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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사실을 유포해 고 백남기 농민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만화가 윤서인씨(사진)와 전 MBC 기자 김세의씨가 26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에서 각각 700만원 벌금형을 받았다. 김세의씨가 선고결과에 대해 인터뷰를 하는 동안 윤서인씨가 멀리 떨어진 채 기다리고 있다.
▲ 김세의 기다리는 윤서인 허위 사실을 유포해 고 백남기 농민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만화가 윤서인씨(사진)와 전 MBC 기자 김세의씨가 26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에서 각각 700만원 벌금형을 받았다. 김세의씨가 선고결과에 대해 인터뷰를 하는 동안 윤서인씨가 멀리 떨어진 채 기다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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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될 일이 뭐가 있나.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는 건 알지만 이번 일로 내가 해오던 일에 대해 위축되거나 그럴 일은 없다."

독립운동가 윤기섭 선생의 후손이자 광복회 고문인 정철승 변호사는 웹툰작가 윤서인씨가 자신을 모욕죄로 고소한 것에 대해 "법원에서 상식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면서 27일 <오마이뉴스>에 이렇게 말했다.

앞서 25일 서울 방배경찰서는 웹툰작가 윤씨를 모욕한 혐의를 받는 정 변호사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12일 윤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일파 집과 독립운동가 후손의 집'이라는 설명이 붙은 사진과 함께 "친일파 후손들이 저렇게 열심히 살 동안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도대체 뭐한 걸까"라고 썼다. 이후 논란이 일자 윤씨는 해당 글을 삭제하며 "논란이 된 제 글은 너무 짧게 쓴 게 실수였다. 표현이 부족해 오해를 부른 점, 그래서 저들에게 빌미가 된 점은 인정하고 사과드린다"라고 적었다.

정 변호사는 윤씨가 최초 글을 올린 이틀 뒤인 1월 14일 페이스북에 윤씨를 '망종'과 '곰팡이'로 비유한 글을 올리며 광복회 회원들과 함께 고발 조치할 것을 예고했다. 실제로 정 변호사는 지난 2월과 4월, 광복회 회원들과 함께 윤씨를 상대로 위자료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한 윤씨의 대응은 정 변호사를 향한 맞고소였다. 윤씨는 "정철승 변호사는 저를 '하찮은 자'라 말하며 자신의 로펌 신입 변호사들을 트레이닝하는 용도로 윤서인에 대한 소송을 맡겨보겠다는 글을 썼다"면서 정 변호사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모욕·협박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후 서울방배경찰서는 명예훼손과 협박 혐의는 적용하지 않고 모욕 혐의만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26일 윤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뉴스를 캡처한 사진을 올리며 "어이쿠 뉴스가 많이도 나왔네. 만화가한테 법으로 혼쭐나는 법조인이라니 너무 창피하다"라고 적었다. 

"윤서인, 진짜 잘하고 있다... 계속 버텨라"
   
정철승 광복회 고문 변호사
 정철승 광복회 고문 변호사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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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 변호사는 이날 통화에서 "윤서인의 대응에 대해 좋게 본다. 윤서인은 정말로 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정 변호사는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제가 (독립운동가를 모욕하고 비방한) 모든 이를 어떻게 다 혼내주겠냐. 딱 한 명만 시범 케이스로 혼을 내는 거다. 그래야 본보기 효과가 생긴다. 그런 의미에서 계속 버티며 깐족대는, 자신을 법적으로 응징하려는 변호사가 자신에게 당한 것처럼 표현하는 윤서인은 정말로 잘하고 있다. 이런 인물이 한순간 망해버리면 어떻게 되겠나? 더욱 극적인 효과가 발생한다. 지켜보는 이들이 간담이 서늘해질 거다."

최근 정 변호사는 시민들과 함께하는 윤서인에 대한 공익소송을 예고했다. 지난 16일 윤씨는 사후 7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린 뒤 "홍범도는 공산주의 투사 아니냐. 대한민국 건국을 위해 한 일이 도대체 뭔데. 평생 공산주의밖에 모르던 소련 공산당원을 대전 현충원에다 묻는 문씨(문재인 대통령) 미쳤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대로 백선엽 같은 인물들 파묘하고 홍범도 같은 인물들 파묻다 보면 대전현충원이 공산주의 혁명열사릉으로 바뀌는 것도 시간문제겠네. 공산주의자들과 싸우다 전사한 호국영령들 제대로 능욕 당했다"라고 썼다.
  
이에 정 변호사는 "홍범도 장군 등에 대한 명예훼손, 모욕 등을 자행한 윤서인에 대해 참가자 1인당 5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고, (고소권자인 유가족들의 동의가 있을 경우) 형사고소까지 제기하는 공익소송을 하고자 한다"라고 자신의 SNS에 게시글을 올렸다. 이 글이 올라간 후 불과 1주일여 만에 1200명의 시민들이 공익소송에 동참했다.

한편 광복회는 26일 오후 성명을 통해 "정 변호사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힌 경찰의 부당한 조치에 대해 깊은 우려와 함께 실망을 표명한다"면서 "검찰은 윤씨의 횡포로 인해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독립운동가 후손을 변호하는 정 변호사의 충정과 진실을 수용해 무혐의 처분을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광복회는 "정 변호사가 해당인의 망언을 지적하는 글에서 사용한 '망종' '곰팡이'라는 말은 상대방을 의도적으로 모욕하려 하기보다는 그를 포함해 그의 행동을 용인하고 있는 우리사회 구성원들의 성찰을 촉구하는 '수사적'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망종은 '아주 몹쓸 종자'란 뜻으로, 행실이 아주 못된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곰팡이는 몸의 구조가 간단한 하등 균류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동물이나 식물에 기생하는 존재를 뜻한다. 정 변호사는 망종과 곰팡이를 사용한 것에 대해 "건강하지 못한 사회에서 윤서인 같은 자가 나타난다는 비유를 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태그:#윤서인, #정철승, #광복회, #홍범도, #모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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