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성이란 두 사람 사이에 그 성질이나 기질- 성품이 비슷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임생볼' 이라고 불리는 수원 삼성은 '병수볼' 의 강원FC를 상대로 상성이 맞는 모습을 보이면서 강원을 상대로 강한면모를 보여줬다.

그리고 올시즌 첫 맞대결을 펼쳤다. 힘겨운 승부였지만 이번에도 임생볼이 병수볼의 발목을 잡었다. 수원은 13일 밤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6라운드 강원과의 홈경기에서 김민우의 동점골에 힘입어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무승부를 거두면서 수원은 3경기째 무승행진을 기록하며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시즌초반 선두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강원의 발목을 잡은것만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지난시즌 병수볼에 강했던 임생볼
 
강원 김병수 감독 '병수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병수 감독의 강원이 올 시즌 K리그1 선두로 등극했다.

▲ 강원 김병수 감독 김병수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시간을 지난시즌으로 돌려보자. 지난해 수원의 지휘봉을 잡은 이임생 감독은 시즌초반 '노빠꾸' 축구를 펼치다가 팀이 부진에 빠지자 3백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실리축구를 앞세우면서 결과적으로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시즌을 마쳤다.

그리고 2018년 여름 강원의 감독으로 부임한 김병수 감독은 지난시즌 강원에 자신의 축구색깔을 입히며 '병수볼' 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또한 전북, 울산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침과 동시에 전술적 역량을 바탕으로 역전승을 기록하는등 강인한 인상을 남기면서 강원이 지난시즌 막바지까지 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 경쟁팀으로 성장시켰다.

그런 김병수 감독의 강원에게 지난시즌 천적이 한 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이임생 감독의 수원이었다. 빌드업을 기반으로 한 패스플레이를 바탕으로 실리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김병수 감독의 축구는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 경기를 펼치는 수원의 축구와는 상성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지난시즌 전적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강원은 지난시즌 수원을 상대로 치른 3경기에서 1무 2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강원은 지난시즌 수원을 제외한 나머지 파이널 B에 소속된 팀들을 상대로는 모두 승리를 거뒀지만 유일하게 수원을 상대로 지난시즌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상성을 깨기위한 강원의 노력
 
고무열 강원 고무열이 인천과의 K리그1 5라운드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동료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 고무열 강원 고무열이 인천과의 K리그1 5라운드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동료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렇게 해가 바뀌고 두 팀은 올시즌 첫 맞대결을 펼친 가운데 두 팀의 상황은 극명하게 갈린 상황이었다. 수원은 타가트의 부진속에 공격력이 감소한데다 지난 겨울 제대로 전력 보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전력이 약해진 상황이고 강원은 팀 전력이 상당히 상승해 전력상의 차이는 명백했다.

그러나 선제골은 수원이 가져갔다. 전반 8분 중원에서 안토니스가 측면으로 내준 볼을 오버래핑하던 명준재가 낮게 크로스를 올렸다. 명준재의 크로스를 받은 크르피치는 오른발 터닝슛을 시도했고 크르피치의 슛은 수비맞고 굴절되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가면서 수원이 1-0으로 앞서나갔다.

이번에도 수원이 리드를 가져가는 상황. 그러나 이후 경기 주도권은 강원이 가져갔다.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반격에 나선 강원은 좌우 측면전환을 통한 공격전개로 수원의 골문을 위협해 나갔다. 그리고 전반 30분 마침내 동점골을 터뜨렸다.

왼쪽에서 공격을 전개한 강원은 오른쪽에서 볼을 받은 신광훈이 로빙패스로 김경중에게 볼을 내주자 김경중이 그대로 슈팅으로 이어가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김경중은 동점골을 기록한 이후 전반 41분에도 고무열과의 2대1 패스플레이를 통해 수원의 측면을 무너뜨린 뒤 아웃사이드 슛으로 역전골을 노렸지만 골대를 맞고나오면서 기회가 무산됐다.

