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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5일 오후 보호종료아동(보육원 퇴소청소년) 창업 (예비)사회적기업 브라더스키퍼 사무실을 방문해 김성민 대표와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출처 - 김성민 페이스북)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5일 오후 보호종료아동(보육원 퇴소청소년) 창업 (예비)사회적기업 브라더스키퍼 사무실을 방문해 김성민 대표와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출처 - 김성민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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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도움될 만한 것이 있으면 요청하세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계신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이재명 지사는 김성민 브라더스키퍼 대표와 직원들의 손을 차례로 잡아주며 "힘내라"고 격려했다. 김성민 대표와 직원들도 이 지사에게 "감사하다"며 인사를 건넸다.

이재명 지사가 보호종료아동(보육원 퇴소청소년) 창업 (예비)사회적기업 브라더스키퍼 사무실을 방문한 것은 지난 5일 오후였다. 이날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 있는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선 이 지사는 수행비서도 없이 혼자였다. 예상치 못한 이 지사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사무실에 있던 김성민 대표와 직원들은 깜짝 놀랐다.

브라더스키퍼는 만 18세가 되어 보육원을 나와야 하는 보호종결아동에게 안정적인 일자리와 정서적인 자립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목적으로 2018년 설립된 사회적기업이다. 이 기업은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오염된 공기를 산소로 정화하는 벽면녹화를 포함한 조경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국 최초, 보호종료아동 자립지원 정착금 1,000만 원 확대

이재명 지사가 방문한 시각, 김성민 대표와 직원들은 설을 앞두고 보호종료아동들에게 전달할 명절 선물을 포장하고 있었다. 이 지사도 함께 선물을 포장하면서 직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지사와 김 대표가 같은 경북 안동 출신이라는 이야기부터 브라더스키퍼가 하는 조경 사업, 경기도와의 협업 등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5일 오후 보호종료아동(보육원 퇴소청소년) 창업 (예비)사회적기업 브라더스키퍼 사무실을 방문해 김성민 대표와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출처 - 김성민 페이스북)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5일 오후 보호종료아동(보육원 퇴소청소년) 창업 (예비)사회적기업 브라더스키퍼 사무실을 방문해 김성민 대표와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출처 - 김성민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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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되지 않은 채로 사회에 나와 자립해야 하는 국내 보육원 퇴소청소년의 수는 연간 2,000~3,000명에 달한다. 보육원 퇴소청소년에게 지급되는 자립정착금은 1인당 300만 원에서 500만 원 사이. 전셋집을 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단칸방이나 고시원의 월세를 스스로 충당해야 한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이들은 대학을 포기한 채 취업의 길로 나서지만, 이 역시 아르바이트 등 단기성 취업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아동돌봄과 직원들이 보호종료아동을 돕기 위해 브라더스키퍼를 찾아왔다. 가장 시급한 것은 일자리였다. 사회적기업은 취업 취약계층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하는데, 보육원 퇴소청소년들은 퇴소 후 5년 동안만 취약계층으로 인정을 받는다. 5년이라는 시간은 군대를 다녀오거나 대학을 다니면 금세 지나가 버린다. 그래서 브라더스키퍼는 경기도에 청년기본법상 청년이 만 34세까지인 것을 근거로 이 기간까지라도 보육원 퇴소청소년이 취업 취약계층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경기도는 지난해 12월 28일 현행 취업 취약계층 인정기간을 시설퇴소 후 5년에서 만 34세까지로 연장하는 내용의 '사회적 기업 육성법 시행지침 개정안'을 고용노동부에 건의했다.

당시 이재명 지사는 "시설에서 생활하다 보호 종료(퇴소)하는 아동을 우리 사회가 더 오래 보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작은 행정조치지만 막 자립의 발을 내디딘 아동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조치인 만큼 노동부가 경기도의 건의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또 전국 광역자치단체에 협조 공문을 보내서 개정안이 수용될 수 있도록 함께 목소리를 내달라고 제안했다.
  
