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미니센스> 관련 이미지.

영화 <레미니센스> 관련 이미지.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어디까지 진실일까. 만약 과거를 언제든 원할 때 돌아볼 수 있는 장치가 있다면 우리 삶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이 상상을 반영한 SF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레미니센스>가 지난 23일 국내 언론에 선공개 됐는데, SF의 가면을 쓴 진한 멜로 영화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시대 배경을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영화는 여러 원인으로 해수면이 상승하는 한 도시를 공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참전군인 출신 닉(휴 잭맨)은 이곳에 과거를 대신 봐주고 데이터화해 의뢰인의 필요를 채워주는 일로 자리를 잡았다. 그의 일터에 묘령의 여인 메이(레베카 퍼거슨)가 접근하며 사건은 시작된다. 잃어버린 열쇠를 찾으러 왔다던 메이는 알고 보니 재벌가의 사주를 받은 거대 범죄와 연루돼 있었고, 메이에게 호감을 느낀 후 사랑을 키워가던 닉은 갑자기 사라진 메이를 찾아 방황하게 된다.
 
 영화 <레미니센스> 관련 이미지.

영화 <레미니센스> 관련 이미지.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기억의 조작과 혼란이라는 소재답게 영화는 교차 편집과 상당한 양의 인서트 컷을 활용해 관객들에게 단서를 부분적으로 제공한다. 메이의 진실성을 의심하는 닉의 동료(탠디 뉴튼)와 달리 닉은 본능적으로 메이의 선한 의지를 느끼고,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건의 타래를 풀어간다. 이 과정에서 목숨의 위협을 받기도 하고, 동료로부터 강한 비난을 당하기도 한다.

인간 기억의 모호함과 조작가능성을 전면에 세운 <레미니센스>는 마치 여타 근미래 배경의 SF 영화처럼 설정의 함정에 빠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중반부 이후 본격적으로 캐릭터 간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사건의 진실을 추격한다. 즉, 설정만 그럴싸하고 이야기 구조는 약한 몇몇 SF 영화와 결을 달리하고 수준 또한 다르다. 갑자기 등장한 여성을 의심하도록 하면서도 실낱같은 희망을 놓지 못하는 닉의 시선이 곧 관객의 그것과 일치하도록 구성했다.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으로 유명한 거장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동생 조나단 놀란이 이번 영화 각본 작업에 여러 조언을 했다고 한다. 감독은 조나단의 아내이자, 영화 제작자기도 한 리사 조이가 맡았다. 조나단과 리사는 부부 사이며 서로 공동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이번 작품에 함께 했다.

<위대한 쇼맨> <로건> 이후 국내에선 4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는 휴 잭맨도 반갑다. 중년의 멋스러움을 연기하면서 동시에 실종된 사랑의 대상을 찾아 다니는 모습은 그 자체로 숭고함을 준다. 다소 복잡한 구조와 철학적 대사 처리로 일부 관객에겐 어렵게 다가갈 수도 있겠지만. SF 장르 마니아라면 놓치지 않아야 한다.

한줄평: 이종 장르의 영리한 결합
평점: ★★★☆(3.5/5)

 
영화 <레미니센스> 관련 정보

감독 및 각본: 리사 조이
출연: 휴 잭맨, 레베카 퍼거슨, 탠디 뉴튼, 나탈리 마르티네즈, 안젤라 사라피언 등
제작: 조나단 놀란
수입 및 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다
러닝타임: 115분
관람등급: 12세이상 관람가
개봉: 2021년 8월 25일
 

 
레미니센스 휴잭맨 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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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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