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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4월 1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3월 고용 현황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4월 1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3월 고용 현황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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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휩쓸고 간 우크라이나 북부 소도시 부차(Bucha)에서 민간인 수백 명이 사살됐다는 학살 의혹에 국제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여러분도 부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봤을 것"이라며 "부차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너무 충격적이며, 모두가 그것을 봤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는 잔혹하다"라며 푸틴을 또다시 '전범'(war criminal)이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그 자는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전쟁범죄 재판을 하도록 모든 세부 자료와 증거를 모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러시아에 더 많은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계속 러시아에 맞설 수 있도록 필요한 무기를 제공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와 관련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러시아 전쟁 범죄에 대한 자료를 만들고 정보를 제공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적절한 기관이나 기구에서 모든 정보를 하나로 모아서, 우크라이나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정확히 밝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외교부도 이날 러시아 외교관 40명에 대한 추방 명령을 발표하며 "부차에서 벌어진 사건은 러시아 지도부의 선전을 따르는 사람들의 믿을 수 없는 잔혹함을 드러낸다"라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러시아, 우크라 국민 말살하려 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미 CBS 방송 인터뷰 갈무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미 CBS 방송 인터뷰 갈무리.
ⓒ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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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점령했다가 퇴각한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 지역에서 410구의 민간인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관련해 다른 지역에서도 민간인 시신이 계속 나오는 상황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무더기로 발견된 민간인 시신들의 손과 다리가 묶여 있고 총살당한 흔적이 발견되기도 하면서 러시아군이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관련해 국제사회의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미 CBS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우크라이나 국민 전체를 말살하려는 '제노사이드'(genocide)를 저지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제노사이드는 특정한 국민이나 민족, 인종, 종교, 정치 집단을 전멸시킬 의도로 행해지는 집단 학살을 뜻한다.

이날 부차를 직접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부차에서 벌어진 잔학 행위는 러시아군의 본성을 보여준다"라며 "그들은 사람을 동물보다 못하게 대했다"라고 비난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광범위한 성폭행을 저지른 정황이 포착됐다며 피해자와 목격자들 증언을 토대로 보도하기도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러시아군의 집단 학살 의혹에 대해 "부차에서 살해된 민간인들의 모습을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라며 "효과적인 책임 규명을 위해 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규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조사와 증거 수집을 위해 우크라이나와 공동 조사팀을 만들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우리와 무관... 날조된 것" 반박 

2006~2009년 미국의 전쟁범죄 담당 대사를 지낸 클린트 윌리엄슨은 AP통신에 "처형된 민간인 시신이 발견된 것은 강력한 전쟁 범죄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는 "손을 묶거나 눈을 가리고 고문한 흔적, 성폭행의 정황이 발견되면 설득력이 더 높아진다"라며 "피해자가 민간인이든, 포로가 된 군인이든 이런 행위가 허용되는 일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러시아는 국제형사재판소(ICC) 회원국이 아니어서 실제로 기소와 재판이 이뤄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망이 불투명하다.  

한편,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주장한 민간인 학살 정황은 러시아를 비방하기 위해 날조된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국제사회가 비판하고 있는 사건은 러시아군과 무관하다"라며 "러시아의 설명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며, 다양한 출처로부터 정보를 얻어야 한다"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러시아는 이번 의혹을 국제적 차원에서 논의하자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소집을 요청했으나, 이달 안보리 순회 의장국인 영국이 거부했다.  

태그:#우크라이나, #러시아, #제노사이드, #전쟁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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