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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경남본부는 4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4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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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경남본부 전·현직 간부들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선거 후보 지지선언을 하자, 경남본부가 '진보정당 지지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이에 이 후보를 지지한 인사들이 경남본부 측에 사과를 요구하는 등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앞서 허연도 민주노총 경남본부 지도위원, 이흥석 전 경남본부장, 차수섭 재료연구원지부장, 이창재 전기연구원지부장 등 전·현직 간부들은 지난 2일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열린 '양대노총 전·현직 간부의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에 참여하거나 이름을 올렸다.

당시 한국노총 경남본부를 포함해 전·현직 간부를 포함한 노동자 3000명 이상이 이 후보 지지선언에 이름을 올렸는데, 민주노총 일부 인사도 함께한 것. 이는 민주노총의 '진보정당 지지' 방침과 다른 처사다.

그러자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4일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친재벌 보수양당 대선후보 심판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나섰다. 

조형래 본부장은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에 민주노총이 거론되면서 자칫 오해와 우려가 생길 것을 판단해 입장을 밝히게 됐다"며 "민주노총 정치방침은 '4개 진보정당' 후보 지지다. 그런데 몇몇 전현직 간부들이 이탈해서 안타깝다. 민주당은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 예의를 갖추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선영 민주노총 경남본부 부본부장 겸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장은 "소식을 듣 민주노총 조합원으로써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꼈다. 과연 이들이 얼마나 110만 민주노총을 우롱하고 있는지 알기나 하고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강 부본부장은 "민주노총은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진보정치의 단결과 성장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왜 친재벌·노동무시 정권인 민주당을 지지한다면서 민주노총 이름을 팔아먹느냐. 아무리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해서 민주노총 조합원의 뜻을 왜곡시키고 호도하는 그런 비열한 행동은 하지 말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회견문을 통해 "군사독재정권의 후예인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화, 친노동 세력으로 자부하는 노무현·문재인 정권 또한 노동자계급을 외면하고 배신했고 탄압한 점에서 보수 양당 간의 차이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와 거대여당 민주당은 촛불정권을 자임했지만 뿌리 깊은 반노동 정책 청산은 고사하고 한국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켰으며 대미 굴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역사의 진보와 노동자계급의 힘을 믿지 못하는 사람에게 돌아갈 것은 쓰디쓴 좌절과 회한밖에 없다"며 "노동을 모르고, 노동에 대한 존중을 모르고, 노동자계급 단결의 무서움을 모르는 천박한 친재벌 보수 양당 대선후보들의 노동계급에 대한 일방적 구애와 헛된 망상을 단호하게 거부한다"고 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4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4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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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선언 참가자들 "조형래 본부장 사과하라"

반면,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선언 참가자들은 이날 낸 입장문을 통해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에 참가한 민주노총 출신 인사들을 개인적 일탈로 치부한 데 대해 기자회견을 주도한 조형래 본부장의 사과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노총 정치방침 중 어디에도 중앙집행위원회 성원 이외에는 정치적 의사결정과 지지표명을 제한한 조항이 없다"며 "지난 3월 2일 '양대노총 전·현직 간부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에 참가한 민주노총 간부들 중에는 중앙집행위원회 성원이 단 한명도 없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현직 간부들의 정치적 의사표명을 개인적 일탈로 치부한 것은 조합원의 정치적 자유를 침해한 것이며, 당사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면서 "이에 대해 응당한 사과와 책임을 엄중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무릇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정치적 요구와 이해를 대변하는 조직이다"라며 "지금 현장 조합원들이 가지고 있는 대통령 선거에 대한 생각이 어떠한지 부디 막힌 귀를 열고 들어 보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들은 "갈라질 대로 갈라져 특정 정파들의 상층부 이해만 대변하는 집행부는 이미 그 존재의 의미가 없다"며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현장 조직력의 약화와 노동조합의 위기, 노동계급 양극화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조합원의 요구와 이해에 무관한 특정 정파 상층부의 이해만 대변하는 것으로부터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태그:#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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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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