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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백신 기업 파트너십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백신 위탁 생산 계약 MOU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문 대통령,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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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허브국. 국내 백신 개발.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방역 분야에 있어서 두 가지 장기 전략에 초석을 마련했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소식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 계약이다. 이로써 한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벡스, 스푸트니크V와 함께 네 개의 백신을 생산하는 국가로 거듭나게 됐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은 23일 오후 '한미 백신 협력 관련 브리핑'을 통해 "미국의 백신 개발기술 및 원부자재 공급능력과 한국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 등 상호 강점을 결합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코로나19 백신의 안정적인 국내 공급기반을 마련했다"면서 "한편 글로벌 백신 생산 가속화로 글로벌 백신 부족상황에서 인류의 일상회복을 위한 코로나19 조기종식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톰 프리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전 국장은 지난 4월 SBS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아시아 전체를 위한 백신 생산국이 될 수 있다"면서 한국을 '백신 허브국'으로 만들자고 제안한 바 있다. 문 대통령 역시 지난 3일 "우리나라는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가 될 수 있는 나라로 주목받고 있다"라며 '백신 허브국'이 한미정상회담의 의제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백신 허브국] 4개 백신 생산하는 국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술이전, 시험생산 등을 거쳐서 올해 3분기부터 전 세계에 공급할 수 있는 수억 회분 백신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인 백신 불안 문제가 불거졌을 때, 전문가들이 일단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백신 물량을 늘려야 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조건의 변화는 한국이 백신 공급에 있어서도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한 셈이 된다.  

위탁 생산 물량이 곧바로 한국에 공급될 가능성도 상당하다. 정은영 보건복지부 백신도입사무국장은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코로나19 브리핑을 통해 "모더나와 삼성바이오로직스 간에 위탁생산 계약이 체결된 만큼 국내 공급의 안정성이나 또는 유통의 효율적인 측면에서 위탁생산분이 국내에 공급될 수 있도록 계속 협의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부스터 샷'(3차 접종)의 필요성과 함께  코로나19 토착화로 인해 매년 백신 접종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백신 허브국으로의 도약은 단순히 한국 내 백신의 안정적 공급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역시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의 백신 허브국 목표는 일찌감치 계획된 일이다. 모더나의 경우 이전부터 국내에 공장을 설립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미 지난 4월 15일에 이번 계약 건에 대해 "해외 제약사 백신이 8월부터 국내에서 대량 생산된다"고 발표했던 것을 감안하면, 그 이전부터 실무준비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본격적인 시동이 걸린 셈이다.
  
[국내 백신 개발] mRNA 원천기술 확보 가능성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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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백신 기업 파트너십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CEO,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하비에르 베세라 미국 보건장관, 문 대통령,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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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허브국과 더불어 정부는 '국내 제약사 백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코로나19 플랫폼으로 꼽히고 있는 mRNA 백신 개발에 대한 기초 역량을 쌓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 백신의 원액을 생산하는 공정이 아닌, 병에 주입하는 공정에 관해서만 위탁 계약을 맺은 것을 두고 '허울만 좋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정부의 생각은 다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완제품 생산은 어지간한 나라에서는 잘 할 수도 없다. 소수의 국가들만 가능하며 이 과정에서도 기술적인 협력은 계속 진행된다"면서 "혹시라도 품질상 문제가 없는지 다양한 공정의 확인들을 통해서 기술적 이전들이 일어나게 된다"라고 기술 확보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한미 백신 파트너십'을 통해 국립보건연구원과 모더나가 연구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도 의미가 크다. 강도태 차관은 "국내에 mRNA 백신 원천기술을 조속히 확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역시 24일 방대본 브리핑에서 "현재 저희(국립감염병연구소)가 미국의 국립보건원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와도 연구협력에 대한 서신을 교환하고 또 이런 (mRNA 기술에 대한) 협력을 할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한미정상회담이 미국의 연구기관, 제약회사와의 기술 교류의 물꼬를 터준 셈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4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mRNA의 경우, 국내에 연구개발에 대한 기반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국립보건원이 우리나라 회사들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 부분이 모더나와의 협력을 통해서 이뤄질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과 교수 역시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우리나라도 굉장한 백신 제조 기술과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연구 협약 자체가 상당한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모더나와의 협력을 통해서 우리나라 기술도 상당한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편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는 SBS와의 24일 인터뷰에서 "삼성바이오에 기술을 이전할 것이며, 정부는 이런 과정을 원활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라며 "잠재적으로 모더나 백신 생산 공장을 한국에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