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자들 스틸 사진

도피자들 스틸 사진 ⓒ KBS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꿈 속으로 도피한 사람들은 결국 어디로 가게 될까. KBS <드라마스페셜 2018 - 도피자들>은 도피한 이들이 꿈 속에서 갈 곳을 만들어냈다.

말도 없이 죽은 애인 희주(최유화 분)를 다시 만나기 위해 형사 지욱(이학주 분)은 대부분의 시간을 잠을 자면서 현실을 도피하려 한다. 이제 꿈에서밖에 만날 수 없는 희주를 보면서 위안을 받는 것도 잠시, 지욱은 곧 꿈에서 의문의 수용소에 갇히게 된다. 이내 꿈 속에서 탈출을 결심하고 도망을 치던 지욱은 자신처럼 소중한 사람을 잃은 세영(김새벽 분)을 만나게 된다.
 
 2018 KBS 드라마스페셜 '도피자들'의 배우 이학주, 김새벽, 김주헌

2018 KBS 드라마스페셜 '도피자들'의 배우 이학주, 김새벽, 김주헌 ⓒ KBS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사옥에서 열린 <도피자들> 기자간담회에서 유영은 피디의 연출 소감과 배우들의 제작 비화를 들을 수 있었다. 몽환적인 예고편이 인상적인 단막극 <도피자들>을 연출한 유영은 피디는 "꿈이라는 소재가 자칫 현실과 동떨어진 것처럼 느낄 수도 있는데 실제로 우리는 매일 꿈을 꾸고 꿈 속 기억이 선명하기도 흐릿하기도 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유 피디는 "<도피자들>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현실에서 피하고 싶은 아픔이 있고 치유하고 싶어서 꿈으로 도망간 사람들이다. 이들의 감정을 따라가면서 서로 치유하는 과정을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재의 새로움도 중요하지만 인물과 함께 꿈과 현실을 오갔던 느낌을 받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도피자들>은 꿈과 현실의 톤을 구분하기 위해서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한다. 유영은 피디는 "꿈에서는 색깔이 강한 조명을 사용하면서 몽환적인 느낌을 주고 현실에서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았다"고 말했다. <도피자들>에서 꿈의 세계를 담당하는 '담당자' 역할을 맡은 김주헌 배우는 "주로 밤에 촬영을 했는데 장소가 구치소나 시멘트 공장처럼 생소한 곳이었다. 그 공간이 주는 몽환적인 느낌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피자들 스틸 사진

도피자들 스틸 사진 ⓒ KBS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왔다갔다 하는 소재는 얼핏 영화 <인셉션>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유영은 피디는 "사실 굉장히 부담스럽다. 같은 소재를 다루지만 예산이 차이가 많이 난다"며 "저희가 가진 예산 내에서 카메라 촬영 기법으로 꿈과 현실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답했다.

단막극의 매력에 대해 유영은 피디는 "실험적인 소재를 긴 드라마에 적용했을 때 대중들에게 어느 정도 다가갈 수 있을까 마지노선을 확인하는 경험이 되기도 한다"며 "무작정 새로우니 좋다기보다는 이 드라마가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새로움인지 그 '정도'를 체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꿈으로 도피한 사람들, 이학주와 김새벽
 
 배우 이학주

배우 이학주 ⓒ KBS

 
애인을 잃은 지욱 역할은 배우 이학주가 맡았다. 이학주는 <도피자들>로 벌써 3번째 단막극 출연이다. 이학주는 "미니시리즈 같은 경우 16시간(16부작)을 봐야 하지만 단막극은 한 시간 안에 모든 희로애락이 녹아 있다. 짧고 굵은 매력이 있고 또 짧아서 아쉬운 매력이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꿈과 현실을 연기로 나눠서 표현하기가 어려웠다"며 "촬영감독과 감독에게 의지를 했고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상실감이라는 감정을 잘 잡고자 노력했다. 첫 주연이라 좋았다"고 환하게 웃었다.

역시 '도피자들' 중 한 사람인 세영 역할의 김새벽은 "이 드라마를 찍기 전까지 한 1년 정도 나도 현실에서 도피하는 입장이었다"며 "감독님에게 연락이 왔고 대본을 읽는데 내 상황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가 나라는 사람과 잘 맞는지 스스로 혼란스러워서 헤매는 시간이 있었다"며 "상황을 극복해보고 싶었고 글이 너무 좋아 같이 하게 됐다"고 밝혔다.
 
 배우 김새벽

배우 김새벽 ⓒ KBS

 
또 김새벽은 '작품 선택 기준'에 대해서 "나랑 동화되는 것들을 한다. (필모그래피를) 쭉 보면 일기장처럼 그때 내 상황이나 상태가 보인다. 공감이 되거나 내 생각과 비슷한 것들에 꽂혀서 계속 해왔다"고 답했다.

몽환적인 작품이지만 <도피자들>에는 보기 드문 액션신이 있다. 액션신을 위해 이학주 배우와 김주헌 배우는 액션 스쿨에 가서 몇 번 합을 맞춰보기도 했다고 한다. 이학주 배우는 "주헌이 형이랑 액션신을 찍으면서 계속 장면이 아쉽게 나와 눈 딱 감고 한 번 세게 했다. 그 장면이 마음에 들어서 앞으로 액션은 눈 감고 찍어야겠구나 생각했다"고 촬영 중 있었던 에피소드를 밝히기도 했다.
 
 배우 김주헌

배우 김주헌 ⓒ KBS

도피자들 드라마스페셜 김새벽 이학주 김주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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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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