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11연패' 14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 1대0으로 패하며 11연패에 빠진 삼성 선수들이 굳은 표정으로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 삼성 라이온즈 '11연패' 14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 1대0으로 패하며 11연패에 빠진 삼성 선수들이 굳은 표정으로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1982년 한국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탄생해 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삼성 라이온즈가 창단 이후 최다 연패에 빠졌다.

삼성은 14일 오후 수원 KT 위즈파크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서 0-1로 패배했다. 상대 선발 고영표를 포함해 kt 투수들을 상대로 한 점도 뽑지 못한 타선이 무기력하게 주저앉으면서 연패를 끊지 못했다. 2004년 5월 5일~18일 10연패에 빠진 적은 한 차례 있었지만, 11연패는 구단 창단 이후 처음이다.

최근 두 차례의 등판에서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된 데이비드 뷰캐넌은 절치부심하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라왔다.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뷰캐넌의 호투만으로는 팀의 연패를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흠 잡을 데 없었던 뷰캐넌, 타선이 도와주지 않았다

시작은 썩 좋지 못했다. 1회말 조용호와 배정대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뷰캐넌은 앤서니 알포드의 1타점 희생플라이로 kt에게 선취점을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으면서 내상을 크게 입진 않았다.

2회말 이후에도 4이닝 연속으로 출루를 허용했으나 홈으로 불러들인 주자는 한 명도 없었다. 6회말을 삼자범퇴로 처리한 뷰캐넌은 7회말 득점권 위기도 슬기롭게 넘어가면서 QS+(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달성했다. 선발투수로서 해야 할 일을 다 한 셈이다.

그 사이 타자들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kt가 매 이닝 출루에 성공한 것과 달리 삼성은 2회초부터 4이닝 동안 단 한 명의 주자도 루상에 나가지 못한 채 허무하게 공격 이닝을 마감했다. 덕분에 kt 선발 고영표로선 효과적인 투구수 관리가 가능했다.

당장 동점을 만드는 게 급했던 삼성은 8회초 선두타자 이재현이 안타를 때려내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듯했는데, 오선진의 희생번트 이후 김현준과 호세 피렐라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스스로 밥상을 걷어찼다. kt는 마무리투수 김재윤을 8회초에 꺼내드는 초강수를 두면서 한 점 차 리드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끝까지 자리를 지킨 삼성 팬들은 팀의 연패 탈출을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오재일-안주형-김재성으로 이어진 삼성의 중심타선은 팬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 3개가 채워졌다. 창단 이후 최악의 순간을 피하지 못한 삼성이 11연패를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투-타 불균형이 11연패로... 돌파구가 안 보인다
 
역투하는 삼성 선발투수 뷰캐넌 14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 1회말 삼성 선발투수 뷰캐넌이 역투하고 있다.

▲ 역투하는 삼성 선발투수 뷰캐넌 14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 1회말 삼성 선발투수 뷰캐넌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연패 기간에는 마운드가 무너졌다. 경기당 10점에 가까운 점수를 허용했다. 선발, 불펜 할 것 없이 대부분의 투수가 부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뒷문을 지키던 '베테랑' 오승환마저 위력을 잃었다. 아무리 대량 득점을 뽑더라도 이길 수 없는 경기가 많았다.

반대로 14일 경기에서는 투수들이 1점으로 실점을 최소화한 반면 타선은 단 한 점도 얻어내지 못했다. 테이블세터 김현준과 피렐라가 안타를 한 개씩 기록하는 데 그쳤고, 오재일-이원석-김재성으로 꾸린 중심타선은 9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신인' 이재현이 멀티히트를 기록한 게 유일한 소득이었다.

사실 마운드에 가려졌을 뿐 타자들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봐야 한다. 6월 이후 100타석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에서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선수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신인왕 후보'로 급부상한 김현준이 팀을 이끄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었다.

또한 구자욱, 김지찬 등 부상으로 빠진 선수가 나오면서 '완전체'의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고, 투수교체 타이밍과 작전 지시에 있어서 아쉬움을 남긴 허삼영 감독 역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 기간이 만료되기 때문에 허 감독의 재계약 여부를 고민해야 하는 구단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14일 경기를 끝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하면서 후반기 돌입 이전까지 숨 고를 시간이 남아있기는 하다. 그러나 편안한 마음으로 휴식기를 맞이한 중상위권 팀들과 달리 삼성은 마음 놓고 쉴 수 없다. 최대한 빨리 연패서 벗어나야 조금이라도 중위권 추격을 노릴 수 있다. 7위보다 9위가 더 가까운 것이 2022년 삼성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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