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탑건 매버릭> 포스터

▲ 영화 <탑건 매버릭>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2022년 6월 22일 국내에서 <탑건 매버릭>이 첫 작품 이후 36년만에 개봉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젊은이들 뿐만 아니라 40, 50대 내지는 60대 중년층들까지 이 영화를 감상하는 것으로 보이며,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 또한 마찬가지로 톰 크루즈가 주연으로 출연했으며, 198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장면들이 영화상에서 많이 등장한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의 내용은 테러지원국으로 설정된 미국의 적성국가 군사시설을 미 공군이 정밀타격한다는 내용이며, 그런 면에서 전편과 비슷한 서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의 작품성을 높게 평가하며 즐기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에 숨겨진 역사적 사실이 있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은 화자되고 있지 않다. 물론 글쓴이 또한 이 영화가 못 만든 영화라 생각하는 것은 절대 아니며, 영화관에서 즐겁게 감상했다.

이 글에선 최근에 개봉한 영화 <탑건 매버릭>이 아닌, 1986년작 <탑건>에 대한 역사적 분석을 다룰 것이다. 이러한 분석을 해야하는 이유는 글에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탑건 매버릭>의 전작은 1986년 미국에서 개봉했고, 국내에선 1987년에 개봉했다. 미국과 한국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흥행했으며, 현재의 시리즈가 나오게 되는 전설을 창조해냈다. 1500만 달러 제작비를 들여서 미국에서만 1억 7000만, 전 세계에서 3억 5600만 달러나 벌어들였다. 그러나 여기에는 미국 정부와 미군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즉 탑건은 할리우드가 미군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제작한 영화다.

탑건이 탄생하게 배경을 알기 위해선 1980년대 미국의 상황을 알 필요가 있다. 1970년대 미국은 닉슨 독트린에 따라 베트남에서 철수했고, 1975년 베트남 전쟁은 공산주의 진영의 승리로 종결됐다.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서 패배하자, 미국인들은 패배했다는 좌절감과 더불어 명분없는 전쟁을 일으켰다는 인식을 가졌었다. 이러한 미국인들의 정서는 당시 개봉한 영화에도 그 영향력을 미쳤다. 따라서 당시 개봉한 영화인 <택시 운전사>(2017년 국내에서 개봉한 택시운전사가 아니다. 베트남 전쟁 참전용사의 전쟁트라우마를 다룬 반전영화다.)나 <지옥의 묵시록> 그리고 <디어 헌터> 등은 베트남 전쟁에서 패배한 미국의 정서를 반영한 것이었으며, 미군을 홍보하는 그 시기 영화는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다.

1980년 미국에서는 공화당 후보인 로널드 레이건이 당선됐다. 로널드 레이건은 베트남 전쟁을 옹호하던 인물로 반공주의적 성향이 매우 강력한 인물이었다. 실제로 레이건 정부 들어 미국 CIA의 중남미 개입은 아주 적극적이었고, 특히나 니카라과나 엘살바도르 등지에서 그러한 폭력성이 나타나기도 했다. 레이건은 공산주의를 악으로 생각하며, 국방력 강화를 주장했던 인물이다. 1983년 레이건은 "20세기 말까지 우주와 지상에 빛이나 빔을 이용하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에 공격용 위성과 요격 미사일이 더해지는 다중 미사일 방어 체계를 구축하여 소련의 공격 미사일을 요격한다"는 스타워즈 계획을 발표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1980년대의 미국은 바로 이러한 인물이 대통령을 하고 있던 시대였고, 이에 따라 미국과 미군을 홍보할 수 있는 매체를 만들고 싶어했다. 그런 배경 속에서 등장한 작품이 <람보 시리즈>와 <킬링필드> <레드 던> 그리고 <탑건>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탑건은 자신들의 적성국가가 누구인지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이 영화가 그 당시 미국과 경쟁하던 소련 혹은 친소국가를 겨냥했다는 사실은 영화적인 설정 요소들을 통해 알 수 있다.

영화 <탑건>의 첫 시작 장면은 항공모함씬이다. 영화는 미 항공모함을 보여주며 '인도양의 어느 곳'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영화가 끝날 때까지 영화상에서 미국이 싸우고 있는 적이 누구인지 절대 얘기하지 않지만, 적국의 항공기는 소련제 전투기인 '미그기(MiG)'다. 이 부분은 당시 정세를 잘 모르면 그냥 넘어가겠지만, 미군은 영화 탑건을 통해 자신들이 적 소련을 굴복시키는 장면을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는 사실을 추측해볼 수 있다. 

영화 초반 장면에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 전투기들의 적 사살 비율은 1:12였다. 그러나 베트남 전 당시에는 1:3이었다가, 전쟁이 끝날 무렵 1:12까지 회복했다." 대사가 나온다. 즉 미군이 얼마나 대단한 항공적 우위를 가지고 있는지를 영화가 홍보하는 셈이다. 1980년대 영화 탑건의 개봉으로 미 공군 입대율이 상승했다. 바로 이것이 당시 미국 정부와 미군이 노렸던 목적이다. 따라서 이런 점에서 보았을 때, 탑건은 로널드 레이건 정부의 미국 홍보를 위한 영화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다 미국은 1991년 걸프 전쟁과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그리고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 이런 공군력의 위엄을 보여줬다. 따라서 영화 <탑건>은 1991년 걸프 전쟁이 일어나기 몇 년 전 "현대전은 공군력의 싸움"이며, 이러한 미군의 공군력을 이길 존재는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 셈이 된다.

이 글의 글쓴이는 영화 <탑건>을 보지 말아야 한다고 얘기하려는 목적이 아니다. 그러나, 영화적 장치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고찰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그러한 점에서 탑건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이러한 쟁점도 하나의 의견과 주장으로 받아들이는 사회가 되야한다고 본다. 최근들어 흥행하고 있는 영화 <탑건 매버릭>을 보기 전 이러한 생각을 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탑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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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 전공자입니다. 사회운동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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