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이틀 연속 KIA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허삼영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4월 30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9안타를 때려내며 5-4로 승리했다. 전날 1-3의 열세를 4-3으로 뒤집었던 삼성은 이날도 7회까지 2-4로 뒤진 스코어를 5-4로 역전하면서 위닝시리즈를 확보하고 7위 KIA와의 승차를 반 경기로 좁혔다(10승 15패).

삼성은 선발 원태인이 5.2이닝 10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한 가운데 0.1이닝을 막은 세 번째 투수 이재익이 시즌 2번째 승리를 따냈고 4타자를 완벽하게 막은 마무리 오승환은 5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타선에서는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이재현이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복귀 후 3번째 경기를 치른 이원석은 8회 KIA의 필승카드 장현식을 상대로 역전 3점 홈런을 작렬하며 삼성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27억 원에 70홈런 305타점 기록한 '가성비 FA'
 
홈런 친 이원석 4월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삼성 이원석이 7회초에 선두타자로 나와 솔로홈런을 치고 홈인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선수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 홈런 친 이원석 4월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삼성 이원석이 7회초에 선두타자로 나와 솔로홈런을 치고 홈인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선수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2005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이원석은 2009 시즌을 앞두고 FA홍성흔의 보상선수로 두산으로 이적해 2016년까지 두산의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약하고 FA자격을 얻었다. 그리고 박석민(NC 다이노스)의 이적으로 3루 자리에 고민이 생긴 삼성에서는 2016년 11월 4년 총액 27억 원의 조건으로 이원석을 영입하며 이원석에게 삼성의 핫코너를 맡기기로 결정했다.

사실 이원석은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장점이 많은 선수였지만 프로 데뷔 후 12년 동안 규정타석을 채운 시즌은 단 두 번(2007, 2009년)에 불과했다. 삼성으로서는 프로에서 대부분의 시즌을 백업으로 보낸 이원석을 주전 3루수로 영입한 것이다. 심정수와 박진만(삼성2군감독),박종호(백송고등학교 감독) 등 과거 타 팀의 주력 선수들을 FA로 영입해 전력을 키우던 '부자구단' 삼성으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원석은 4년 동안 누구보다 가성비가 좋은 '저비용 고효율 FA'로 활약했다. FA기간 4년 동안 481경기에 출전한 이원석은 458안타 70홈런 305타점으로 삼성의 주전 3루수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2018년에는 128경기에서 타율 .301 144안타 20홈런 93타점 74득점을 기록하며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이원석은 최정(SSG랜더스)처럼 화려한 스타는 아니지만 공수를 겸비한 알짜배기 3루수 자원이었다.

2020 시즌이 끝나고 두 번째 FA자격을 얻은 이원석은 삼성과 계약기간 2+1년, 총액 20억 원에 또 다시  FA계약을 맺었다. 어느덧 이원석의 나이도 30대 중반을 향해가고 있었고 계약 마지막 해였던 2020년 삼성 이적 후 가장 적은 홈런(13개)을 때리면서 보장액은 9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이원석이 삼성 내야에서 차지하고 있는 여전한 비중을 고려하면 결코 나쁜 조건은 아니었다.

이원석은 삼성과 두 번째 FA계약을 체결하고 맞은 첫 번째 시즌 구단과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3루수로 103경기에 선발 출전한 이원석은 삼성 이적 5년 만에 가장 많은 131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 .231 92안타 9홈런 59타점으로 인상적인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이원석은 삼성 유니폼을 입은 후 처음으로 시즌 한 자리 수 홈런을 기록했고 59개의 타점 역시 이적 후 가장 적은 숫자였다. 

복귀 후 3경기에서 홈런 2방 폭발
 
홈런치고 홈인하는 이원석 4월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삼성 이원석이 7회초에 선두타자로 나와 솔로홈런을 치고 홈인하고 있다.

▲ 홈런치고 홈인하는 이원석 4월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삼성 이원석이 7회초에 선두타자로 나와 솔로홈런을 치고 홈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올 시즌에도 여전히 삼성의 주전 3루수 자리를 예약한 이원석은 시범경기에서 7경기에 출전해 홈런은커녕 하나의 장타도 없이 타율 .188(16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부진했다. 그리고 이원석은 설상가상으로 시즌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 의심증세로 인한 컨디션 저하로 개막 엔트리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베테랑으로서 삼성 내야에 중심을 잡아줘야 할 이원석이 오히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하며 팀에 '민폐'를 저지르게 된 셈이다.

삼성의 허삼영 감독은 시즌 개막 후 1차지명 선수로 뽑은 2003년생 루키 이재현과 유틸리티 플레이어 강한울을 번갈아 가면서 3루수로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재현은 시즌 초반 괜찮은 타격재능을 보여주고 있는 것에 비해 수비에서는 아직 긴장을 풀지 못하며 5개의 실책을 저지르고 있다. 반면에 강한울은 3루수로 활약하기엔 작년까지 프로 7년 동안 통산 홈런이 1개에 불과할 정도로 파워가 부족하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컨디션 회복 후 퓨처스리그 2경기에서 6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조율한 이원석은 지난 28일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이원석은 28일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 9회 대타로 출전해 LG 마무리 고우석에게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이원석은 시즌 첫 선발 출전 경기였던 29일 KIA전에서 7회 이의리를 상대로 삼성의 타격 침묵을 깨는 추격의 시즌 1호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삼성은 이원석의 홈런이 도화선이 돼 29일 짜릿한 4-3 역전승을 거뒀고 29일 경기의 조연이었던 이원석은 30일 경기에서 직접 영웅이 됐다. 5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2회 첫 타석부터 안타를 때리며 좋은 컨디션을 보인 이원석은 2-4로 뒤진 8회 4번째 타석 1사1, 2루에서 작년 시즌 홀드왕 장현식의 4구째를 잡아당겨 좌측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 홈런을 작렬했다. 이원석은 복귀 3일 만에 오재일, 호세 피렐라와 함께 팀 내 홈런 공동 1위(2개)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에서는 오재일이 지명타자, 이원석이 1루수, 강한울이 3루수로 출전했지만 삼성이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오재일이 1루, 이원석이 3루수를 맡아줘야 한다. 그리고 타격 컨디션과 체력, 그리고 상대 선발에 따라 여러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지명타자 자리를 채워준다면 허삼영 감독의 시즌 운용은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분명한 사실은 이원석의 건강한 복귀와 활약으로 삼성 야수진의 퍼즐이 또 하나 채워졌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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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이원석 역전 3점 홈런 가성비 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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