경기도가 아동복지시설과 가정위탁시설 등에서 보호를 받다가 만 18세가 넘으면 해당 시설을 떠나야 하는 ‘보호종료아동’의 사회적응과 자립을 돕기 위해 올해부터 자립지원 정착금을 기존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확대했다. 정착금 1000만 원 확대는 국내에서 경기도가 처음이다.
 경기도가 아동복지시설과 가정위탁시설 등에서 보호를 받다가 만 18세가 넘으면 해당 시설을 떠나야 하는 ‘보호종료아동’의 사회적응과 자립을 돕기 위해 올해부터 자립지원 정착금을 기존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확대했다. 정착금 1000만 원 확대는 국내에서 경기도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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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더 나아가 보호종료아동의 최소 생활비용 지원을 위해 올해부터 자립지원 정착금을 기존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증액했다. 정착금 1,000만 원 확대는 경기도가 전국에서 처음이다. 특히 브라더스키퍼의 요청 없이 경기도의 자체 판단에 따라 취한 조치다.

"이재명 지사, 수행원 없이 혼자 방문... 깜짝 놀랐다"

이재명 지사는 김성민 대표에게 "(자립지원 정착금을) 2배로 올리기는 했는데, 그것도 너무 적은 것 같다"면서 "사회적기업에 취업 취약계층으로 인정해주면 도움이 많이 되겠느냐"고 물었다.

김 대표는 "굉장히 도움이 된다. 많은 친구가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한다"면서 "취약계층으로 인정을 받으면, 사회적기업은 이 친구들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한다. 그렇게 정규직으로 일하면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자기에게 재투자할 기회가 아르바이트보다 훨씬 커진다"고 답했다.

이재명 지사는 보육원 퇴소청소년들의 모임이 따로 있는지도 궁금해했다. 김성민 대표에 따르면, 명절이나 되어야 전국에 있는 보육원 퇴소청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인다고 한다. 김 대표는 "장애인이나 탈북자 등은 문제가 있으면 연대를 해서 법을 바꿔달라는 등의 요구를 하는데, 보육원 출신이라는 것이 숨기고 감춰야 하는 일이라서 과감하게 드러낼 수 있는 친구들이 부족해 모임도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아직 사람들이 (보육원 퇴소청소년들에 대해) 모르는 부분도 너무 많고 문제가 발생해도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저희 부라더스키퍼가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경기도에서 도와주셔서 저희에게는 정말 큰 기회가 됐다"고 이 지사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5일 오후 보호종료아동(보육원 퇴소청소년) 창업 (예비)사회적기업 브라더스키퍼 사무실을 방문해 김성민 대표와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출처 - 김성민 페이스북)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5일 오후 보호종료아동(보육원 퇴소청소년) 창업 (예비)사회적기업 브라더스키퍼 사무실을 방문해 김성민 대표와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출처 - 김성민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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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이날 이재명 지사의 부라더스키퍼 방문은 비공개 일정이어서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김성민 대표가 8일 페이스북에 이 지사의 방문 소식을 담은 글을 게재하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말로는 변화를 끌어낼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단순히 제도만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수혜자의 입장에서 가장 적절한 지원과 시기에 대해 고민하고 행정절차를 간소화하여 빠르게 추진해 주셔서 (이재명) 지사님의 방문이 반가웠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어 "보호종료아동에게는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누군가에게는 준비하는 시간이 될 수 있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는다"면서 "빠른 제도 개선을 통해 즉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러한 사정을 깊이 이해해 주시고 지체하지 않으신 덕분에 브라더스키퍼와 보호종료아동들이 큰 힘을 얻는다"고 밝혔다.

김성민 대표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이재명 지사가 수행원 없이 혼자 오셨다. 사전에 이 지사가 오시는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깜짝 놀랐다"면서 "사실 (보육원 퇴소청소년들은) 굉장히 소외된 계층이지 않나. (이재명 지사가) 세밀하게 관심 가져주시고 알아주셔서 저나 저희 직원들에게 위로와 큰 힘이 되었고, 너무나 감사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보호종료아동 종합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종합지원 정책은 ▲퇴소 및 보호종료아동 자립지원정착금 증액 ▲자립지원정착금 지급 시 의무교육 지원 ▲보호종료아동 진로교육 및 취업연계 지원 ▲보호종료아동 생활지원 등 총 네 가지다.

태그:#이재명, #보호종료아동, #부라더스키퍼, #보육원퇴소청소년, #김성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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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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