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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전 국회의원이 이번에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독설을 날렸다.

최근 여러 정치적 현안에 대한 직설로 주목을 받고 있는 전 전 의원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를 낙마시켜야 한다"고 한데 이어, 5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 실장을 "국밥하성"이라고 불렀다. "나라를 말아먹게 생겼다"라면서 이렇게 비판했다.

"연예계 쪽에는 '국밥아무개'라는 별명이 있다 해요. 영화를 걸었다 하면 금방 내리고 드라마 시청률이 꽝인, 하지만 출연료는 억대로 챙기는 과대 포장된 연예인들을 '국밥아무개'라고 한답니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분명 '국밥하성'이 될 겁니다."

장하성 "실패라는 건 너무 이르다" vs. 전여옥 "깡그리 말아먹겠다는 것"

지난 8월 26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이날 장 실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소득주도 성장과 관련한 최근 논란에 관해 설명했다.
 지난 8월 26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이날 장 실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소득주도 성장과 관련한 최근 논란에 관해 설명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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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전 의원이 이처럼 장 실장을 저격한 것은 같은 날 아침 방송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를 듣고 나서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장 실장은 방송을 통해 소득주도성장 논란과 관련한 자신의 의견을 구체적이고 소상하게 밝혔다.

전 전 의원은 "오늘 장하성 실장이 말했다지요. '겨우 반 년 했는데 무슨 성과를 조급하게?' 좀 더 길게 봐야 한다'고요"라며 "그 말을 듣는 순간 아찔했어요. '끝까지 간다구나- 에효'. 정의와 선의의 이름으로 깡그리 말아먹겠다는 거죠"라고 지적했다.

방송에서 장 실장은 "당장 고용이나 이런 부분에서 성과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실패를 이야기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과거 오랫동안 누적되어 온 불평등과 양극화 구조를 바꾸는 장기적인 정책입니다. 단기적으로 무슨 토목공사 해서 당장 취업자 수 늘리는 이런 정책이 아니고. 수십 년 간 지속되어 온 왜곡된 대기업 중심, 수출 중심, 투자 중심의 경제 구조를 중소기업 중심, 국내 수요 중심, 가계소득 중심, 그리고 분배 불평등을 해소하는 이런 정책이기 때문에.

그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는 과정에서 반드시 모든 분들이 혜택을 보는 건 아니기 때문에, 참 그 부분이 안타까운데, '이걸 실패했다' 그걸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이르고요. 지금 문재인 정부 예산이 집행된 지가 이제 반 년 조금, 작년 추경부터 해도 1년밖에 되지 않았고요. 최저임금도 지난 1월부터 시작했으니 겨우 7개월 지난 이런 상태에서 이것을 실패라고 한다면 어떤 정책도 성공할 수가 없는 겁니다."

전여옥의 독설 "국밥하성이 답했습니다"

전여옥 전 국회의원. 사진은 2017년 2월 채널A <외부자들> 기자간담회 당시 모습.
 전여옥 전 국회의원. 사진은 2017년 2월 채널A <외부자들> 기자간담회 당시 모습.
ⓒ 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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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전 의원은 장 실장을 '국밥하성'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소득주도성장도 그렇지만 그의 태도 때문입니다"라면서 "29%나 화끈하게 오른 최저임금을 두고 '나도 정말 놀랐다' 해서 저는 더더욱 놀랐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리고 "시중 경기가 왜 안 좋냐? 지표로는 정말 괜찮다고 해서 '통계까지 말아먹는 구나' 싶었어요"라고 비판했다.

방송에서 장 실장은 "지금 상황을 망했다고 하는 건 정말 지나치다"라면서 먼저 "물론 3% 넘어가는 성장을 못하는 건 아쉽지만 잠재 경제 성장률을 한국은행이 2.8∼2.9%로 보고 있고 하반기 2.8%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에 거시적으로는 적정한 성장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OECD 36개 국가 중 우리보다 성장률이 높은 나라는 대부분 우리보다 소득이 매우 낮은 나라"라는 보충 설명도 이어졌다.

또한 장 실장은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다는 문제가 있지만, 사상 최초로 수출이 500억 달러 이상을 다섯 달 이상 연속으로 기록할 정도로 수출은 잘 되고 있다"면서 "우리 경제가 지나치게 수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체감하는 성장은 그거보다 훨씬 낮다"라고 말했다.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전 전 의원이 지적했던 지표와 관련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장 실장은 "한국은행 발표에 의하면 상반기 소비 증가율이 3.2%로 경제 성장률보다 훨씬 더 높은 상황"이라면서 "그런데 이것도 지금 체감하는 경기가 안 좋은 이유는 과거와 소비 행태가 크게 달라졌고, 그래서 자영업자들, 특히 동네 편의점, 슈퍼마켓, 소매점, 이런 곳이 어려운 이유가 온라인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 전 의원은 이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자영업이 장사가 왜 안 될까? '국밥하성'이 답했습니다.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쇼핑을 많이 해서 그래요."

