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껏 투구하는 홍건희 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두산 홍건희가 9회에 투구하고 있다.

▲ 힘껏 투구하는 홍건희 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두산 홍건희가 9회에 투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6위 두산이 5위 KIA와의 중요한 3연전 첫 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5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9안타를 때려내며 5-3으로 승리했다. KIA에게 5.5경기가 뒤진 채로 주말 3연전을 시작한 두산은 5위 경쟁에서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KIA와의 승차를 4.5경기로 좁혔다(42승 2무 50패).

두산은 이날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새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이 5이닝 7피안타 2자책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6회부터 3명의 투수가 올라와 남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타선에서는 5번 좌익수에 배치된 송승환이 프로 데뷔 첫 홈런을 역전 결승 투런포로 장식했고 김인태도 첫 타석에서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그리고 두산의 마무리 홍건희는 9회 1이닝 무실점으로 프로 데뷔 12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리 수 세이브를 기록했다.

김강률의 부상으로 비상 걸린 두산의 뒷문

마무리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뛰어난 구위와 함께 어떤 위기에서도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는 두둑한 배짱이다. 그리고 그 배짱은 주로 풍부한 경험에 의해 쌓이는 경우가 많다. 고우석(LG 트윈스)이나 정해영(KIA)처럼 젊은 투수들을 마무리로 쓰는 구단도 있지만 여전히 오승환(삼성 라이온즈)과 이용찬(NC다이노스), 장시환(한화 이글스) 등 30대 중반 이상의 베테랑 투수들이 각 구단의 마무리로 중용되는 이유다.

두산 역시 마찬가지. 두산은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19년 젊은 투수였던 함덕주(LG)와 이형범에게 뒷문을 맡겼고 2020년에는 이영하가 잠시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지만 작년 시즌 다시 김강률이 두산의 9회를 책임졌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묵직한 속구를 주무기로 하는 김강률은 프로 데뷔 후 대부분의 시간을 불펜투수로 보냈고 2017년에는 후반기에 임시마무리로 활약하기도 했다.

김강률은 작년 시즌 생애 첫 풀타임 마무리를 맡아 50경기에 등판해 3승 2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2.09를 기록하며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크게 기여했다. 물론 작년 시즌엔 3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마무리 투수가 5명(오승환, 김원중, 정해영, 김재윤, 고우석)이나 있었기 때문에 김강률의 개인 성적이 크게 돋보이진 않았지만 만약 김강률이 없었다면 작년 두산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작년 마무리 투수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 김강률은 올해도 두산의 뒷문을 책임지는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리고 풀타임 마무리 2년 차를 맞은 김강률은 4월 한 달 동안 13경기에 등판해 14.2이닝 동안 3승 8세이브를 챙기며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이용찬이라는 쟁쟁한 동기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프로 16년 차 불펜 투수가 드디어 리그 정상급 마무리투수로 날개를 활짝 펴는 듯 했다.

하지만 4월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던 김강률은 5월 6경기에서 3패 1세이브 13.50으로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급기야 6월 4일 삼성전에서는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3점을 내준 채 마운드를 내려왔고 다음날 어깨통증으로 1군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두산은 졸지에 새 마무리 투수를 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김태형 감독은 가장 확실한 불펜투수인 홍건희 카드를 꺼내 들었다.

6월 난조 극복하고 10경기 연속 비자책 행진

KBO리그에서는 어느 팀에게나 코칭스태프와 팬들에게 '아픈 손가락' 같은 투수가 있다. 분명 팀 내에서 손에 꼽을 만큼 뛰어난 구위와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정작 실전에서 기대만큼의 결과를 내지 못하는 선수들이다. KIA에서는 지난 201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9순위로 입단했지만 9년(군복무 포함) 동안 1군무대에서 단 9승을 올리는 데 그친 홍건희가 그런 선수였다.

홍건희는 프로 10년 차가 된 2020 시즌에도 10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00으로 고전하다가 그해 6월 류지혁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이적했다. 두산 이적 후 필승조로 중용된 홍건희는 2020년 3승 4패 1세이브 8홀드에 이어 작년에는 6승 6패 3세이브 17홀드 2.78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리그 정상급 불펜투수라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는 뛰어난 활약이었다.

올해도 마무리 김강률 앞에서 7회 또는 8회를 책임지는 셋업맨으로 시즌을 시작한 홍건희는 6월초 김강률이 부상을 당하면서 두산의 새 마무리로 낙점됐다. 하지만 작년까지 통산 세이브가 9개에 불과했던 홍건희는 6월 한 달 동안 8경기에서 2패 3세이브 6.48로 마무리 투수로서 기대했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프로 12년 차의 베테랑 불펜투수 홍건희에게 마무리 적응기간은 한 달이면 충분했다.

홍건희는 7월 이후 10경기에 등판해 1패 5세이브를 기록하는 동안 단 하나의 자책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지난 7월 5일 키움전에서 1.1이닝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당시 홍건희의 자책점은 1점도 없었다. 특히 최근 4경기에서는 3.2이닝을 3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4경기 연속 세이브를 수확하고 있다. 홍건희는 5일 '친정' KIA를 상대로 9회에 등판해 세 타자를 가볍게 처리하며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두 자리 수 세이브를 기록했다.

두산은 현재 김강률에 이어 부상 복귀 후 좋은 투구를 선보였던 잠수함 박치국도 팔꿈치 통증으로 현재 1군엔트리에서 빠져있다(박치국은 검진결과 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물론 현재 필승조에서 활약하고 있는 정철원과 김명신, 최승용의 분전도 중요하지만 KIA를 4.5경기 차이로 추격하고 있는 두산이 시즌 막판까지 5강 도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10경기 연속 비자책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마무리 홍건희의 든든한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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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두산 베어스 홍건희 마무리 투수 김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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