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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행정법원청사 앞에서 함께하는사교육연합 등 학부모단체들이 방역패스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소장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12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행정법원청사 앞에서 함께하는사교육연합 등 학부모단체들이 방역패스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소장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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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2000명이 코앞이고 청소년은 백신 맞고 4명 사망했다. 백신패스 철회하라." 
"백신 (접종) 이전이 훨씬 안전했다." 
"12개월 전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봐라, 지금의 1/4." 


방역패스 도입 발표 이후, 최근 포털 뉴스 댓글에는 위와 같이 '백신 무용론'을 넘어 백신이 코로나19 감염보다 더 위험하다는 주장까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 방역패스'가 학부모들 사이에서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높인 가운데 '백신 가짜뉴스'까지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그렇다면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한 사람은 실제로 몇 명일까? 

아주 폭넓게 잡아도 13건  

일부 누리꾼들은 정부가 백신 부작용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이상반응관리팀은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 '이상반응 분석결과'를 매주 상세하게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6일까지 이상반응 의심사례 신고 건수 중 사망은 총 1150건이다. 이중 환자 상태가 사망으로 변경된 429명을 포함하면 총 1552건이다.

방역패스 혹은 백신 접종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숫자를 모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숫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18세 이상 1차접종률이 95.6%가 넘어서는 등 4400만 명 이상이 백신을 접종한 상황에서, 1552건의 사망을 모두 백신 접종의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상반응은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모든 상황을 통칭하며 인과성과는 무관하다"라며 "인천시의 이상반응 평가 업무에 참여하고 있는데 실제로 10건 중 1건 정도가 관련성이 있을까 말까한 경우다. 인과성이 증명되지 않거나 백신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이상반응이 대부분이고, (환자는) 기저질환이 없다고 했지만, 실제는 기저절환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한국에서도 실제 백신 접종과 사망과의 인과성이 인정된 경우는 2건에 불과하다. 다만 11건의 경우는 '근거 불충분 사례'다. 이 경우는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이 발생한 시기가 시간적 개연성이 있으나 백신과 이상반응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를 뜻하고, 추후 근거가 발생하면 재평가하게 된다. 정재훈 가천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근거 불충분 사례에 대해 "단시간 내에 인과성을 판단한 것이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열어놓고 봐야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하지만 '근거 불충분'을 합해도 백신접종이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는 사례는 총 13건에 불과하다. 이를 제외한 상당수는 '시간적 개연성'이 없거나, 백신으로 일어나는 반응이 아니거나, 기저질환에 의한 것 등이 대부분이다.  

김윤 서울대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대부분의 사망과 백신은 관련이 없다. 백신 접종 부작용이 그렇게 크다면 한국에서만 사람이 죽는게 아닐텐데, 왜 미국이나 유럽 같은 국가들에서 계속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질병청이 밝힌 국외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사망 건수를 살펴보면 영국은 1889건, 독일 1919건, 호주 719건, 일본 1084건 등이다.

일각에서 한국의 백신 부작용 인정 기준이 엄격하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엄중식 교수는 "우리나라가 유독 인과성 판단 기준이 까다롭거나 그렇지 않다. 다른 나라에서도 통상적으로 활용하는 기준"이라면서 "다만 보상 여부와 인과성 판단은 동일할 필요가 없다. 보상과 관련된 과정은 폭넓고 신속하게 결정해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경제적 고통을 줄이는 것은 필요해 보인다"라고 강조했다.

백신 없었다면? "3~4배 더 사망"
 
코로나19 백신 기본접종과 추가접종(3차접종) 간격이 3개월로 조정됐다. 사진은 지난 12월 13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받는 모습.
 코로나19 백신 기본접종과 추가접종(3차접종) 간격이 3개월로 조정됐다. 사진은 지난 12월 13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받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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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으로 백신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살렸다고 볼 수 있을까?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확진자가 늘어나고 돌파감염이 지속되면서 '백신 무용론'이 나오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3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기자단 백브리핑을 통해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을 비교한 자료를 보면 현재 미접종자는 접종완료자보다 중증화율이 5배 더 높고 사망률도 4배가 높은 것으로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라며 "저희에게 백신이 없었다면 확진자 규모는 2~3배, 중증과 사망 규모는 3~4배 정도로 발생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반장의 해당 발언은 질병청이 12세 이상 내국인 4669만명을 대상으로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된 지난 2월26일부터 11월13일까지 9개월에 걸쳐 분석해서 공개(11/22)한 '코로나19 예방접종 효과' 자료에 근거한 것이다. 9개월간 미접종군과 완전접종군의 사망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 미접종군은 10만명당 0.04명, 완전접종군은 0.01명에 불과했다. 

즉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5730명이므로, 백신 접종 없이는 한국에서도 2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는 의료 대응 체계 등을 고려하지 않는 수치인만큼, 사실상 인명 피해가 더 심각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태그:#코로나19, #백신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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