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랭킹 1위. 역대 월드컵 최다 우승국(5회)에 빛나는 브라질은 벤투호에 최다 실점과 최다 점수차 패배를 안긴팀이다. 과연 이번에는 다를까. 최정예 스쿼드로 무장한 브라질을 맞아 2년 7개월 만에 도전장을 던진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IFA랭킹 1위 브라질과 친선전을 갖는다. 
 
파울루 벤투 감독 벤투 감독이 2년 7개월 전 브라질에 당한 패배를 설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파울루 벤투 감독 벤투 감독이 2년 7개월 전 브라질에 당한 패배를 설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대한축구협회

 

'완벽 적응' 브라질, 한국전서 진지하게 임한다

역대 전적에서는 1승 5패로 한국의 절대적인 열세다. 1999년 3월 브라질을 홈으로 불러들여 김도훈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한 것이 유일하다. 가장 최근 맞대결은 2019년 11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평가전이었다. 당시 한국은 파케타, 쿠티뉴, 다닐루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0-3으로 패했다. 

벤투호는 6월 A매치 기간에 브라질을 시작으로 칠레, 파라과이, 이집트와 총 네 번의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이 가운데 브라질전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다. 한국-브라질 경기 티켓을 예매하기 위해 동시 접속자가 74만 명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네이마르, 가브리엘 제주스, 티아구 실바, 마르퀴뉴스, 다니 알베스, 루카스 파케타, 히샬리송, 프레드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이 총집합했다. 축구팬들은 매일 훈련장과 숙소에 팬들이 모여들어 브라질 선수들을 보기 위해 장사진을 이뤘다. 

특히 브라질은 지난달 26일 입국하며 적응기간을 가졌다. 무엇보다 큰 화제를 모은 것은 한국 관광을 즐긴 브라질 선수단의 행보다. 지난달 27일 남산의 N서울타워를 찾은데 이어 28일에는 경기도 용인의 에버랜드에서 놀이기구를 타고 즐기는 모습이 팬들에게 호감을 샀다. 최근 유럽 리그에서 시즌을 마친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함과 동시에 시차 적응을 위한 일환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 6일간의 훈련을 소화한 브라질은 시차에 대한 부담 없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한국전에 임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점은 오히려 한국에게 호재다. 오는 11월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앞서 브라질과 같은 강팀을 상대로 장단점을 찾는 것은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통상적으로 A매치 데이는 주말 소속팀 경기를 치르고, 4일 뒤 A매치를 소화하는 일정으로 짜인다. 다수의 팀들은 경기 3일 전 입국해 100%가 아닌 컨디션에서 한국과 경기를 치르는게 다반사였다. 지난 월요일에서야 첫 훈련을 시작한 벤투호가 오히려 불리한 상황에 놓인 셈이다.   

수비에 신경쓸 벤투호, 브라질전서 월드컵 예방주사 맞는다

이번 브라질전은 벤투호가 2년 7개월 사이에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가늠해볼 기회이기도 하다. 벤투호는 2019년 11월 당시 벤투호는 브라질을 맞아 슈팅수 12-12로 대등하게 가져갈만큼 선전을 펼쳤다.

후방에서 김민재와 김영권을 거쳐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이 좌우 공간으로 길고 빠른 롱패스를 전개하는 장면이 여러차례 나왔다. 공격 상황에서는 손흥민이 고군분투했으나 끝내 브라질의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김민재-김영권 센터백 듀오가 이끄는 포백 수비는 브라질을 상대로 3골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그러나 과거와 비교해 현재의 벤투호는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전술적 완성도가 한층 높아졌으며, 안정적인 공수 밸런스를 구축했다. 또, 벤투 감독은 다양한 선수풀을 가동하며, 유능한 신예들을 여러명 발굴했다. 한국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부진했던 손흥민의 활용법을 찾은 것도 큰 수확이다. 

빌드업 축구라는 딜레마에 빠지며 끊임없는 비판에 시달렸던 벤투호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으로 접어들면서 여론을 완전히 바꿨다. 한층 세련된 경기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아내며 손쉽게 본선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이 가운데 10경기 3실점은 아시아 최종예선 A, B조에 있는 총 12개팀을 통틀어 가장 적은 실점 기록이다.

하지만 현재 FIFA랭킹 1위에 올라있는 브라질은 차원이 다른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 남미예선 17경기에서 무려 40득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브라질은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공개 훈련에서 4-4-2 포메이션을 점검했다.

특히 수비 라인을 높은 지점으로 올리고, 네이마르-히샬리송 투톱이 전방에서 강하게 압박하는데 중점을 뒀다. 1일 최종 훈련에서 네이마르가 발목 부상으로 쓰러짐에 따라 한국전 출장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그럼에도 가용할 공격 자원은 차고 넘친다. 

결국 경기 양상은 브라질이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는 그림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벤투호는 최종예선에서는 대부분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치렀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는 수비에 할애하는 시간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벤투 감독은 1일 경기도 파주NFC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3년 전에는 실수가 많았지만 잘 싸웠다"며 "공격이 나쁘지 않았고 수비도 많은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종예선과 비교할 때 수비하는 장면이 더 많을 것인 만큼 수비에 대한 준비를 잘 해야 한다"며 "상대의 압박이 좋기 때문에 지역에 상관없이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브라질의 고강도 압박 속에서 우리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브라질을 상대로 '괴물수비수' 김민재의 부상 결장은 뼈아프다. 여기에 백업 수비수 박지수마저 부상으로 인해 제외됐다. 이에 벤투 감독은 정승현과 조유민을 선발했다. 실질적으로 플랜B 수비 전술을 가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공격에서는 손흥민의 한 방에 기대를 건다. 손흥민은 이번 2021-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23골을 터뜨려 득점왕에 올랐다. 브라질의 치치 감독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비대면으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기술·체력·정신 모두 완벽한 정상급 선수"라며 "득점왕을 차지한 건 우연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벤투호 브라질 손흥민 네이마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신뢰도 있고 유익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