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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방선거 국힘 '싹쓸이' 2일 오전 9시 기준 8회 지방선거 개표 결과를 보면 부산시장, 광역의회, 기초단체장까지 국민의힘이 모두 가져갔다. 민주당은 광역의원 비례 2석을 가져가는데 그쳤다. 무소속, 진보정당은 1명의 당선자도 없었다. 사진은 포털사이트 다음 지방선거 투개표 현황.
 부산 지방선거 국힘 "싹쓸이" 2일 오전 9시 기준 8회 지방선거 개표 결과를 보면 부산시장, 광역의회, 기초단체장까지 국민의힘이 모두 가져갔다. 민주당은 광역의원 비례 2석을 가져가는데 그쳤다. 무소속, 진보정당은 1명의 당선자도 없었다. 사진은 포털사이트 다음 지방선거 투개표 현황.
ⓒ 포털사이트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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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치러진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부산지역 유권자들은 새 정부 견제보다는 안정론을 선택했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선거기간 내내 야당 후보와 두 자릿수 격차를 유지했고, 실제 개표에서도 압승했다. 16개 구군 기초단체장과 47석이 걸린 광역의원 선거 결과도 국민의힘 '싹쓸이'로 귀결됐다.

윤 대통령 당선의 컨벤션 효과, 정당 쏠림이 주요한 이유로 꼽히지만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 있다. 국민의힘이 부산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지난 21대 총선, 4·7 보궐선거, 20대 대선에 이어 이번이 4번째. 처음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번을 기점으로 부산의 정치 지형은 4년 전 보수정당 강세로 완전히 회귀했다.

2018년 압도적인 지지에도 부산 민주당이 이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냉랭한 평가와 기득권 양당이 번갈아 가며 독점하는 상황이 더는 반복돼선 안 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균형이 사라진 정치 지형은 누구에게 이득일까?

급변한 2018년, 또 달라진 2022년... 표심의 변화

2018년 7회 지선 민주당 오거돈 55.23%, 한국당 서병수 37.16%
2020년 21대 총선 민주당 3석, 미래통합당 15석
2021년 4·7 보선 민주당 김영춘 34.42%, 국민의힘 박형준 62.67%
2022년 20대 대선 민주당 이재명 38.15%, 국민의힘 윤석열 58.25%
2022년 8회 지선 민주당 변성완 32.23%, 국민의힘 박형준 66.36%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이라는 냉소가 있을 정도로 과거 부산은 보수정당이 20년 이상 독점하는 지역이었다. 더불어민주당과 진보정당은 만년 소수정당에 머물렀다. 그런데 탄핵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부터 상황은 급변했다. 국정농단으로 얼룩졌던 박근혜 정부를 향해 촛불을 든 부산 민심은 당시 투표에서 민주당을 다수당으로 밀어줬다.

그야말로 파란물결. 민주당은 부산지역 기초단체장 16개 구·군 중 13곳에서 압승했다. 광역의회에서는 47석(지역 42, 비례 5) 가운데 41석을 가져갔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이후 이전까지 민주당이 단 한 명의 단체장도 만들지 못했다는 점에서 엄청난 변화였다.

하지만 이 상황은 불과 2년도 지나지 않은 21대 총선부터 뒤바뀌기 시작했다. '180석' 민주당의 전국적 완승에도 부산은 15석을 안기며 보수정당에 더 힘을 실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민주당 소속 단체장의 성 비위 사건이 벌어졌고, 이듬해 부산시장 보선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했다.

