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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경선에 나선 장종태 예비후보(왼쪽)와 허태정 대전시장이 21일 대전MBC 주최 TV토론회에 참석, 열띤 공방을 벌였다. 사진은 장 예비후보가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대전시와 넥슨의 협약서' 사본을 들고 질문을 하고 있는 장면.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경선에 나선 장종태 예비후보(왼쪽)와 허태정 대전시장이 21일 대전MBC 주최 TV토론회에 참석, 열띤 공방을 벌였다. 사진은 장 예비후보가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대전시와 넥슨의 협약서" 사본을 들고 질문을 하고 있는 장면.
ⓒ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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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와 넥슨이 맺은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100억 원 후원 협약이 대전시장 선거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과 더불어민주당 후보자 선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장종태 예비후보가 연일 이 문제를 거론하며 허 시장에게 맹공을 퍼붓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공공어린이재활병원건립을 이끌어낸 시민단체들까지 나서서 대전시와 허태정 대전시장의 사과를 촉구하면서 논란은 선거 국면을 타고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장종태 예비후보는 22일 오후 대전시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허태정 시장은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 관한 거짓말을 멈추고 장애아동 가족을 위해 '병원 건립의 공공성'을 회복시키라"고 촉구했다.

이러한 장 예비후보의 주장은 전날 있었던 TV토론회의 연장선이다. 장 예비후보는 지난 21일 열린 토론회에서 '공공어린이재활병원 논란'을 거론하며 허 시장을 몰아세웠다. 그는 대전시가 넥슨과 밀실협약을 통해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명칭에서 '공공'을 빼고 '넥슨'을 집어넣었고, 넥슨에게 운영권까지 넘겨주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허 시장은 '공공을 뺀다'는 표현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운영주체도 충남대병원이기 때문에 경영권을 넘겨주는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다만 허 시장은 이런 문제를 잘 원만히 해결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시장으로서 정말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이에 장 예비후보는 허 시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재반박하고 나섰다. 장 예비후보는 시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전시와 넥슨의 업무협약서와 실시협약서 사본을 들고 나와 배포했다. 이 협약서는 그동안 대전시가 전문을 공개하지 않았던 문서다. 제보를 받았다고 밝힌 장 예비후보는 전날 열린 TV토론에서도 이 문건을 보여주며 질문을 한 바 있다.

장 예비후보는 이 협약서에 따르면, 대전시가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추진하면서 넥슨재단으로부터 100억 원의 후원을 받는 조건으로 병원 명칭에서 '공공'을 뺐으며, 넥슨재단이 운영위원회 구성, 병원장 임명 등 운영 전반에 참여하도록 했다면서 이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가치를 훼손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전날 허 시장이 토론회에서 "시장님, 협약서에 사인하셨죠?"라고 묻는 장 예비후보의 질문에 "저는 포괄적 협약서에 사인을 한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실무자들이 협의를 통해 정하게 된다"라고 답변했는데, 이는 '명백한 허위'라는 게 장 예비후보의 주장이다.
  
22일 오후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장종태 대전시장 예비후보.
 22일 오후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장종태 대전시장 예비후보.
ⓒ 장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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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허태정 시장의 발언에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로서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며 "허 시장의 발언이야말로 명백한 허위다. 협약서 제 8조(명칭의 결정) 1항에 따르면 '대전시는 대전충남넥슨어린이재활병원을 병원 명칭으로 사용하여야 하며, 병원 명칭은 양 당사자 합의에 의하여만 변경할 수 있다'로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공공을 빼고 '대전충남넥슨어린이재활병원'으로 명칭을 정하려다가 복지부가 대전시에 '○○권 공공어린이재활병원'으로 사용하라는 지침을 내리고, 제가 지난 12월 '대전시는 공공성 확보를 위해 공공어린이재활병원 명칭에서 기업 '넥슨'의 이름을 빼야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여론이 악화되자 넥슨과 협의해 병원 명칭에서 '넥슨'을 삭제하고 '공공'을 넣은 것 아니냐"고 따졌다.

장 예비후보는 또 "허 시장 말씀처럼 경영권은 충남대병원에 있겠지만, 기부금을 받으면서 운영권의 많은 권한을 넥슨에게 넘겨 준 것도 사실"이라며 "협약서 제7조(운영위원회) 1항에는 '운영위원회에 넥슨재단 또는 넥슨재단이 지정하는 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2항 '병원장 임명은 대전시와 넥슨재단이 상호 협의한다', '대전시는 넥슨재단이 운영위원회에 참여하는 등 병원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라고 명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 예비후보는 "이렇게 민선7기 대전시 허태정 호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과 관련해 명칭뿐만 아니라 운영에서도 '공공'을 뺀 게 맞다. 운영과 관련한 많은 부분을 후원기업에 넘겨준 것도 맞다"며 "이게 공공어린이재활병원 맞나? 이 협약서마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할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예비후보는 끝으로 "저는 이 문제와 관련, 지난 토론회에서 허태정 시장의 책임 있는 사과를 바랐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 지적에 대해 마치 제가 잘못된 내용을 얘기하는 것처럼 하시는 태도에 큰 실망감을 느꼈다"고 말하고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린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관한 밀실행정과 거짓말을 이제 그만 멈춰 달라"고 촉구했다.

