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골 세리머니 2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골을 성공시킨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손흥민 골 세리머니 2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골을 성공시킨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11년 동안 이어져 온 이란전 무승행진이 마침내 깨졌다. 이와 함께 대표팀은 목표였던 조 1위 탈환도 눈앞으로 다가오게 됐다.  

축구대표팀이 24일 밤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이란과의 홈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7승 2무의 성적을 기록한 한국은 이란을 밀어내고 조 1위로 올라서 29일 열리는 UAE와의 마지막 10차전에서 패하지 않는다면 1위를 확정지을 수 있게 됐다.  

손흥민의 한 방에서 시작된 희망, 17년 만에 두 점차 승리  

초반 분위기는 이란이 가져갔다. 강한 전방압박을 통해 한국의 빌드업을 저지한 이란은 한국 수비진의 실수를 유발시키며 전반 2분 하지사피가 득점기회를 만든 데 이어 16분에는 누롤라이가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  

이란의 압박에 고전하던 한국은 전반 20분을 기점으로 경기 주도권을 가져왔다. 중원에서 한 박자 빠른 원터치 패스를 통해 상대 압박을 풀어낸 한국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이재성, 황희찬, 권창훈이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상대 수비를 공략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전반 29분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파울을 얻어내 프리킥 기회를 만드는등 의미있는 공격을 펼쳐나갔다.  

결국 전반 막판 선제골을 얻었다. 중원에서 정우영의 컷팅과 함께 시작된 한국의 공격에서 손흥민이 수비수 네 명을 달고 돌파를 시도한 뒤 중거리슛을 시도했고 이것이 이란 아베드자데 골키퍼 맞고 골로 연결되면서 한국이 리드를 안은 채 전반을 마쳤다.  

한 골의 리드를 빼앗긴 이란은 후반전 들어 메디푸르와 사야드마네시를 투입해 동점골을 노렸으나 공격의 파괴력은 현격히 떨어졌다. 이에 반해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손흥민과 황의조가 연달아 유효슈팅을 만들어내는 등 분위기를 탄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노력은 후반 18분 결실을 맺었다. 왼쪽에서 이어진 한국의 공격기회에서 황희찬의 패스를 받은 이재성이 낮게 크로스를 올리자 이를 김영권이 침착하게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2대 0으로 점수를 벌렸다  

2골차의 리드를 갖자 벤투 감독은 황의조를 빼고 조규성을 투입한 데 이어 후반 34분엔 김민재 대신 박지수를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수비가 흔들려 아즈문과 사야드마네시에게 슈팅기회를 내줘 위기를 맞었으나 한국 역시 손흥민과 김진수가 위협적인 슈팅을 만들어내는 등 경기내내 상대를 압도하며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이란에 2대 0 승리를 거둔 한국은 2011년 1월 이후 8경기 만에 이란전 승리에 이어 17년만에 2골차 승리를 거뒀다.  

마침내 깨진 이란전 무승행진, 벤투호가 얻은 수확  
 
한국 이란에 승리 거두며 홈 20경기 연속 무패행진 2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 이란과의 홈 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를 거두며 조1위로 올라선 대한민국 축구팀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 한국 이란에 승리 거두며 홈 20경기 연속 무패행진 2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 이란과의 홈 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를 거두며 조1위로 올라선 대한민국 축구팀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1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린 AFC 아시안 컵 8강전에서 1대 0 승리를 거둔 이후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다. 2012년 10월 아자디 원정 0대 1 패배를 시작으로 지난해 10월까지 7경기에서 3무 4패를 기록한 한국은 이란과의 상대전적에서 9승 10무 13패로 열세를 보이게 됐다.

여기에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의 주먹감자 사건, 김영권의 실언 등 경기 외적인 잡음까지 이어지는 등 이란과의 악연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져만 갔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달랐다.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와 조 1위 달성이란 확실한 동기부여가 경기초반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기내내 압도적인 경기내용을 선보이며 11년간 이어져 온 이란전 무승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무엇보다 경기내용이 좋았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란이 타레미와 자한바크슈, 에자톨라이등 팀의 핵심선수들 다수가 빠졌다는 점이 있었다곤 하지만 한국 역시 팀의 핵심인 황인범이 빠진 가운데 일부 선수들이 코로나 확진으로 인한 자가격리를 거치는 등 적잖은 누수가 있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이어져온 벤투호의 팀 컬러가 지속적으로 유지된 채 승리를 거뒀다.  

이란전 승리를 통해 한국은 목표로 했던 조 1위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 전 까지 이란에 승점 2점 뒤진 2위에 오른 한국은 9차전 승리를 통해 이란에 승점 1점 앞선 1위로 올라섰는데 29일 열리는 UAE와의 최종예선 10차전에서 승리한다면 2010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12년 만에 최종예선을 1위로 마치게 된다. 대표팀이 UAE에 강했다는 점, 이란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을 고려했을 때 승리를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아울러 벤투 감독은 대표팀 전임감독제 시행 이후 최다승을 기록한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전까지 최장기간 부임기록을 달성했던 벤투 감독은 이란전 승리로 28승을 기록해 이 부분에 있어서도 새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특히 그 상대가 이란이었다는 점에서 그 승리가 더욱 의미있었다. 이렇듯 한국은 이란전 무승행진에 마침표를 찍음과 동시에 많은 수확을 가져다 준 경기였다. 이번 이란전은 선수와 코칭스태프, 팬들 모두가 간절히원했기에 거둘 수 있었던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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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월드컵 대한민국 이란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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