"OECD에서 투자 비중은 최상위권, 국내 소비쪽은 최하위권"

전여옥 전 국회의원이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여옥 전 국회의원이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 전여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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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실장은 방송에서 이렇게 말을 이어갔다. 그는 "지금 온라인 매출이 월 매출 증가율을 누적으로 보면 23% 된다. 이건 엄청난 증가"라며 "전체 소매액이 증가해도 (온라인에서 돈을 쓰는 경우가) 엄청나게 많아졌다. 미국도 아마존 효과로 인해 유명했던 장난감 팔던 토이저러스가 파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실장은 "그게(온라인 소비 증가) 동네 슈퍼마켓이나 골목상권을 압박하는 가장 큰 이유"라면서 또한 "편의점을 활용하는 소비 행태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편의점 수가 같이 늘어나 버려 점포당 매출액은 오히려 줄어 버린다"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점주는 힘들고 본점은 돈 벌고 이거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장 실장은 "그렇다"며 "그래서 소비의 전체적 증가는 좋은데도 불구하고 골목상권이나 편의점 점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매우 안 좋은 상황"이라고 답했다. 역시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그리고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을 이렇게 설명했다.

"과거에는 투자 중심으로만 성장을 해왔습니다. 이제 가장 OECD 국가 중에서 국내 소비가 없는 이 부분을 또 다른 성장의 축으로 만들자, 하는 것이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입니다. 그러면 이것이 새로운 것이냐?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국내 총생산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최상위권이다" "그런데 국내 소비 쪽은 항상 밑에서 두 번째, 세 번째 정도 최하위다. 국내 소비를 통해 성장을 하는 정책을 과거 정부에서는 거의 안 해왔다"라면서 한 말이었다. 장 실장은 "그게 산업 중심의 성장 정책"이고 "그러다 보니 경제가 성장했다고 해도 가계소득은 성장한 만큼 늘지 않는 현상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임금주도성장과 소득주도성장... 장하성 "정말 죄송하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맨 오른쪽)이 지난 8월 30일 오전 국회 본관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제4차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맨 오른쪽)이 지난 8월 30일 오전 국회 본관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제4차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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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 장 실장은 이렇듯 대한민국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이렇게 정리했다.

"임금 노동자가 75%, 자영업자와 그 가족이 25%인데 이것이 OECD 국가 중에서 최상위입니다. (중략) 그러니까 이렇게 소득이 높으면서도, 1인당 GDP가 높으면서도, 자영업자 비중이 이렇게 높은 나라에서는 임금만 가지고 해결이 안 됩니다. 결국 자영업자들 소득도 함께 늘려 주는 그런 정책을 같이 펴기 때문에, 국제기구들이 이야기하는 임금주도성장이 아니라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의미, 다시 말하면 임금노동자와 자영업자의 소득을 함께 늘려 주는 것이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장 실장은 "소득주도성장은 최저임금 인상 같이 소득을 높여주는 것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비나 의료비, 주거비, 통신비 등 생계비용을 줄여주고, 사회안전망이나 복지를 확대해 실질적으로 소득증대 효과가 나타나도록 하는 등 세 가지를 축으로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OECD 등 국제기구에서 표현하는 '임금주도성장'과는 다른 개념이란 설명이다.

앞서 전 전 의원은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진짜 소득주도성장이 성공한 나라는 없나요?'란 질문에 "없어요. 실패한 나라는 있지만요"라고 답했다고 소개하면서, "소득주도성장이란 것은 경제학에서 '이런 것도 있다. 그런데 모조리 실패했다' 정도 언급돼 있고, 그 정도 대접이 베스트"라고 주장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런 문답도 오갔다.

김어준 : "소득주도성장 내용에 대해 청와대가 너무 못 알린 거 아닙니까?"

장하성 : "그 부분은 정말 저도 죄송하고, 답답합니다."

김어준 : "그동안 지지율이 너무 높아 배부르셨던 거 아니에요?"

장하성 : "그런 건 아니고요. 이건 사실 정부가 좀 적극적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부분, 특히 소득주도성장이 근로소득자의 최저임금, 그중에서도 가장 낮은 임금을 받는 최저임금만 올리는 것으로 생각했던 이 부분은 저희들이 좀 제대로 알리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태그:#전여옥, #장하성, #소득주도성장, #임금주도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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