대전 7개 시민·사회단체, "공공성 훼손 사실 사과하고 협약서 파기하라" 
 
대전충남권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조감도.
 대전충남권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조감도.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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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어린이재활병원 밀실 협약'과 관련, 허태정 대전시장과 대전시를 비난하는 것은 장종태 예비후보뿐만이 아니다.

22일 사단법인 토닥토닥을 비롯한 공공병원설립운동연대, 대전의료원설립시민운동본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 7개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공동 성명을 내 "대전시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공공성 훼손 사실을 사과하고 협약서를 파기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해 말 대전시와 넥슨의 협약서 공개를 요구했으나, 대전시가 거부해 현재 정보공개 행정심판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협약서 전문이 공개됐다.

이 협약서에 따르면, 그 동안 문제로 지적됐던 ▲넥슨어린이재활병원으로 기업 명칭 사용 ▲병원장 임명 시 대전시와 넥슨재단 협의 ▲넥슨재단 운영위원회 참여 ▲20억 이상 사업비 증감 시 대전시와 넥슨재단 협의 등이 실제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사단법인 토닥토닥을 비롯한 대전지역 단체들이 다시 한 번 대전시의 사과와 협약서 파기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허태정 대전시장과 대전시는 아직까지도 '공공성 훼손'이라는 것을 인정하지도, 사과하지도 않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넥슨과의 재협의를 통해 내용을 개정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협약 개정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그렇기에 대전시장 선거에서 다시 이슈가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선거 국면에 들어가면서 다시 불거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공공성훼손 논란을 일부에서는 '상대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정치적 행위일 뿐이다', '시민단체들도 이에 이용당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만일 대전시가 넥슨과의 협약을 처음부터 투명하게 공개했더라면 이러한 논란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협약서의 공공성 훼손 여부다. 공개된 실시협약서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협약의 목적부터 세부사항까지 공공성을 훼손한 정도가 심각하다. 대전시가 넥슨에게 100억을 대가로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팔았다는 일부의 주장을 부정하기조차 어렵다"면서 "대전시가 어떻게 이런 협약서를 체결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또 "계약의 내용도 문제지만 제10조에서는 기재 오류도 보여 협약서에 대한 검토도 제대로 된 것 같지 않다"며 "이 협약서가 사실이라면 허태정 대전시장이 공공성을 훼손한 일이 없다는 말은 거짓이고, 선의로 진행했다는 말은 문제의 심각성을 무시한 발언"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들은 끝으로 "대전시는 공공성을 훼손하는 협약서를 체결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협약서를 파기해야 한다"며 "그리고 그동안 넥슨재단과 진행한 내용을 모두 공개하고 협약 문제해결과 제대로 된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건립과 운영을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건우아빠'로 알려진 김동석 사단법인 토닥토닥 이사장을 비롯한 전국의 많은 장애아 부모 및 시민사회단체들이 수년 동안 건립의 필요성을 촉구하는 운동을 벌여, 문재인 대통령 공약으로 채택된 정책이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100대 정책과제로 선정, 권역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가장 먼저 오는 9월 대전에 대전충남권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개원할 예정이다.

이 병원 건립비용은 국비 78억 원, 시비 229억 원 등 총 347억 원의 공공예산과 넥슨의 후원금 100억 원 등 총 447억 원이다.

다음은 장종태 예비후보 측이 공개한 대전시-넥슨 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업무 협약서와 실시협약서 전문이다.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예비후보가 공개한 '대전광역시-(재)넥슨재단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업무 협약서'.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예비후보가 공개한 "대전광역시-(재)넥슨재단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업무 협약서".
ⓒ 장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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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태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예비후보가 공개한 '대전광역시-(재)넥슨재단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실시협약서'.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예비후보가 공개한 "대전광역시-(재)넥슨재단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실시협약서".
ⓒ 장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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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태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예비후보가 공개한 '대전광역시-(재)넥슨재단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실시협약서'.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예비후보가 공개한 "대전광역시-(재)넥슨재단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실시협약서".
ⓒ 장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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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공공어린이재활병원, #장종태, #허태정, #대전시, #사단법인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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