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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주체국민회의에 의해 제9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박정희 대통령의 취임식이 1978년 12월 27일 장충문화체육관에서 거행되었다. 약 3000여 명의 각계 인사가 취임식에 참석하였다. 박정희 대통령이 딸 박근혜와 함께 취임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통일주체국민회의에 의해 제9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박정희 대통령의 취임식이 1978년 12월 27일 장충문화체육관에서 거행되었다. 약 3000여 명의 각계 인사가 취임식에 참석하였다. 박정희 대통령이 딸 박근혜와 함께 취임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대통령 기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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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구현사제단은 11월 13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상지회관에서 '남을 위한 삶'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가난한 이웃에 대한 신학적 반성을 성찰하면서 성서에 나타난 가난한 이들의 고뇌와 희망에 대한 '결의문'을 〈신앙인의 이름으로 밝히는 '11월의 결의'〉에 담았다.

"사제로서 이웃의 아픔과 고통 그리고 어두운 현실에 대한 체험을 그리스도 안에서 재반성, 성찰하여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남을 위한 삶을 정립하려는 것이다."라는 서두에 이어지는 내용이다.

1. 말살되어가는 학원의 자유를 위한 학생들의 말과 행동의 의사 표시는 현실에 요청되는 진리와 정의를 추구하는 정당하고 양심적인 외침이기에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이를 적극 지지하고 이에 동참하며 구속된 학생들을 즉시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

2. 정부 주도로 빚어진 농민의 노풍 피해를 정당하게 보상하고 가톨릭농민회에서 조사, 요구한 쌀 생산비를 보상하라.

3. 문공부에서 발송된 교회의 정기 간행물에 대한 중지 통보들은 복음의 선포와 강론의 연장인 고유한 교회의 신앙 표현을 제한 내지 말살하려는 것이 분명하다. 이는 종교 자유에 대한 엄연한 침해다. 우리는 이와 같은 당국의 저의를 고발하고 신앙의 자유를 수호하기로 결의한다. 

4. 우리는 자유언론 실천을 위하여 투쟁하여온 언론인들의 계속적인 투옥의 현실을 바라보며 국민의 기본권을 말살하려는 현실을 통탄한다. 이로 인해 투옥된 언론인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한다. 

5. 인간 기본권을 유린하는 제도는 철폐되어야 하기에 78년 사제단의 '4월 선언'을 재확인하며 현 체제하에서 이루어지는 국회의원 선거도 의미가 없음을 천명한다. (주석 6)
1978년 압구정동 개발 당시의 풍경.
 1978년 압구정동 개발 당시의 풍경.
ⓒ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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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단이 '남을 위한 삶'에 대해 성찰할 때 박정희 정권은 자기들을 위한 권력놀음에 여념이 없었다. 10대 총선거가 12월 12일 실시되었다. 유신권력의 인권유린, 사제들을 비롯한 성직자들의 구속, 학생운동탄압, 살농정책, 노동운동탄압, 박동선사건, 현대아파트 불법분양,공화당 성낙현의원 여고생 추행사건 등이 줄줄이 터져 나왔지만, 총선의 결과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정원의 3분의 1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1선거구에서 2명을 뽑는 관계로 결과는 뻔히 알만 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선거결과는 그야말로 예상 밖으로 나타났다. 선거인 총수 1,948만 9,490명 중 77.1%의 투표율을 낸 가운데 공화당 68명, 신민당 61명, 통일당 3명, 무소속 22명이 당선되었다. 53개 지역에서 공화ㆍ신민당 후보가 같이 당선되어 동반당선 사태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신민당이 32.8%의 득표를 차지하여 공화당의 31.7%보다 1.1%를 앞섬으로써 사상 처음으로 야당이 여당의 득표율을 앞서는 이변을 가져왔다.

그 결과 공화당은 9대 때의 73석보다 5석이 줄고 신민당은 52석에서 9석이 늘었다. 게다가 공화당은 대도시인 서울과 부산에서 고전했다. 민심의 이반, 유신체제에 대한 국민의 '소리 없는 아우성'이 투표로 나타난 것이다. 박정희 정권의 몰락은 여기서 발원되었다. 


주석
6> <암흑 속의 횃불(3)>, 188쪽.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연구]는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태그:#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민주주의, #민주화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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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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