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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를 놓고 치열한 경선을 치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를 놓고 치열한 경선을 치렀다.
ⓒ 이재명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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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친문재인) 핵심이자 지난해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치열하게 경쟁했던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재명 지키기'에 동참했다. 전해철 의원은 최근 "이 지사는 경기도에 반드시 필요한 정치인"이라며 이재명 지사를 위해 대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지사는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고 오는 12월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앞서 친문 핵심인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이재명 지사와 만나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전해철 의원까지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친문-친이` 세력 간 화합 분위기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친문 지지자들과 이 지사 지지자들은 지난 대선과 경기지사 경선 등을 거치면서 서로 극심하게 대립했다. 이러한 반목 감정은 당내 통합을 가로막는 위험 요소로 지목됐다.

전해철 "이재명 지사는 반드시 필요한 정치인"

전해철 의원은 탄원서에서 "이재명 지사가 경기도지사로 선출되어 취임 1년 만에 계곡 불법영업 철퇴, 수술실 CCTV 설치, 국내 최초 24시간 닥터헬기 도입, 공공건설공사 원가공개, 지역화폐 등 정책을 추진하여 도민들의 삶을 바꿔나가고 있다"며 "이런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재명 지사는 경기도에 반드시 필요한 정치인"이라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또 "무엇보다 이재명 지사는 강한 추진력과 탁월한 역량을 가진 행정가로, 경기도민들의 지지와 호응을 받으며 더 살기 좋은 경기도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해 주었다"며 "부디 이재명 지사가 경기도민들의 기대와 바람에 부응하고 경기도정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해주시길 청원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이른바 '친형 강제진단' 사건과 관련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경기도지사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한 발언이 문제가 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검사 출신인 전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이 지사의 답변은 타 후보들로부터 나온 질문을 방어하는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었다"며 "쏟아지는 질문 속 짧은 몇 마디가 과연 1350만 경기도민의 선택을 뒤엎을 만큼 중대한 것인지는 신중히 판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28일 저녁 경기 수원 모처에서 만나 3시간가량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면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28일 저녁 경기 수원 모처에서 만나 3시간가량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면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민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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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행보 넓히는 이재명 "함께 손잡고 가야 할 동지"

전해철 의원의 탄원서는 지난 28일 양정철 원장, 김경수 지사와 이재명 지사의 '소주 회동' 직후 작성됐다. 세 사람은 이날 저녁 경기 수원 모처에서 만나 3시간가량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총선을 앞두고 당내 분열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원팀' 정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됐다.

애초 이 자리에는 또 다른 친문 핵심인 전해철 의원도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인 전 의원은 예결위 종합정책질의가 늦게 끝나 부득이하게 양해를 구하고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지난 4일 "쇼가 아니라 실제 우리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드린 것이다. 함께 손잡고 가야 할 동지들이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지사는 특히 "저도 촛불혁명을 통해서 만들어진 촛불정부의 일원이다. 촛불을 든 국민이 만들어주신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는 점에 이견이 없다"며 거듭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이재명 지사가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 것이나, "쇼가 아니라 진정한 모습", "함께 가야 할 동지" 등의 표현을 쓴 것은 여권 내에 형성된 친문과 비문의 뿌리 깊은 갈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0월 29일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에 대한 애뜻한 심경을 담은 글과 사진을 올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0월 29일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에 대한 애뜻한 심경을 담은 글과 사진을 올렸다.
ⓒ 이재명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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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 친문 핵심들과 직·간접적 만남을 이어가며 `친문` 행보를 넓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8일 민주당과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문재인정부 성공을 일선에서 지원하고 함께하는 자부심 있다"며 "공정한 세상 만들려 하는 문재인정부를 경기도에서 적극 지원해 반드시 문재인정부가 성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예산정책협의회 소식을 본인 페이스북에 알리면서 전해철 의원과 다정한 모습으로 찍은 사진을 함께 게시했다.

이 지사는 또 지난달 29일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에 대한 애틋한 심경을 담은 글과 사진을 올렸다.

"문 대통령님께서도 직접 대회에 참석해 참가자들을 격려해주셨다. 모친께서 위중한 상황임에도 대통령으로서의 소임을 다하시는 모습을 대하며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그 책임감에 고개를 숙이게 됐다."

문 대통령의 모친상이 알려진 뒤에는 곧바로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근조기를 보내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이 지사는 지난달 15일 경기도 화성에서 열린 `미래차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문 대통령을 만난 소식을 페이스북을 통해 전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님은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을 상용화하고 전기차와 수소차의 신차 판매 비중을 삼 분의 일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국가비전을 발표하셨다"며 "미래차 경쟁력 1등이라는 목표, 꼭 실현하고 싶다는 의지와 더불어 반드시 실현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 경기도 차원에서도 전력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 측 한 관계자는 "이 지사가 친문 진영과 싸우는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양측 지지자들 사이의 치열한 신경전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서로에게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에 따른 행보라는 것이다. 전해철 의원의 탄원서는 이 지사가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화해 제스처'에 대한 화답인 셈이다.

당내에서도 친문·비문 사이의 갈등을 지우고 `원팀`을 강조하는 일련의 움직임이 내년 총선에서 `지지자 결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이재명 지사는 지난 1일 자신에게 당선무효형을 선고한 근거 법률의 위헌성을 주장하며 대법원에 위헌심판제청 신청을 냈다. 대법원이 이 지사의 신청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다면 이 지사의 상고심은 헌재의 결론이 도출될 때까지 중단된다. 그렇지 않고 대법원이 이 지사의 신청을 기각하면, 오는 12월 초 최종 판결이 날 것으로 보인다.

태그:#이재명경기도지사, #전해철더불어민주당의원, #이재명탄원서, #이재명대법원, #4월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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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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