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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대전 유성구 월드컵경기장에 있는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자가검사키트를 이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8일 오후 대전 유성구 월드컵경기장에 있는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자가검사키트를 이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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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날보다 3만명 더 증가한 9만여명을 기록하며 오미크론 변이 유행의 정점으로 진입하고 있다. 오는 2월 말을 유행의 정점으로 예측한 정부가 이르면 이주 중 거리두기를 완화할 가능성을 시사해 온 가운데, 의료계에선 '중환자 및 확진자 증가 추세를 더 살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0시 기준 9만443명이 신규 확진되면서 누적 확진자 수는 155만2851명을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수는 15일 5만 7177에 비해 3만 3266명이나 훌쩍 뛰었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발견된 이래 신규 확진이 이처럼 대폭 증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1~15일 간 신규 확진자 수 하루 평균 증가량은 2600여명이었다.

위중증 확진자 수도 이달부터 다시 꾸준히 증가했다. 16일 위중증 확진자는 313명이다. 위중증 환자는 1월 초 500~800명대를 기록하다 이달 초 250명대까지 줄었으나 다시 증가하면서 지난 15일 314명까지 올랐다. 전체 입원 환자 수도 꾸준히 증가해 16일 1686명을 기록했다. 전날에 비해 487명이 더 늘었다.

중환자 전담 병상 사용량도 지난 4일 362병상에서 16일 716병상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위중증 병상 가동률은 전체 2655병상 중 716병상인 27.0%"라며 "이밖에 준-중증병상 가동율은 45.1%, 중등증병상 41.1%, 생활치료센터 가동률은 20.5%로 코로나19 치료 병상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손 반장은 이어 위중증 확진자 수 증가에 대해서도 "확진자가 증가한 이후 2~3주의 시차를 두고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는 편차를 고려해도 낮은 수준으로 중환자가 증가한다"며 "1500-2000명(병상 수) 정도까지 중환자를 감당할 수 있는 의료 대응 여력을 감안할 때 안정적 상황"이라고 말했다.

"의료 현장은 지옥... 정점 후 논의해도 늦지 않아"
 
지난 2021년 11월 23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평택 박애병원의 중환자실이 빼곡히 들어찬 중증환자 병상과 의료진으로 붐비는 모습이다.
 지난 2021년 11월 23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평택 박애병원의 중환자실이 빼곡히 들어찬 중증환자 병상과 의료진으로 붐비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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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정부는 오는 18일 지금보다 완화된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사적모임은 최대 6명까지, 영업시간은 오후 9시까지 제한하는 기준을 각각 최대 08명, 오후 10시로 완화하는 내용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1일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방역 상황을 관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면 언제라도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리겠다"며 거리두기 완화 조정을 시사했다. 김 총리는 지난 14일에도 KBS 1TV 긴급진단 대담에서 "(자영업자 등의) 숨통을 트면서도 오미크론 확산 과정에 기름을 붓는 꼴이 안 되는 방안 사이에서 판단하겠다"며 거리두기 완화 메시지를 재차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14일 같은 프로그램에서 "단계적으로 완만하게 거리두기 조치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다만 "너무 전면적으로 많은 조치가 한꺼번에 풀릴 경우에는 (확진자) 정점의 규모가 커질 수 있다"며 급격한 변화는 경계했다.

정부의 거리두기 완화 메시지에 의료 현장에선 우려 목소리가 먼저 나온다. 확진자 증가 정점 추이과 중환자수 증가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데다, 요양시설 등의 집단 감염 사례가 서서히 늘고 의료진 확진 사례까지 겹치면서 의료 현장은 여전히 혼란이 가중돼있다는 지적이다.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16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정부는 입원가능한 중환자 병상 2000개가 준비돼있다고만 하는데 그렇게 큰소리칠 단계가 아니"라며 "언제 (오미크론 변이 유행의) 정점을 찍을지를 확인하면서 가야 한다. 이유는 중환자가 얼마나 더 발생할지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1500병상 정도만 코로나 중환자로만 차도 암환자, 뇌졸중, 수술을 마친 환자 등 다른 중환자를 보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며 "좀 더 침착하게 확인하면서 가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 의료 현장은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된 지난해 11월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해 병상이 포화되면서 의료 붕괴 위기를 맞은 적 있다. 코로나 전담 병상의 80~90%가 차면서 코로나 확진자를 포함한 중증 환자들이 중환자 병상으로 즉시 전원이 이뤄지지 않아 숨지는 사례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감염내과 부교수는 14일 자신의 SNS에 "요양원, 요양병원, 정신의료기관, 급성기병원 어디하나 빼지 않고 종사자와 환자에서의 감염이 급증하고 있다"며 "적어도 정점은 찍고 나서 거리두기 완화를 논의했으면 한다. 이미 현장은 지옥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질병관리청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등 복수의 연구팀의 분석을 종합한 결과 오는 2월 말에 확진자가 13~17만명으로 정점을 찍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3월 첫째주부터 하루 확진자가 20만명을 넘겨 이 추세가 3월 중순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달리 분석했다. 정 교수는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나는의사다'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이는 PCR 검사체계를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나왔고 실제 검사체계는 개편됐기 때문에 확진자 수는 예측보다 적어질 수 있지만, 검사를 안해 못 찾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숨은 확진자를 고려하면 예측이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그:#오미크론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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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영 기자입니다. 제보 young@ohmynews.com / 카카오톡 rockyrkd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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