강원이 기회를 놓치자 반대로 위기가 찾아왔다. 전반종료 직전에는 크르피치의 패스를 받은 타가트가 터닝슛을 시도해 득점기회를 잡았지만 크로스바를 넘어가면서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었다.

이어 후반초반 순간적으로 수비 집중력이 무너지며 또다시 실점위기를 맞았다. 측면을 파고들던 수원의 한의권이 낮게 크로스를 올렸는데 이를 강원의 수비가 제대로 클리어링을 하지 못하면서 쇄도하던 고승범에게 슈팅기회를 내줬다. 고승범은 달려들면서 슈팅을 시도해 득점을 노렸지만 이광연 골키퍼가 막어내면서 절체절명의 실점위기를 넘겼다.

후반 11분 수비수 신세계가 부상으로 아웃되는 악재가 있었던 강원은 이후 전열을 다시 가다듬고 공격을 전개해나갔다. 후반 14분 왼쪽 측면에서 김승대가 아웃사이드 킥으로 올린 크로스를 오른쪽 측면을 쇄도하던 김경중이 낮게 깔아찬 슈팅을 시도했으나 노동건 골키퍼에게 막히며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한 강원은 후반 19분 역전골을 터뜨렸다.

왼쪽 측면을 파고들던 조재완이 낮고 빠르게 올린 크로스를 수비 틈 사이로 침투하던 고무열이 받아 득점으로 연결시키면서 강원이 경기를 뒤집었다. 마침내 수원을 상대로 열세였던 강원이 그 약했던 면모를 끊을수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이었다.

김민우의 동점골.. 팀을 패배에서 구해내다   
 사간도스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김민우와 카마다 다이치

김민우(오른쪽) ⓒ 카마다 다이치 인스타

   
후반시작과 함께 타가트를 빼고 한의권을 투입하며 공격진에 변화를 준 수원은 이후 염기훈에 이어 1-2로 뒤진 후반 27분에는 김건희를 투입하면서 득점을 터뜨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강원의 공세속에 수비에 숫자를 두다보니 공격의 숫자가 모자르면서 공격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고 후반 20분 이후에는 체력적인 열세까지 겹치면서 효율적인 경기를 펼치는 강원과 달리 매끄럽지 못한 경기운영이 계속 이어졌다.

후반 22분 임채민의 강력한 프리킥이 골대를 넘어가면서 위기를 넘긴 수원은 고비때마다 노동건 골키퍼의 집중력있는 플레이를 바탕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넘어가기 시작했다. 후반 29분 강원의 수비라인에서 길게 찔러준 볼이 고무열에게 향하자 노동건 골키퍼는 순간적으로 뛰어나와 헤딩으로 터치아웃 시키면서 강원의 공격을 차단했다. 이어 후반 34분에는 페널티박스 부근으로 침투하던 강원의 이영재가 왼발로 낮게 깔아찬 크로스를 노동건 골키퍼가 안정적으로 막어내면서 또 한번의 실점위기를 넘길수 있었다.

그리고 후반 37분 기다리던 동점골이 터졌다. 페널티 박스 중앙부근에서 볼을 소유하고 있던 고승범은 수비를 달고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침투하던 김민우에게 스루패스를 찔러주자 김민우가 왼발로 볼을 트래핑 한 이후 오른발 슛으로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김민우의 득점은 처음에는 오프사이드 선언이 되면서 아쉬움을 남기는가 싶었지만 VAR 판독결과 온사이드로 선언되면서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김민우의 천금같은 동점골로 기사회생한 수원은 경기막판 강원의 일방적인 공세속에서 노동건 골키퍼의 선방과 몸을 날리는 수비를 바탕으로 역전골을 허용하지 않은 체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값진 승점 1점을 따냈다. 그리고 병수볼을 상대로 한 임생볼의 강원전 무패행진은 4경기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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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 수원삼성 강원FC 김병수 이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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