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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10번 출구 앞, 매주 토요일마다 이 곳에서 집회가 열린다. '4.15 부정선거 집회', '백신 패스 반대 집회'가 그것이다. 시위대는 왜 강남역을 택했을까, 이들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무엇일까. 1월 22일, 29일 집회 현장을 직접 취재해 확인했다.[편집자말]
19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관람객들이 백신패스를 인증한 뒤 상영관에 입장하고 있다.
▲ 다시 시작된 거리두기, 전체 상영관 백신패스 운영 19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관람객들이 백신패스를 인증한 뒤 상영관에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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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안 쓴다고 지X 하잖아요 자기가 알아서 (사람을) 피해 다니면 상관없어요."

지난 1월 22일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 '백신패스 반대 집회' 현장.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공무원을 따라가 욕설하고 유튜브로 불법 촬영한 시위대 A씨(40·남)가 경찰에 제지 당한 후 뱉은 말이다. 그는 기다란 몽둥이를 들어보이며 "이 X들 다 때려 잡을려고 들고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1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백신패스 반대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강남역에 모이고 있다. 문제는 집회 참가자들이 마스크 착용과 실외 2m 거리두기 등의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직접 현장을 확인한 결과, 지난 1월 22일과 29일 양일 각각 70여 명(18시 기준)의 시위대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집회에 참석했다.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은 시위대 양 옆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발걸음을 재촉했다. B씨(16·여)는 "바로 (시위대) 옆을 지나가는데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아 무섭다"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백신패스 반대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오후 6시부터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위 참여자가 점점 늘어났다. 집회 참가자 A씨는 "실외에선 거리두기를 잘 지키면 (마스크가) 필요 없다"고 말했으나 방역수칙 2m를 제대로 지킨 시위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서초구청 안전 도시과 "거부 심하고 경찰조차도 통제 어려워"
 
1월 22일 강남역 10번출구 인근에서 백신패스 반대 시위가 열렸다.
▲ 2022.01.22 강남역 백신패스 반대 집회 1월 22일 강남역 10번출구 인근에서 백신패스 반대 시위가 열렸다.
ⓒ 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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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강남역 인도에서 70여 명의 마스크 미착용자가 집회를 이어 갔지만, 서초구청 안전 도시과의 마스크 미착용자 계도(마스크 착용 권고) 횟수는 22일 20명, 29일 30명에 불과했다.

안전 도시과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계도하고 난 후 돌아가서 다시 확인해보면 (마스크를) 벗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쓰고 벗기를 반복적으로 하기 때문에 (우리도)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라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선 계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따르지 않을 경우에는 위반 확인서를 발급 하는데, 거부가 심하다"고 전했다.

이어 "확인서 발급을 위해 신분증을 받아야 하는데 현장에 경찰이 있어도 경찰조차 (집회 참가자들을) 통제하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또 그는 "단속을 나가는 인원이 소수이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고 강제적으로 했을 때 시위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며 "실제 시위자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관계자는 "백신 패스 반대 집회는 혼자 또는 2명이 단속을 나가고 있다"며 "마스크는 단속이 아니라, 계도 중심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마스크 착용이 확인되면 (도시과의 개입은) 거기까지만 하게 돼있다"고 설명했다. 

1월 29일 집회 현장을 관리하던 경찰 관계자는 "마스크 관련 (계도는) 서초구청 쪽에서 하고 있고 정도가 넘는 분들은 사후적인 고발 조치를 하는데, 현장에서 바로 조치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노마스크' 집회... "불안하다" 78%
2022.01.29 강남역 백신패스 반대 집회 앞 거리를 지나가는 시민 103명을 대상으로 현장 투표를 진행했다.
▲ 강남역 백신패스 반대 집회 인근 거리 시민 현장 투표 2022.01.29 강남역 백신패스 반대 집회 앞 거리를 지나가는 시민 103명을 대상으로 현장 투표를 진행했다.
ⓒ 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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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노마스크' 집회에 대해 시민들은 어떤 반응일까. 1월 29일 강남역 집회 인근 거리에서 만난 시민 103명을 대상으로 현장 투표를 진행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집회를 하는 참가자들에게 불안감을 느끼냐'는 질문에 78%가 "불안하다"고 답했다. 

C씨(29·여)는 "오미크론이 유행하고 있는데 거리에 마스크를 안 쓴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불안함을 표했다. 반면 '불안하지 않다'에 투표한 D씨(33·남)는 "코로나는 별로 위험하지 않아서 (마스크) 쓰기 싫은데 억지로 쓰는 거"라고 말했다. 백신패스 반대 집회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참가한 E씨(35·여)는 "담배연기도 못 막는 마스크는 착용할 필요가 없다"며 "마스크 착용은 권고일 뿐 개인의 자유"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마스크 착용은 권고가 아닌 의무 사항"이라고 잘라 말했다. 관계자는 "실내 또는 집회나 행사처럼 다중이 모이거나 2m이상 거리두기가 어려운 실외에서는 반드시 입과 코를 가리고 얼굴에 밀착하여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2022.01.22 강남역 인근 백신패스 반대 시위 현장
 2022.01.22 강남역 인근 백신패스 반대 시위 현장
ⓒ 이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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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같은 '노마스크 집회'에 대해서는 어떤 개입이 가능할까. 그는 "방역수칙 위반 사항은 행정 권한이 있는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시정될지 여부는 확답 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강남역 집회 마스크 미착용 사안을 내부적으로 공유해보겠다"고 덧붙였다. 

강남역 북부는 100대 상권 중 1일 유동인구 전국 8위(40만 1423명, SKT 지오비전 2021년 조사)에 해당할만큼 오가는 사람이 많은 곳이다. 노마스크 집회를 누구도 적극적으로 '단속'하지 않는 현 상태로는 집회 내 집단 감염 위험 뿐 아니라 거리를 다니는 시민들의 안전도 위태로울 수 있다.

태그:#강남역, #백신패스반대시위, #실외마스크착용, #거리두기, #방역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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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면 먼 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두려움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사람들은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이해하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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