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지난 2~3년간 우리 대중음악계는 여러 어려움에 직면했다.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물론 수많은 뮤지션들의 삶에도 심각한 제약이 뒤따랐다. 특히 작은 규모의 레이블 소속가수들이나 아티스트들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물론 라이브 무대를 위주로 관객과 직접 소통하던 뮤지션들은 음원 발표 등 창작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기도 했지만, '공급과잉'으로 인해 음원수익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 심해지는 폐해를 낳기도 했다.
 
지난 2020년 인터뷰했던 뮤지션 최규열씨는 이후 코로나19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야 했던 당사자 중 한 명이다. 신곡을 발표한 후 라이브 위주 무대로 팬들을 대면하고 싶다는 포부와 꿈은 만 2년 가까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뮤지션 활동으로 생계를 유지하기란 힘든 부분이 있어 그는 다른 직종의 아르바이트도 해왔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음악인으로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이 점차적으로 늘어나 자신의 노래도 꾸준히 발표할 수 있는 여력을 갖게 됐다고 말하는 뮤지션 최규열.
 
그런 그가 지난 6월 23일 신곡 'WE'를 발표했다. 코로나19 펜대믹을 겪은 후 뮤지션이자 한 사람으로서 더욱 성장했다는 뮤지션 최규열과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아래는 그와 나눈 일문일답.
 
싱어송라이터 최규열 6월 23일 신곡 'WE' 발표한 뮤지션 최규열

▲ 싱어송라이터 최규열 6월 23일 신곡 'WE' 발표한 뮤지션 최규열 ⓒ 최규열

 
- 그동안 뮤지션으로서는 어떻게 지냈나?
"다행히 음악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경제적 상황 때문에 다른 일들을 병행하면서도 음원들을 정기적으로 냈고, 음악과 관련된 레슨도 했다. 힙합 뮤지션들이 곡을 만드는데 기초가 되는 리듬비트 작업도 계속했고, 유튜버들의 개인채널에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는 시그널 송 제작의뢰를 받아 일해 왔다. 광고관련 음악작업도 병행 중이다."
 
- 음악과 연관 있는 일들을 꽤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가?(웃음) 오롯이 내 음악을 위한 창작에만 몰두하기 보다는 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 좋았다. 다양한 영역에서 기회가 계속 생기니 나름 운도 따르는 것 같다."
 
- 코로나19가 영향을 주지 않았나.

"물론이다. 뮤지션으로서 공연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무척 힘겨웠다. 나뿐만 아니라 문화예술분야에서 종사하는 대다수 분들이 겪었던 고통이었을 거다. 물론 다른 방향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내게 주어지긴 했지만, 단 한 명의 관객을 위한 라이브 무대에도 설수 없는 암흑같은 시간이었다."
 
- 뮤지션으로서 겪었던 고충은?
"곡에 관한 영감이나 아이디어를 여행을 통해 주로 얻는 편이다. 그동안 발표해 온 곡들도 삶 또는 인생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런 면에서 코로나19는 창작에도 지장을 줬다.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대학시절을 보냈던 제주도나 전국 각지의 좋은 지역에서 기거하며 창작의 불씨를 살렸다.(웃음)"
 
- 음악을 하는 원동력이 있다면?
"첫 번째 원동력은 '재미'다. 여러 일들을 경험하고 있지만 음악을 하고 있다는 것이 참 재미있다. 두 번째 원동력은 '미지의 세계'를 모험하는 거다. 여전히 잘 모르겠고,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해 계속 탐험하고 싶다."
 
- 후회가 들어간, 포기하고 싶을 때는 없었나?
"왜 없었겠나? 동일한 출발선상에 있던 친구들이 경제적으로 나보다 나아진 상황을 볼 때면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야'란 질문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삶에서 얻지 못하는 즐거움, 재미, 행복이 있기에 작업실 피아노 건반을 다시 누른다."
 
뮤지션 최규열 싱어송라이터 최규열

▲ 뮤지션 최규열 싱어송라이터 최규열 ⓒ 최규열

 
- 지난 달 음원을 발표했다고 들었다.
"'WE(위)'란 노래다. 몇 년 전에 'Me(미)'와 'U(유)'란 곡을 공개한 적이 있는데, 3부작의 완성이라고 해야 할까? '너를 보면서 나를 느끼고, 나를 보면서 너를 느낀다'는 이전 노래들에서 각자가 아닌 '우리'가 되고 있는 이야기를 담았다."
 
- 뮤지선에게 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
"한 '좋은 사람'을 위해 완성된 곡이다. 'Me'와 'U'란 노래를 곡 작업을 할 때 'WE'에 관한 곡 스케치도 거의 다 했었는데, 그 당시 썼던 기타·피아노·신시사이저를 이번에 똑같이 활용했다. 이전 곡들의 노랫말과 180도 다른 표현을 써서 음악하는 동료들이 놀랄 정도였다. 발매일도 6월 23일로 꼭 해달라고 기획사에 신신당부를 했다. (웃음)"
 
- 음악을 하면서 갖게 된 가치관이 있다면.
"내가 누군지 알려고 할 때 행복한 나를 찾을 수 있는 듯하다. 소크라테스의 명언이나 고(故)신해철 선배님이 남긴 말씀을 항상 마음 속에 간직하며 음악인으로서 살아가려 한다. 음악을 하면서 행복했으면 한다."
 
- 10년 뒤 뮤지션 최규열에게 편지를 써본다면?
"규열아! '그럴 수 있어, 아무 것도 아니야'라고 힘들고 지칠 때마다 네 자신을 다독였던 말들이 10년이 지난 2032년에도 위로와 되고 힘이 되어 주길. 네가 늘 꿈꿔왔던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 음악과 더불어 더 멋지게 만들어 나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2022년 규열이가 2032년 규열이에게."
 
- 올해 꼭 하고 싶은 음악활동이 있는지.
"즐겁고 신나는 분위기의 노래를 발표하려고 준비 중이다. 계속 진중한 분위기의 곡 위주로 작업을 하다 보니, 누군가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계속 구상중이긴 한데 쉽지 않은 일이다. 언젠가 최규열이 만든 곡의 펑키한 리듬에 춤추고 있는 누군가를 목격하는 순간이 오길 바란다."
최규열 WE ME U 싱어송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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