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사회

포토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2호선 시청역사 내에서 지하철 탑승시위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2호선 시청역사 내에서 지하철 탑승시위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2호선 시청역사 내에서 지하철 탑승시위를 하려고 하자 경찰이 저지하고 있다. ⓒ 이희훈
 
"시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그런데 우리도 이동하고 싶습니다. 죄송합니다. 우리도 똑같은 시민입니다.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시민과 함께 살아가고 싶습니다."

시청역에서 충정로로 향하는 지하철 2호선. 배재현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서울장차연) 대의원이 승강장 6-2 바닥에 엎드린 채로 발언을 이어갔다.

뇌병변 장애인인 그는 21일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아 전동 휠체어에서 내렸다. 그의 뒤로 뇌성마비 장애인 등을 포함 5명이 휠체어에서 내려 무릎과 팔로 열차 바닥을 기었다. 바닥에 엎드린 이규식 서울장차연 대표는 비장애인인 전장연 관계자의 발목을 붙잡고 조금씩 이동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가 서울 지하철 출근길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지난 3월 29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아래 인수위)와 면담 뒤 잠정 중단한 지 22일 만이다. 전장연은 "인수위가 책임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라면서 서울지하철 2호선과 3호선에서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탑니다' 시위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지하철을 타고 다른 역으로 이동했던 종전 방식 대신, 열차에 탔다가 내리는 방식으로 시위했다. 승차한 뒤 열차 내부를 가로질러 다른 문으로 하차하는 형태였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2호선 시청역사 내에서 지하철 탑승시위를 하자 한 승객이 욕설을 하며 시위를 중단하라고 외치고 있다. ⓒ 이희훈
  
장애인들이 바닥을 기는 '오체투지' 시위를 이어가는 동안 "장애가 뭐 대수냐", "너네가 뭔데 내 출근을 방해하냐"라며 두 명의 시민이 이들에게 불만을 드러냈다. 마이크를 쥔 문애린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연신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데 저도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배 서울장차연 대의원, 이 서울장차연 대표, 유진우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가 바닥에서 서로의 몸을 포갠 채 문 소장의 휠체어를 붙잡고 그의 발언을 지지한다는 뜻을 표했다. 문 소장의 사과에 고개를 끄덕이며 "힘을 내라"는 시민도 있었다. 오전 7시 55분, 장애인들이 열차에서 내릴 때까지 25분간 해당 열차의 이동이 지연됐다. 

장애인 "지하철 타고 이동하겠다"... 경찰 "시민 통행 방해말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2호선 시청역사 내에서 지하철 탑승시위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2호선 시청역사 내에서 지하철 탑승시위를 하려하자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입구를 봉쇄하고 있다. ⓒ 이희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2호선 시청역사 내에서 지하철 탑승시위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잠시 시청역 승강장에서 숨을 고른 장애인들은 오전 8시 30분, 휠체어 탄 채 지하철로 이동하려 움직였다. 하지만 열차가 들어오자 경찰 수십 명이 출입문을 막아섰고 이 과정에서 장애인들이 휠체어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바닥에 떨어지는 과정에서 이마에 상처를 입어 피를 흘린 문 소장이 "지하철만 타겠다는데 왜 이러냐"라며 항의했다. 경찰의 갑작스러운 통제에 전장연 관계자가 급히 마이크를 쥔 채 "경찰여러분, 왜 그러십니까. 저희 지하철로 이동만 하겠습니다"라고 설명했지만 소용없었다. 

한명희 전장연 조직실장 : "경찰분들 저희 지금 이동하려고 합니다. 지하철 막지 않겠습니다. 제발 좀 보내주십시오."
남대문경찰서 경비과장 : "전장연은 시민들의 승차를 방해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지금 일반 시민의 통행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2호선 시청역사 내에서 지하철 탑승시위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2호서 시청역사 내에서 지하철 탑승시위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2호선 시청역사 내에서 지하철 탑승시위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경찰은 "전장연의 시위가 집시법 위반 행위"라는 말을 반복하며, 장애인들의 휠체어 이동을 통제했다. '장애인들의 지하철 탑승을 왜 막느냐'고 기자가 묻자 한 경찰관계자는 "그냥 이동할지 시위를 할지 어떻게 아느냐"라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으면 안되지 않냐"라고 답했다. 

1시간여 동안 경찰과 실랑이를 벌여야 했던 장애인들은 오전 9시 30분, 결국 지하철 이동을 포기했다. 한 실장이 "경찰여러분, 우리 5분 안에 정리하겠습니다. 제발 비켜주세요. 제발 길 막지 말아주세요"라고 호소하자 경찰이 한발 물러섰다. 장애인들은 엘리베이터로 이동해 시청역 4번 출구로 향했다. 

이들은 덕수궁 대한문 앞으로 자리를 옮겨 장애인의 날인 20일부터 1박 2일 이어간 '장애인권리보장 촉구 결의대회' 마무리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경석 전장연 공동상임대표는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의 이름을 언급하며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인사청문회에서 추경호 내정자가 장애인권리예산 관련 답변을 하겠다고 약속하면 시위를 중단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인수위는 지난달 전장연의 요구안을 받아갔지만 (예산과 관련해선) 공식적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예산은 차기 정부의 몫이라고 한다"라며 "이제 답을 줄 책임 있는 부처는 기재부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추경호 기재부 장관 후보자가 검토가 아닌 답변을 하길 바란다"라며 "청문회 때 답변을 내놓겠다고 약속하면 내일이라도 시위를 그만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2호선 시청역사 내에서 지하철 탑승시위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2호선 시청역사 내에서 지하철 탑승시위를 하며 부착한 선전 스티커를 한 20대 청년이 뜯어 내고 있다. ⓒ 이희훈
21일 오전 서울 중구 2호선 시청역사 내에서 지하철 탑승시위를 하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경찰의 저지로 바닥에 쓰러졌다. ⓒ 이희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2호선 시청역사 내에서 지하철 탑승시위를 하고 있다. ⓒ 이희훈
태그:#전장연, #지하철, #인수위
댓글170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42,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