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가 5분 동안 3골을 터뜨리는 무서운 집중력을 바탕으로 역전승을 일궈내며 다음시즌 K리그 1에서 활약을 이어가게 됐다.

강원이 12일 강릉 종합 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1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대전 하나시티즌과의 경기에서 4-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강원은 1, 2차전 합계 4대 2의 스코어로 승리를 거두고 2022 시즌을 K리그 1에서 활약하게 됐다.

5분 사이 3골, 위기에서 살아난 강원

초반부터 막상막하의 승부가 펼쳐졌다. 대전이 전반 5분 김승섭이 기습적인 슈팅으로 득점을 노리자 강원은 전반 7분 김대원의 중거리슛에 이어 12분에는 프리킥 상황에서 날카로운 슈팅으로 맞대응했다.

선제골은 대전의 몫이었다. 전반 16분 박진섭의 패스를 받은 이종현이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시도했고 이것이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가면서 대전이 합산스코어 2-0으로 달아났다.

다급해진 강원은 전반 20분 츠베다노프의 슈팅을 시작으로 김대원, 츠베다노프가 왼쪽 측면을 활용한 공격으로 기회를 만들어 나갔다. 이런 노력은 전반 26분 김대원이 페널티박스 왼쪽 측면을 파고든 뒤 낮게 크로스를 올렸고 이것이 대전 이지솔 발을 맞고 골문으로 들어가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를 탄 강원은 흔들리는 대전의 수비를 공략해나갔다. 전반 27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대원이 올린 크로스를 임채민이 헤더 골로 연결시키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전반 30분 한국영이 추가골을 터뜨리며 순식간에 3-1로 점수를 벌렸다.

다급해진 대전은 후반 시작과 함께 바이오를 투입한 데 이어 후반 13분에는 박인혁을 투입하며 1골을 넣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강원은 김영빈과 임채민이 제공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가운데 일정한 수비대형을 유지하면서 대전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차단했다.

그렇다고 공격에 소홀한 것은 아니었다. 대전 수비진의 실수를 놓치지 않은 강원은 후반 16분 임창우의 슈팅을 시작으로 19분에는 김영빈이 코너킥 상황에서 날카로운 헤더 슛을 시도하며 대전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특히 후반 38분 역습상황에서 이정협이 왼발로 낮게 깔아찬 슈팅이 대전 김동준 골키퍼 선방에 막히는 등 추가골을 넣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이런 노력은 후반 추가시간 결실로 맺어졌다. 후반 47분 츠베다노프의 패스를 받은 황문기가 수비수 2명을 제친 뒤 낮게 깔아찬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해 4대 1로 점수를 벌렸고 그렇게 승부는 마무리 됐다.

바람잘 날 없었던 강원, 잔류와 함께 힘겨웠던 시즌 마쳐

올시즌을 앞둔 강원은 2002 한일 월드컵의 영웅 이영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한 가운데 축구 전용구장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새로운 도약을 꿈꿨다. 여기에 임창우, 황문기, 김대원, 마사(여름이적시장에서 대전으로 임대이적), 윤석영을 영입하면서 올시즌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출발부터 매끄럽지 못했다. 첫 3경기를 내리 패하며 불안한 출발을 알린 데 이어 10라운드 수원FC전부터 19라운드 대구FC와 치른 9경기에서 5무 4패에 그치는 부진까지 이어지면서 좀처럼 하위권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여기에 선제실점을 허용하는 경기에선 단 1승에 그칠 정도로 뒷심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경기 외적으로도 악재가 계속 이어졌다. 5월에는 공수의 핵심인 임채민과 고무열이 교통사고를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했고 7월에는 김병수 감독의 코치 폭행사건, 8월에는 팀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일정이 모두 연기되는 등 시즌내내 바람 잘 날 없었던 강원이었다.

이런 악재는 김병수 감독 경질로 정점을 찍었다. 포항 스틸러스와의 35라운드 경기에서 0-4로 패한 강원은 김병수 감독을 경질하고 최용수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임명하면서 잔류를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11월 16일 강원의 지휘봉을 잡은 최용수 감독은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10위로 잔류를 하기보단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잔류한다는 현실적인 카드를 꺼내들었고 그 결과 지난달 28일 서울과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이뤄내며 승강 플레이오프행을 확정지었다.

대전과 맞이한 운명의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친정팀을 상대하는 마사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1차전을 패한 강원은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전반 16분 이종현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잔류는 물건너가는듯 보였다.

그러나 위기에서 저력을 발휘한 강원은 전반 26분 이지솔의 자책골을 시작으로 임채민, 한국영이 연달아 득점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가져온 데 이어 종료직전에는 황문기가 잔류를 확정짓는 득점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무엇보다 강원의 승리가 고무적이었던 점은 역전승을 거뒀다는 점이다. 서두에 언급한 대로 올시즌 강원은 선제골을 허용한 경기에서 단 1승에 그칠 정도로 뒷심이 약한 모습을 보였다. 최용수 감독 역시 취임 인터뷰에서 이를 지적하며 팀의 체질을 개선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리고 최용수 감독의 바램대로 강원은 합산 스코어 0-2로 뒤진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무너지지 않고 4골을 터뜨리는 저력을 발휘하면서 극적으로 K리그 1 잔류를 이뤄냈다.

아울러 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 팀이 잔류에 성공한 최초의 팀이 되었다. 2013년부터 시행된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패한 팀은 모두 강등되었던 사례를 볼 수 있었다. 이로인해 강원의 잔류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보였지만 이를 보기좋게 뒤집은 강원은 K리그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올시즌 강원은 성적부진에 경기 외적인 악재가 잇다라 발생하면서 그 어느때보다 험난한 한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최용수 감독의 도박이 보기좋게 성공하면서 잔류라는 최종목표를 이뤄냈다. 강원에게 올 시즌은 '고진감래'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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