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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25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모빌리티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택시·대리 운전노동자들에게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규탄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25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모빌리티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택시·대리 운전노동자들에게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규탄했다.
ⓒ 신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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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노동자들은 상생 경영을 펼치겠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약속을 믿었습니다. 그래서 시장 진입을 적극적으로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시장에 안착하자마자 돌변했습니다. 상생은커녕 대리운전 노동자들을 자사 서비스에 가입하게 하며, 매달 2만 2000원을 받아갑니다. 김범수 의장님, 이건 갈취입니다."

대리운전 노동자, 택시 노동자들이 국회 앞에 모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25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카카오모빌리티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택시·대리 운전노동자들에게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택시 배차 플랫폼 '카카오T'의 제작·운영 업체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택시업계, 대리운전업계와 번번이 충돌해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앱에서 택시를 호출하고 결제까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한 뒤 택시 회사들을 상대로 영업을 펼쳐 카카오의 택시 호출 서비스에 동참하도록 했다.

지난 2018년에는 목적지가 유사한 사람들끼리 함께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카풀 시장'에 진출하려 했지만, 택시 업계가 가뜩이나 공급 과잉인 택시 시장에서 카풀이 활성화되면 택시 기사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당시 택시 노사 단체들은 카카오의 카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고 일부 기사들은 분신하기도 했다.

"카카오, 시장 손안에 들어오자 돌변"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카카오 모빌리티 독점적 지위 횡포 중단 요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카카오 모빌리티 독점적 지위 횡포 중단 요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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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위원장은 "카카오모빌리티는 처음 업무협약을 제안하면서 '택시 노동자를 위한 협약'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래서 전국 15만 명의 개인택시를 담당하는 단체와 전국택시노조가 모두 업무협약에 서명했다"라면서 "그런데 시장이 손안에 들어오자 이제는 호출요금을 올리며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일  카카오T앱에서 택시를 호출할 때 요금을 더 내면 택시 배차 확률을 높여주는 '스마트호출료'의 서비스금액을 기존 정액 1000원(야간 2000원)에서 최대 5000원으로 인상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요금을 올려 택시 기사들의 호출 수락 비율을 높이기 위한 시도였다고 설명했지만, 소비자와 택시 업계는 거리와 관계 없이 택시를 타기만 해도 8800원(기본료 3800원+호출료 5000원)이라며 반발했다. 결국 카카오모빌리티는 요금 인상 11일 만인 지난 13일 스마트호출료를 최대 2000원으로 조정했다.

구 위원장은 "최근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매달 9만 9000원에 달하는 유료 멤버십을 출시하고, 가맹택시 수수료를 확대하며 택시 업계의 부담을 지우고 있다"라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택시 업계와 시민들의 부담을 늘리는 것이다. 절대적 강자인 카카오가 노동자·시민의 부담을 늘려가는 횡포를 지속한다면, 시장 질서는 무너지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대리운전 업계 역시 카카오모빌리티가 독점하고 있는 현실에 우려를 표했다. 이달 초, 카카오모빌리티의 자회사 CMNP는 이달 대리운전 업계 1위 '1577 대리운전'을 운영하는 코리아드라이브와 '케이드라이브'를 설립하고 1577 대리운전 서비스를 이관받았다.

이어 '카카오 T전화콜' 서비스를 통해 전화로 접수된 대리 콜 중 일부를 카카오T 대리 기사에게 연결하거나 1577 대리 기사들이 카카오T 대리 앱을 통해 전화 호출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위원장은 "코로나로 대리운전 노동자의 매출이 4분의 1로 줄었다. 그런데 플랫폼 1위 업체(카카오)와 전화 콜 1위 업체(1577)가 손을 잡은 것"이라며 "기존 대리운전 회사가 설 곳을 잃은 상황이라 사실상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운영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그런데 카카오모빌리티는 콜 단독배정권 등 좀 더 유리한 조건에서 대리운전하게 해준다는 이유로 대리운전 노동자들에게 월 2만 2000원에 달하는 프로서비스를 권한다"라면서 "대리운전 콜 하나가 수입으로 직결되는 상황에서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이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실상 대리기사를 서서히 쥐어짜는 구조"라면서 "카카오모빌리티는 '16만 명에 이르는 대리운전 기사들과 상생하겠다'는 약속을 이렇게 쉽게 잊는 것이냐"라고 토로했다.

이날, 택시운전 업계를 비롯한 대리운전 업계 관계자들은 "운수 분야 플랫폼 업계를 독점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계속 횡포를 부리며 노동자와 시민의 부담을 늘려간다면,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면서 "택시 노동자와 대리운전 노동자들이 함께 단결해 투쟁에 나서겠다"라고 밝혔다.

태그:#카카오, #대리운전, #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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