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손흥민이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9골을 터뜨리며, 득점 단독 2위로 올라섰다.

▲ 손흥민 손흥민이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9골을 터뜨리며, 득점 단독 2위로 올라섰다. ⓒ 토트넘 트위터 캡쳐

 

'경이롭다'라는 말로도 표현이 부족하다. 한국인 유럽리그 한 시즌 최다골. 손흥민(토트넘)이 역사상 최고의 전설 차범근마저 뛰어넘으며 한국 축구사의 한 획을 그었다.
 
손흥민은 지난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의 2021-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홈 경기에서 2골 1도움으로 토트넘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손흥민의 퍼포먼스는 완벽에 가까웠다. 토트넘이 넣은 3골에 모두 관여했다. 전반 22분 정확한 코너킥으로 해리 케인의 선제골을 도왔고, 후반 20분과 34분에는 데얀 쿨루셉스키의 패스를 멀티골로 연결했다. 유연한 턴 동작, 위치선정, 왼발로 감아차는 슈팅 기술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황에서 손흥민의 클래스가 빛났다. 
 
손흥민, 19골로 EPL 득점 단독 2위
 
손흥민은 2010-11시즌 독일 함부르크에서 18살의 어린 나이에 데뷔하며 커리어를 시작했다. 2012-13시즌 손흥민은 12골을 기록, 처음으로 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레버쿠젠에서도 2시즌 동안 각각 10골, 11골을 터뜨려 팀내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손흥민의 다음 행선지는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이었다. 첫 시즌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28경기에서 4골에 그쳤다. 주전 경쟁에서도 확고한 입지를 다지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이후부터 승승장구했다. 손흥민은 약점이었던 오프 더 볼, 드리블, 공간 활용 능력을 향상시켰고, 슈팅의 정확도와 패싱력 또한 예리하게 가다듬었다. 

무엇보다 2016-17시즌부터 6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골을 넣으며,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17골로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운 그는 1년 만에 2골을 더 늘렸다. 

지난 주말 경기에 앞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17골로 득점 공동 2위였던 손흥민은 2골을 추가하며 19골을 기록, 득점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선두 모하메드 살라(22골·리버풀)와의 격차는 불과 3골. 비록 4경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특유의 몰아치기가 이뤄진다면 득점왕까지 기대할 수 있는 흐름이다.
 
손흥민은 매 년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했다. 올 시즌은 최정점에 도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5-86시즌 독일 레버쿠젠에서 차범근이 뛸 당시 기록한 한국인 유럽리그 단일 시즌 최다골(17골)을 경신했다. 이뿐만 아니라 손흥민의 한 시즌 19골은 박지성이 EPL에서 8시즌 동안 활약하며 넣은 득점 수와 동률이다.

잔여 시즌 동안 1골을 더 추가할 경우 특급 공격수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20골 고지를 넘어서게 된다. 이는 아시아를 통틀어 전무후무한 대기록임에 틀림없다.
 
예리해진 슈팅 정확도-높은 골 결정력
 
그렇다면 손흥민은 과거와 비교해 무엇이 달라졌을까. 가장 먼저 플레이 스타일과 동선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과거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감독 시절 토트넘에서 골을 책임지는 1옵션은 손흥민이 아닌 케인이었다. 그러다 보니 케인과의 중복을 피하기 위해 중앙보다는 측면에서 공을 잡으며 드리블 돌파 시도 비율을 높였다. 

이에 반해 주제 무리뉴 전 감독, 안토니오 콘테 현 감독을 거치면서 손흥민은 측면보단 중앙에 치우치며 상대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골문과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슈팅과 침투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이다.
 
유효 슈팅의 증가가 대표적이다. 토트넘에서 활약한 7년을 통틀어 올 시즌 경기당 유효슈팅이 26%로 가장 높다. 2019-20시즌까지 손흥민은 슈팅 대비 득점률에서 20%를 넘긴 적이 없다. 또, 올 시즌 유효슈팅 대비 득점률이 48%에 달한다. 2개의 유효슈팅 중 1골은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흥민, 7시즌 프리미어리그 세부 기록 손흥민이 토트넘 이적 이후 올 시즌 가장 높은 경기당 유효슈팅과 득점력을 선보이고 있다.

▲ 손흥민, 7시즌 프리미어리그 세부 기록 손흥민이 토트넘 이적 이후 올 시즌 가장 높은 경기당 유효슈팅과 득점력을 선보이고 있다. ⓒ 박시인 기자

   
 
특히 기대 득점값(xG) 지표를 놓고 보면 프리미어리그 득점 경쟁자들을 크게 압도한다. xG란 골문과의 거리, 수비수 위치, 공의 위치 등 다각도로 정밀하게 분석해 산출한다. 만약 xG보다 실제로 더 많은 골을 넣은 선수의 가치는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손흥민의 xG는 12.37골에 불과하다. xG보다 6.63골을 더 많이 터뜨린 것이다. 살라(22골/ xG : 22.13골), 호날두(17골/ xG : 16.99골), 조타(15골/ xG : 15.87골), 마네(14골/ xG : 17골), 케인(13골, xG : 16.07골)의 경우 대부분 xG와 실제 골 수의 차이가 근소하다. 그만큼 손흥민은 어려운 상황에서 득점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방증이다.  

심지어 손흥민의 19골은 모두 필드골이다. 단 한 차례의 페널티킥 득점조차 없다. 필드골만 놓고 보면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에서 1위다. 살라(22골/ K 5골), 호날두(18골/ PK 2골), 케인(13골/ PK 2골)와 비교해 더 많은 필드골을 넣었다.
 
또, 한가지 손흥민의 장점이라면 양발 슈팅에 능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손흥민의 주 발은 오른발이다. 하지만 오른발(8골)보다 왼발로만 무려 11골을 터뜨렸다. 살라는 22골 중 주발이 아닌 오른발로 4골에 그쳤으며, 호날두 역시 18골 중 왼발로 터뜨린 득점은 2골이 전부다. 

수비수 입장에서는 양 발을 가리지 않고 슈팅할 수 있는 손흥민을 상대하는 것이 곤욕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박스 안에서만 위력을 발휘하는 공격수가 아니다. 손흥민은 올 시즌 페널티 박스 밖에서 3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다양한 선택지를 갖고 있다. 골이 아닌 패스를 통해 어시스트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9-20, 2020-21시즌 두 자릿수 도움을 기록한데 이어 올 시즌에도 7도움을 기록, 월드클래스임을 입증했다.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살라 22골(PK 5골)
손흥민 19골(PK 0골)
호날두 18골(PK 3골)
조타 15골(PK 0골)
마네 14골(PK 0골)
케인 13골(PK 2골)
자하 12골(PK 4골)
토니 12골(PK 5골)
데 브라이너 11골(PK 0골)
사카 11골(PK 2골)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 xG(기대득점) 순위
살라 22.13골
마네 17골
호날두 16.99골
케인 16.07골
조타 15.87골
손흥민 12.37골
스털링 12.15골
안토니오 12.04골
토니 11.62골
사카 11.46골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 90분당 슈팅 순위
살라 4.4개
호날두 4개
마레즈 3.9개
조타 3.5개
케인 3.4개
그린우드 3.4개
지예흐 3.4개
베르흐베인 3.3개
마네 3.2개
베르너 3.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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