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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에 협력한 아프가니스탄 조력자와 가족들을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한 작전이 시작된 가운데, 카불공항에서 신원확인 절차를 마친 이송자들이 한국 공군 수송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정부에 협력한 아프가니스탄 조력자와 가족들을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한 작전이 시작된 가운데, 카불공항에서 신원확인 절차를 마친 이송자들이 한국 공군 수송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 외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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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등과 협력해왔던 아프가니스탄 현지인 380여명이 26일 국내에 들어온다.

최종문 외교부 제2차관은 25일 브리핑에서 "정부는 그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현지인 직원 그리고 배우자, 미성년 자녀, 부모 등 380여 명의 국내이송을 추진해왔다"며 "우리 군 수송기를 이용해 내일(26일) 중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들은 카불공항을 떠나 인근 파키스탄의 이슬라마바드 공항에서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수년간 주아프가니스탄 한국 대사관, KOICA, 바그람 한국병원, 바그람 한국직업훈련원,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팀에서 근무했던 사람들로, 아프가니스탄 상황이 악화되면서 주아프가니스탄 우리 대사관에 신변안전 문제를 호소하며 한국행 지원을 요청해왔다고 최 차관은 설명했다.

최 차관은 이어 "정부는 우리와 함께 일한 동료들이 처한 심각한 상황에 대한 도의적 책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책임, 인권 선진국으로서의 국제적 위상 그리고 유사한 입장에 처한 아프간인들을 다른 나라들도 대거 국내이송한다는 점 등을 감안하여 지난 8월 이들의 국내수용 방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들은 난민이 아니라 특별공로자로서 국내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정부 결정에 따라 범정부 T/F가 즉각 구성되었으며, 이들의 국내이송은 외교부, 도착 후 국내정착에 관한 사항은 법무부가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군 수송기 3대 투입하고, 철수했던 공관원들 카불공항 재진입
 
최종문 외교부 2차관(가운데)이 지난 6월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최종문 외교부 2차관(가운데)이 지난 6월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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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차관의 설명에 따르면 정부는 당초 외국 민간 전세기를 이용하여 이들을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 이송하는 방안을 추진하였으나 지난 15일 카불 상황이 급격히 악화돼 민간 전세기 취항이 불가해짐에 따라 한국 군수송기 3대의 투입을 전격 결정했다.

이어 카타르로 긴급 철수했던 주아프가니스탄 대사관 직원 등 우리 선발대를 22일 카불 공항에 재진입시켜 미국 등 현지 우방국 관계자와 협의하면서 이들의 집결 및 카불 공항 진입을 사전준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우리 군수송기는 지난 23일 중간기착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고, 24일부터 카불과 이슬라마바드를 왕복하면서 아프간인들을 이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차관은 이번에 도착한 아프간인 직원 및 가족들은 공항 도착 즉시 방역절차를 거쳐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임시숙소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어제까지만 해도 '00명' 추산... 예상보다 많이 탈출 성공한듯

아프간 현지인 직원과 가족들의 국내 수용 문제가 불거진 것은 지난 5월 미군 측이 철수 계획을 발표한 이후. 미군의 주둔 날짜인 8월 31일이 가까워지고 탈레반이 통제하는 지역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발등의 불이 됐다.
 
한국정부에 협력한 아프가니스탄 조력자와 가족들을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한 작전이 시작된 가운데, 카불공항에서 신원확인 절차를 마친 이송자들이 한국 공군 수송기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정부에 협력한 아프가니스탄 조력자와 가족들을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한 작전이 시작된 가운데, 카불공항에서 신원확인 절차를 마친 이송자들이 한국 공군 수송기로 이동하고 있다.
ⓒ 외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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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악화되고 외국 정부 혹은 군과 함께 일한 아프간 현지인들의 생명이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주요국들은 이들을 자국으로 데려오려고 하는 움직임을 서둘렀다.

지난 2001년 비전투부대를 파병했었던 한국도 2007년 군을 철수했지만 2010년부터 아프간에서 대사관, 코이카 등이 병원과 직업훈련원을 운영해왔고, 이 과정에서 다수의 현지인들을 고용했었다. 한국이 완전 철수할 경우 '부역자'로 낙인찍힌 이들이 탈레반으로부터 심각한 위협에 처하게 될 것으로 우려됐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이들은 주로 병원에 근무했기 때문에 의사, 간호사들이 많고 직업훈련원에서 일한 IT전문가, 전문훈련강사, 통역 등도 있다고 한다. 짧게는 1~2년, 길게는 7~8년을 한국 직원들과 함께 일한 동료들이다. 이들 중 일부는 현재 귀국한 한국인 의사, IT강사, 대사관 직원들과 지금까지도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당초 외교부가 추산한 현지인 조력자 전체 규모는 가족까지 포함해 1000여명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이중 장기간 근무했으며 주요 멤버였던 현지인들을 압축해 70여명으로 추렸고, 이들의 직계존비속 가족 340명까지 포함하면 427명 가량 됐다. 

이번에 온 380여명은 그 가운데 탈레반의 검문을 뚫고 카불 공항까지 진입에 성공한 사람들이다. 외교부는 기자들에게 어제(24일)까지만 해도 들어올 인원을 '00명'이라고 말해왔으나 예상보다 많은 사람이 탈출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오늘 입국한 이들을 지방의 정부시설로 보내, 14일간의 격리 기간을 끝내면 법무부 관리하에 특별체류절차 등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최근 이들이 일단 단기비자로 입국한뒤 장기체류 비자로 일괄 변경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이들이 한국에서 정착할지 다른 나라도 재이주할지는 추후 본인들의 의사를 파악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태그:#아프가니스탄, #카불, #현지인, #파키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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