석 달 전 20대 대선에선 윤석열 후보의 부산지역 득표율이 58.25%에 달했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받은 부산 득표율이 59.82%라는 것을 고려하면 국민의힘은 지지세를 모두 회복했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 국정안정"을 외친 이번 지선에서는 지방정부·의회까지 연거푸 탈환했다. 이젠 빨간물결의 완벽한 승리다.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1일 당선이 확실시되자 부산진구 선거사무소에서 부인 조현씨와 함께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1일 당선이 확실시되자 부산진구 선거사무소에서 부인 조현씨와 함께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 박형준 후보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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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9시 기준 중앙선관위 선거통계시스템 개표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상대 후보와 무려 34.13%P 격차로 재선에 성공했다. 기초단체장 16곳과 광역의원 45석(비례 2석 제외) 역시 국민의힘이 가져갔다.

민주당은 달라진 민심의 벽을 실감했다. 40%대 득표율을 보인 영도구, 남구, 강서구를 제외하면 현직 단체장마저 30%대를 받는 데 그쳤다. 재선에 도전했던 민주당 광역의원은 아무도 생환하지 못했다.

다당제를 바라는 진보정당의 지지 호소는 미풍이었다. 김영진 정의당 부산시장 후보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사이에서 1.39%를 받았다. 단일 후보를 내세운 정의·진보(노동·녹색) 등 진보정당 지지율은 다 합쳐도 3.2%에 불과했다. 이들 4당이 기대했던 '진보' 시의원 당선자는 없었다. 부산은 기초의회를 포함해 단 1명의 진보정당 당선자도 허용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선거 압승에 대해 '당연한 결과'라고 반겼다. 변제준 부산시당 사무처장은 <오마이뉴스>에 "지난 지선에서 우리가 완패했다. 이후 민주당에 기회를 줬지만 나아진 게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변화를 갈망하는 요구가 투표로 이어졌고, 강해진 보수 성향은 PK의 전체적인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민사회는 지방선거의 의미가 퇴색한 선거로 평가했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대표인 오문범 부산YCMA 사무총장은 "총선, 대선과 달리 지방선거는 지방일꾼들을 뽑는 것인데 대선 직후 컨벤션 효과로 이런 부분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오 사무총장은 "민심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라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라며 "민심의 변화가 굉장히 역동적이다. 이건 국힘이든 민주당이든 똑같다. 이 메시지를 잘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당의 독주만 허용하는 것은 결코 승리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다. 역대로 낮아진 부산의 투표율(49.1%)은 이를 방증한다.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이번 선거에 냉소를 보냈다. 

박재율 지방분권전국회의 공동대표는 선거 결과에 대해 "4년 전과 결과만 다를 뿐 국힘과 민주당이 서로 번갈아 승자와 패자가 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라며 꼬집었다. 그는 "다양한 목소리가 지방정치에 반영될 수 있게 제도적 개선책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직격했다.

개표방송에 출연한 전문가 입장도 다르지 않았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방선거는) 중앙정치와 상관없이 가야 하는데 너무 빨려 들어간다. 시정할 방법은 정치개혁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KBS부산·부산MBC이 지난 16일~18일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 부산시 강서구 501명(유선16%+무선84%/응답률 6.1%), 기장군 537명(유선7%+무선93%/응답률 10.7%), 해운대구 500명(유선10%+무선90%/응답률 6.9%), 사상구 524명(유선9%+무선91%/응답률 8.5%), 동구 508명(유선12%+무선88%/응답률 8.6%) 등 해당 지역 만 18세 이상 유권자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기장군 ±4.2%P, 사상·동구 ±4.3%P, 강서·해운대구 ±4.4%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KBS부산·부산MBC이 지난 16일~18일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 부산시 강서구 501명(유선16%+무선84%/응답률 6.1%), 기장군 537명(유선7%+무선93%/응답률 10.7%), 해운대구 500명(유선10%+무선90%/응답률 6.9%), 사상구 524명(유선9%+무선91%/응답률 8.5%), 동구 508명(유선12%+무선88%/응답률 8.6%) 등 해당 지역 만 18세 이상 유권자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기장군 ±4.2%P, 사상·동구 ±4.3%P, 강서·해운대구 ±4.4%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KBS부산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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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부산지방선거, #박형준, #국민의힘, #민주당,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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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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