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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낙동강대구경북네트워크 활동가들이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수원 이전 강행하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사과를 촉구하는 사죄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지난 27일 낙동강대구경북네트워크 활동가들이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수원 이전 강행하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사과를 촉구하는 사죄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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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와 구미시가 지난 4일 구미 해평 취수원을 공동 사용하기로 협정문에 사인한 데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구미시민들과 구미 정치권은 말할 것도 없고 대구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드높다. 낙동강대구경북네크워크는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무책임한 취수원 공동사용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드높였다.

이들에 따르면 대구 취수원 이전은 기본적으로 4대강 보를 전제로 기획된 사업으로 낙동강의 심각한 녹조로 인해서 곧 보를 개방해야 하는 지경에 빠진 현실을 놓고 보면 어림도 없는 기획이란 것이다.

즉 해당 칠곡보의 수문을 열게 되면 낙동강의 수위가 급격히 떨어지게 되고 물량 또한 줄어서 대구에 나눠줄 물이 없다는 것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업을 정부와 대구시가 밀어붙이고 있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인 것이다.

녹색당이 대구 취수원 이전 반대하는 까닭
 
녹색당과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책임하게도 대구 취수원 이전을 강행하는 대구시를 규탄하고 있다.
 녹색당과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책임하게도 대구 취수원 이전을 강행하는 대구시를 규탄하고 있다.
ⓒ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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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중앙당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녹색당이 대구 취수원 이전에 반대하고 나섰다. 녹색당 중앙당은 녹색당 대구시당과 대구환경운동연합과 더불어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형 토건사업에 불과한 대구 취수원 이전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을 전했다.
   
녹색당은 이날 미리 배포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취수원을 낙동강의 상류 구미 해평으로 옮기면 대구 시민은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구미 해평도 4대강 사업으로 보가 설치된 지역이며, 여름이면 녹조가 끼는 현상은 반복되고 있다. 만약 낙동강의 보가 개방되어 물이 흐른다면 구미 해평의 수량은 줄어들게 되어, 구미와 대구 시민들간의 물 갈등이 야기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 사업으로 인해 민민 갈등이 야기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또한 녹색당은 대구 취수원을 구미로 이전하는 순간 "광역취수방식의 도입으로 물값은 톤당 53원에서 233원 올라갈 것이고, 구미로부터 대구까지의 55km의 도수로 건설은 약 7199억 원의 막대한 세금이 투여되야 하는 대형 토목공사에 다름 아니다"고 진단하고는 "취수원 이전이라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허황된 토목공사는 필요없다. 오염을 막고, 오염원을 제거하고, 수질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채, 취수원을 옮겨 문제를 회피하는 것은 대책이 될 수 없다. 취수원이 오염되면 또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지난 겨울 합천창녕보가 개방되자 낙동강이 이렇게 변했다. 넓은 모래톱 위를 맑은 강물이 비로소 흘러간다. 낙동강 재자연화의 가능성을 충분히 맛보았다.
 지난 겨울 합천창녕보가 개방되자 낙동강이 이렇게 변했다. 넓은 모래톱 위를 맑은 강물이 비로소 흘러간다. 낙동강 재자연화의 가능성을 충분히 맛보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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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황된 취수원 이전보다는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취·양수시설의 확충을 최대한 서두르고, 조속한 시일 내에 낙동강의 수문을 개방하는 것이 더 우선이다. 강을 점차 흐르게 하면서도, 취수 시설 확충을 통해 충분히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를 얻을 수 있다. 당장 조금 더 깨끗한 물을 얻겠다고 취수원을 이전하는 언 발 오줌누기식, 건설과 토목 방식의 단기적인 대책은 철회해야 한다. 탄소중립을 위해 화석연료의 사용을 제한해야 하는 긴급한 요구 앞에, 불필요한 토목공사는 더욱더 지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에 우리는 4대강 재자연화를 약속한다. 대규모 토목공사와 낙동강 보 고착, 지역 간 갈등을 유발하는 취수원 이전 철회를 약속한다. 시민들을 설득하고, 다른 단위들과 연대하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는 결의를 밝혔다.

