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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교토 기온마츠리 축제가 3년만에 열리고 있습니다. 신형 코로나 감염 확대로 두 해 동안 중단되었다가 다시 열려서 축제 행사가 여러 곳에서 일찍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기온 마츠리는 7월 17일 전후로 교토에서 열리는 축제입니다. 오래 전 장마가 끝나며 무덥고 뜨거운 여름이 시작되면서 창궐한 전염병을 막기 위해서 열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기온마츠리 축제는 17일 아침 9시 시조가와라마치에서 치고(稚?) 신심부름 어린이가 가마호코 신가마에 오르고, 부채를 든 마을 사람 둘이 진행을 알리는 신호로 시작됩니다.
  기온마츠리 축제는 17일 아침 9시 시조가와라마치에서 치고(稚?) 신심부름 어린이가 가마호코 신가마에 오르고, 부채를 든 마을 사람 둘이 진행을 알리는 신호로 시작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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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부터 기온마츠리 축제를 열지 말지 논의하다가 결국 교토시가 열기로 결정하고 지난 7월 초에는 참가하는 야마호코 신가마 33개의 순행 순서를 정하는 추첨을 하기도 했습니다. 기온마츠리 축제는 교토를 대표하는 축제입니다. 거의 한 해 전부터 준비를 시작합니다.

지난 7월 초순부터 각 마을에서는 지역 사람들이 참가하여 나무나 재료를 꺼내서 가마호코 신가마를 꿰맞추기 시작했습니다. 비가 내리기도 하고 폭염이 쏟아지는 무더위 속에서 마을 사람들은 거의 일주일에 걸쳐서 신가마 조립과 장식을 마치고 요이야마(宵山) 행사를 열기도 했습니다. 요이야마는 마츠리 축제 전후로 조립을 마친 신가마에 사람이 직접 올라가서 체험을 하고, 운영자와 더불어 맥주를 마시기도 합니다.

기온마츠리 축제는 7월 17일을 전후로 교토 시내 여러 신사나 강가에서 신을 맞이하고, 보내는 여러 가지 행사를 엽니다. 준비와 개시, 진행 등은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형식을 지키며 엄격하게 진행됩니다. 이때 신을 모신 신가마를 마을 사람들이 어깨에 메고 열기도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축제 2주 전부터 가마호코 신가마를 조립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축제 2주 전부터 가마호코 신가마를 조립하기 시작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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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마츠리 축제를 전후해서 교토 여러 곳에서 축제와 관련된 악기 공연, 무용, 가구라 연극 등등 여러 가지 행사가 열립니다. 이들 행사는 기온마츠리 축제와 관련된 유래와 기원, 목적 등을 연극으로 풀어서 표현하기도 하고, 노래나 춤으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코로나 감염 때문에 3년 만에 열려서인지 전보다 여러 행사가 축소되거나 생략하는 듯한 인상이었습니다.

축제 때는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모인 사람들은 축제를 즐기는 옷을 입고, 일상생활의 엄격함에서 벗어나 해방감을 즐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축제와 일은 헝겊의 씨실과 날실처럼 교차되면서 생활에 활력과 리듬을 주기도 합니다.

오래전 아직 의술과 과학이 발달되기 전에는 사람들은 신의 노여움이나 분노로 전염병이 발생하여 사람들을 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신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서 신을 위한 제물을 준비하고, 신을 즐겁게 하기 위한 의식을 벌였습니다. 그것이 대대로 전해지면서 형식화된 것이 마츠리 축제입니다.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시절에 맟추어서 먹는 먹거리입니다. 와라비모치 칡뿌리 떡과 단고 경단, 사쿠라모치 벚나무잎 떡, 팥떡 등입니다.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시절에 맟추어서 먹는 먹거리입니다. 와라비모치 칡뿌리 떡과 단고 경단, 사쿠라모치 벚나무잎 떡, 팥떡 등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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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의 신의 노여움으로 질병이 번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축제를 하루아침에 그치지도 않습니다. 오래전부터 내려온 대로 그때 이야기를 전하면서 축제를 엽니다. 이제 마을 사람들은 병 치료가 아니라 자신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 자신들의 소속감과 연대감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마츠리 축제에 참가한 구경꾼들은 축제를 보면서 진행자들과 동질감을 느끼고, 비일상적이고, 새로운 기분에 젖어들기도 합니다. 축제는 이제 신과의 접속이 아니고 전통 문화의 체험 현장입니다. 이번 교토 기온마츠리 축제에 하루 몇 만 명이 구경하러 왔습니다. 아직 코로나 감염증으로 외국 사람들은 많지 않았지만 축제가 열려서 축제를 즐길 수 있고, 이어갈 수 있다는 데 희망과 가능성을 엿보았습니다.
  
         기온마츠리 축제 포장마차에서는 이제 우리나라 참이슬 소주나 김치를 얹어서 만든 요리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
  기온마츠리 축제 포장마차에서는 이제 우리나라 참이슬 소주나 김치를 얹어서 만든 요리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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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누리집> 교토안내, 祇園祭2022日程一覧(宵山屋台・山鉾巡行・・・) - 京都ガイド (kyototravel.info),2022.7.17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기온마츠리 축제, #교토, #가마호코 신가마, #포장마차,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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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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