴 했으나, 곧바로 박찬호의 내야 안타로 1점을 보태며 4-1로 3점 차를 유지했다. 선발투수 임기영이 5이닝 1실점으로 임무를 완수하고 내려간 KIA는 고영창, 이준영, 윤중현 등 불펜의 물량 공세를 퍼부었다. 그리고 8회말 2아웃에서 정해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KIA로서는 마무리투수를 한발 먼저 투입해 두산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이었으나, 오히려 두산은 이때부터 추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포문을 열어젖힌 것은 안재석이었다. 안재석은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정해영의 포크볼을 걷어 올려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2-4로 좁혔다. 곧이어 김재호도 우전 안타를 터뜨리며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리고 정수빈이 타석에 들어섰다. 정수빈은 정해영의 직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터뜨리며 단숨에 4-4 동점을 만들었다. 뜨겁게 타오른 두산은 허경민의 2타점 적시타로 정해영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6-4로 역전까지 성공했다. 

결국 정해영이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바뀐 투수 박준표를 상대로 안재석이 적시타를 터뜨리며 7-4로 벌린 두산은 달아난 마무리투수 홍건희가 KIA의 마지막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역전승을 완성했다.

홈런포로 존재감 알린 정수빈... 가을만 오면 '펄펄' 

두산은 전통적으로 가을에 강했다. 작년에도 두산은 7위로 전반기를 마치며 한 해 농사를 포기하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살아나기 시작했고, 찬 바람이 불자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며 4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도 돌풍을 이어가며 한국시리즈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작년처럼 기적의 드라마를 꿈꾸는 두산의 중심에는 정수빈이 있다. 올 시즌 내내 2할대 초반 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지난달 초에는 주루 중 상대 수비수와 부딪혀 큰 부상을 당하면서 전력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두산이 성적은 안 좋아도 안권수, 양찬열, 송승환 등 유독 잠재력 있는 젊은 외야수가 넘쳐나면서 정수빈은 주전 자리마저 위태로웠다. 그러나 이날 결정적인 홈런을 터뜨리며 베테랑의 부활을 알렸다. 
   
정수빈은 작년에도 9월까지 1할대 타율에 그쳤었다. 그러나 시즌 막판에 맹타를 휘두르며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다. 또한 포스트시즌에도 타격은 물론이고 결정적인 호수비까지 보여줬다.

보통의 선수들은 큰 무대일수록 긴장해서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지만, 오히려 두둑한 배짱과 결정력을 과시한 정수빈은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 0.296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작년까지 정수빈의 정규시즌 통산 타율 0.277보다 훨씬 높다. 

올해도 어김없이 '입추'가 다가온 가운데 두산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며 가을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이날 홈런으로 존재감을 알린 정수빈이 과연 가을바람을 타고 두산을 또다시 포스트시즌 무대로 이끌지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