낙동강 수질개선 위해 녹색당이 나설 것

이날 현장에서도 다양한 목소리들이 전해졌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녹색당 대구시당의 황정화 운영위원은 "녹색당은 대구 취수원 이전을 반대하고 대구 취수원이 있는 낙동강의 수질개선을 위해서 대구시가 앞장서야 하며 또한 녹색당이 그에 앞장설 것을 약속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왔다"면서 "오늘 우리가 정말로 낙동강이 없이, 낙동강이 죽은 채로 대구시민들이 살 수 없고 안전할 수 없다는 것을 대구시민들이 그에 대해서 함께 주장할 수 있도록 시민들을 만나갈 것"을 약속했다.
  
▲ 낙동강을 지켜라! 대구 취수원 이전을 반대하는 이유?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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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녹색당 중앙당에서도 기자회견 현장을 찾았다. 녹색당은 이날 '지구를 살리고, 동네를 바꾸는 녹색당 기후철도 2022'를 타고 '강 생태계 복원하는 대구'역에 도착한 것이다. 기후철도에 함께 오른 녹색당 김찬휘 공동대표는 기자회견에 참여해 다음과 같은 연대 발언을 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는 그 당시 낙동강에 물이 부족하다는 논리를 내세워 보를 정당화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겉으로만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 물은 어떤 결과를 낳았나? 보 건설 이후 물 흐름이 정체돼 수질 악화, 녹조 발생, 생태계 교란이 발생했다. 특히 최근 부경대학교 연구진의 조사에 따르면, 낙동강 물로 기른 쌀, 배추, 무 등에서 녹조가 생성하는 맹독성 발암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대량 검출된 바 있다. 보로 만든 물로 농사를 지은 결과가 바로 이런 것이다. 흐르지 않는 물은 생태계 파괴에 이어 국민의 밥상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낙동강의 8개 보는 물론이거니와 이명박 정부 4대강 사업 때 만들어진 모든 보는 일부 개방이 아니라 상시 개방이 되어야 하며, 결국 보 철거로 가야 한다. 하천의 재자연화와 생태계의 복원을 위해서는 보의 철거가 유일한 해답"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기준점은 생태정치이다. 생태의 자연스런 순환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얻으려는 토건 세력, 지역 토호 정치와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 당초에 이명박 후보가 '한반도 대운하'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결과, 토건 세력을 중심으로 국토를 파헤치는 4대강사업이 진행된 것이 아닌가"라고 꼬집으며 "윤석열 당선자도 선거운동 기간에 내놓은 '4대강사업 계승' 공약을 재고하기 바란다. 이것은 정쟁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생태정치는 왼쪽도 아니고 오른쪽도 아니다. 함께 걸어가는 길일 뿐"이라고 윤석열 당선인에게 충고했다.

녹색당 대구시당-대구환경운동연합 정책 협약
  
녹색당 대구시당과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정책협약식을 맺고 낙동강 재자연화를 위해서 매진할 것을 서로 약속했다.
 녹색당 대구시당과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정책협약식을 맺고 낙동강 재자연화를 위해서 매진할 것을 서로 약속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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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대구시당은 기자회견 후 4대강사업 투쟁의 최전선에 서 있는 대구환경운동연합과 정책협약식을 체결했다. 이들은 사인한 정책협약문을 통해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공동 결의했다.
 
첫째,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해 보 처리 방안 이행계획과 자연성 회복 종합대책을 신속히 추진하고, 강 유역의 안정적 농업용수 공급이 가능하도록 취·양수장 개선을 조속히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둘째, 국토 구석구석을 적시는 작은 하천을 비롯해 우리 강 전역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발원지부터 하구까지 통합관리를 할 수 있도록 힘쓴다.

셋째, 수질과 강 중심의 생태계를 고려한 유역 단위 통합물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4대강 유입 산단 폐수에 대한 상수원 수준의 관리 강화로 본류 수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넷째, 기능을 상실한 전국 곳곳의 보들을 해체해 강물이 흐르게 한다.

다섯째, 대규모 토목공사와 낙동강 보 고착, 지역 간 갈등 유발하는 취수원 이전 철회를 위해 대시민 홍보 및 활동을 공동 모색한다.
 
이들의 결의대로 4대강 재자연화가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서 영남의 젖줄 낙동강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기를 또한 전국의 모든 강들이 보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롭게 흐를 수 있기를 함께 간절히 바라본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으로 활동하면서 지난 14년간을 낙동강과 내성천 현장을 기록해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4대강사업의 허구성을 낱낱이 고발하고 있다.


태그:#대구 취수원 이전, #낙동강, #녹색당, #대구환경운동연합, #낙동강 재자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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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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