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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 공약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야의 치열한 정치적 공방 속에 유권자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공약들이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서울과 경기도에 살고 있는 청년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어떤 공약에 주목하고 있을까요? <오마이뉴스>가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지금 당신의 삶에 도움이 될 공약은 무엇인가요?[편집자말]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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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셋] 신혼부부 이진아씨의 선택 : 1기 신도시 재건축

"1기 신도시가 재건축·리모델링이 되면 청약 당첨될 기회도 더 많아지지 않을까요?"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이진아(32)씨는 경기도지사 후보들의 '1기 신도시 신속 재건축' 공약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결혼 2년차 신혼부부인 이씨는 현재 일산신도시에서 아파트 전세를 살고 있다. 그가 사는 아파트는 1990년대 지어져 상대적으로 연식이 오래된 축에 속한다. '새 아파트'로 옮겨서 신혼 생활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큰 이씨는 그간 청약도 해봤지만 당첨은 되지 못했다.

"신혼부부인데 청약 가점이 아직 낮아요. 생애 최초 특별공급으로 지원하려고 하는데 그 안에서 경쟁이 또 치열하잖아요. 청약이 될지 안될지도 모르니까 불안해요. 그래서 공급이 중요할 것 같아요. 그러면 주택 가격도 좀 잡히지 않겠어요?"

이씨는 신도시 재건축으로 공급 물량이 늘어나면, 고양시 원주민인 자신에게도 당첨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시세 50%의 반값주택',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의 '신혼부부 원가 주택' 공약에 대해서도 이씨는 "저렴한 원가 주택을 내놓는 구상 아니냐"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씨의 경우 서울처럼 번잡스럽지 않으면서도 교통이나 생활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이유에서 일산 거주를 선호하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 개통될 GTX-A 노선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여기(일산)서 버스나 지하철을 타도 삼성역까지 1시간 30분 이상은 걸리던 것을 20분으로 단축시키는 것은 정말 엄청난 변화"라고 말했다. 

[답변 넷] 로스쿨 준비 중인 이재욱씨의 우려 : 집값 안정될까요?

"집값 안정화가 정말 제 삶에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이걸 하겠다는 공약은 안보여요. 지금 상황에서 신도시 개발한다고 하면 집값이 더 오르지 않을까요?"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이재욱(30)씨는 경기도지사 후보들의 공약을 두고 '낙제'에 가까운 평가를 내렸다. "내 삶에 영향을 미치는 공약들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그가 내린 결론이다. 이씨가 지금 바라는 것은 '집값 안정화'다. 현재 로스쿨 진학을 준비 중인 이씨는 변호사 자격증을 따고 독립을 할 생각이다. 여느 청년들처럼 독립을 해서 집을 장만하고 가정을 꾸리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집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의식주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게 집이잖아요. 분당에서 계속 살고 싶은데 지금 집값은 정말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예요. 한번은 독립을 하려고 전월세 주택을 알아보기도 했는데 임대료도 제가 감당하기 어렵겠더라고요. 집이 없는데 뭘 할 수 있겠어요."

이씨는 경기도지사 후보들의 '개발' 공약을 우려하고 있었다. 도지사 선거에 나선 김동연 민주당 후보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 모두 1기 신도시 재개발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이씨는 "분양가를 적절히 통제할 수 있는 장치 없이 무조건 개발을 하겠다고 하면 집값만 더 올라가는 것 아니냐, 지금도 집값이 오르고 있다"고 걱정했다.

이씨는 경기도지사 후보들이 청년층에게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공약도 선뜻 와닿지 않는다고 했다. 공급 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도 보이지 않고, 공급이 된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수혜 대상이 될 수 있을지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경기도지사 후보간 논쟁이 치열한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나에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기본소득을 받은 적은 있었지만, 사용처도 지역 상권으로 한정돼 있고 큰 금액도 아니어서 실질적으로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씨는 "장기적으로 기본소득 재원 마련을 위해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 더 큰 부담일 것"이라며 기본소득에 대해 거듭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이씨가 그나마 마음에 들었던 공약은 '청년기본저축'과 '사회초년생 자립상담 서비스 제공'이었다. 청년들에게 우대 금리를 제공해, 자산 형성을 돕는 청년기본저축은 김동연 후보, 사회초년생 상담 서비스는 김은혜 후보의 공약이다.

그는 "청년저축은 자산 형성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사회초년생 상담 서비스도 신뢰할만한 기관(공기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라 믿고 상담을 받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금 더 구체적인 바람] 적정 수준의 분양가

두 사람은 앞으로 경기도에 공급되는 아파트 분양가가 적정 수준에 맞춰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현재 그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 시세와 비슷한 수준에 분양가가 책정된다면 사실상 감내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아파트 분양가는 5억원 정도여야 온건히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요."(이진아)
"분양가는 시세보다는 낮아야 할 것 같아요."(이재욱)

태그:#경기도지사, #김동연,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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