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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8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제 2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8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제 2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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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는 개나리이고, 나리는 나리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에 '기본소득'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한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한 말이다.

이재명 지사는 28일 모든 도민에게 10만 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지사는 '재난기본소득' 명칭에 대한 논란이 있다는 질문을 받고 "(재난기본소득을) 가짜 기본소득이라고 하는 분이 계신데, 개나리는 나리가 아니다"면서 "이런 소리 안 하면 좋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이 지사는 또 "정책이라는 것은 지향하는 목표가 있다"면서 "그런데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은 기본소득 방식으로 지원하는 재난 소득이기 때문에 알아듣기 쉽게 재난기본소득이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은 경기도에 거주하는 모든 도민에게 나이나 재산 등에 대한 심사 없이 무조건 지급하기 때문에 기본소득의 보편성, 무조건성 등의 원칙을 준용했다는 것이다.

앞서 여권의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정세균 국무총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원욱 의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구 이재명 지사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의원은 이 글에서 "기본소득하면 이재명 지사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네. 벗으로서,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고마울 따름이네"라면서도 "기본소득의 원칙에는 보편성과 정액성, 정시성 등이 있고, 기본소득 문제를 거론하려면 포퓰리즘이 아닌 위와 같은 원칙에 따라 고민해야 한다"고 이 지사를 비판했다.

이 의원은 "지사님 친구, 내 고민은 이렇다네. 재난수당이라는 이름을 붙여 보편적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은 백번 양보하여 이해할 수 있네. 하지만 일회용 또는 수회용 수당을 '재난기본소득'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것에는 동의가 되질 않는다"며 "그것은 사회불평등, 양극화 해소를 위해 우리가 앞으로 추진해 가야 할 '기본소득'에 대해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기본소득은 원칙을 중심에 두고 깊은 논의가 있어야 하네. 선도적 문제 제기도 필요하지만, 사회적 합의도 필요한 일"이라며 "어떤 이들은 복지비용을 줄여서 모두에게 똑같이 나눠주자는 터무니없는 주장까지 있으니, '기본소득'의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지금처럼 추진되는 '재난기본소득'이란 용어가 빚은 불필요한 논의는 사회적 갈등을 낳을 우려가 있다"며 "대한민국 미래를 이끌겠다는 큰 뜻을 품은 분이 그 갈등의 단초를 제공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원욱 의원의 글은 본인의 과거 행보를 부정하는 '이중적 행태'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의원이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누구보다 앞장서서 '재난기본소득' 시행을 위해 노력했다고 홍보했기 때문이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지난 26일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사용했던 선거용 홍보 포스터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포스터에는 "이원욱이 제안했던 화성시 재난기본소득 드디어 지급!” 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적혀있다. (김용민 페이스북 화면 캡쳐)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지난 26일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사용했던 선거용 홍보 포스터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포스터에는 "이원욱이 제안했던 화성시 재난기본소득 드디어 지급!” 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적혀있다. (김용민 페이스북 화면 캡쳐)
ⓒ 김용민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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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평론가인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지난 26일 SNS에 이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사용했던 선거용 홍보 포스터를 올리면서 "친구가 그럼 어쩌자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해당 포스터에는 "이원욱이 제안했던 화성시 재난기본소득 드디어 지급!" 이라는 문구가 이 의원의 모습과 함께 선명하게 담겨 있다.

김용민 이사장은 "최근 이 양반, '친구'라며 이재명 지사를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이 지사가 '가짜 기본소득'을 지급한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 분이 자신의 총선 직전에는 그 '가짜 기본소득'(재난기본소득)이 곧 지급된다더니 심지어 '자신이 제안했다'고 자랑했다"고 꼬집었다.

김 이사장은 이어 "이 양반은 선거 전에 지급해야만 '재난기본소득'을 인정하려나 본다"고 지적한 뒤, "이원욱 의원에 묻는다. '진짜 기본소득'을 관철하기 위해 자신이 모시는 정세균 총리에게 간곡하게 요청했나. 기를 쓰고 반대하는 기재부와 싸웠냐"고 따져 물었다.

김 이사장은 "이 지사가 그 '진짜 기본소득'을 하기 위해 시범단계로 '재난기본소득'을 어떻게든 실현하려고 애쓴다는 생각은 안 드냐"며 "친구가 뭐 이러나. 그럼 뭘 어쩌자는 것이냐"고 이원욱 의원을 비판했다.

경기도 방역 상황 비판하려다 '잘못된 통계' 제시 '빈축'

이원욱 의원이 이재명 지사의 재난기본소득 정책을 비판하면서 동원한 코로나19 방역 관련 통계 수치도 사실과 다른 것이어서 빈축을 샀다.

이 의원은 "얼마 전 시행한 요양·정신병원 등에 대한 `감염취약시설 선제검사`에서도 경기도는 전국 최하위의 검사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되었다"면서 "코로나 초기였던 지난해 2월 신천지에서 보여준 이재명 지사의 멋진 행동을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로서는 방역에 뒤지고 있는 경기도 상황이 납득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지금이라도 감역취약시설 검사를 높여 안심할 수 있는 경기도, 방역에서 최고인 경기도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며 "지금은 예송 논쟁보다는 코로나 방역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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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기도의 방역 상황이 매우 안 좋은 상황"이라는 이 의원의 주장은 곧바로 반박을 당했다. 경기도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는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경기도 내 요양병원 312곳, 정신병원 97곳, 요양시설 2817곳, 정신요양시설 6곳, 양로시설 98곳, 장애인거주시설 313곳 등 총 3643곳을 대상으로 감염취약시설 코로나19 선제검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 검사대상자 9만 1458명 중 8만 3593명, 11만 2122건(요양병원 종사자 2만8529명은 2회 측정)을 검사해 검사율은 91%가량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 63%를 30% 가까이 웃도는 수치이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각에서 K-방역 성과를 폄훼하고, 나아가 경기도의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많다고 주장한다"면서 "경기도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1,380만 명의 인구를 관할하고 있음에도 절대 감염자 수는 2위"라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이어 "특히 100만인 당 감염자 수를 비교하면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격차가 큰 3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제시한 뒤, "행정안전부의 김희겸 재난안전관리본부장도 현장 방문을 통해 경기도의 코로나 대응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면서 '잘못된 통계'를 기반으로 한 이원욱 의원의 주장을 비판했다.

태그:#이재명, #이원욱, #재난기본소득, #김용민, #정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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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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