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왜가리 한 마리가 서울의 한복판인 종로구와 중구를 경계로 흐르는 청계천의 모전교와 광통교 사이 물길 위를 조심스럽게 거닐며 물속을 살핀다. 한 걸음을 옮기는 것도 아주 조심스럽게 천천히 움직인다.
어느 순간에는 마치 정지화면인 것처럼 움직임이 전혀 없다. 청계천을 거닐던 시민들은 움직임이 없는 왜가리를 보며 '모형인가?' 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움직임이 없어 보이지만 왜가리의 눈은 바쁘게 물속을 살피는 듯하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 청계천 물길을 이리저리 조심스럽게 옮겨 다니던 왜가리는 또다시 움직임을 멈췄다. 시간은 또 그렇게 흐른다. 촬영을 위해 카메라를 통해 왜가리를 바라보던 기자는 숨이 막힐 지경이다.
얼마나 지났을까? 왜가리는 순식간에 흐르는 물속으로 머리를 집어넣는다. 잠시 후 모습을 드러낸 왜가리의 부리에는 작은 물고기 한 마리 펄떡거린다.
기자와 함께 주변에서 숨죽이며 왜가리의 물고기 사냥을 지켜보던 구경꾼들이 "와아~"하며 환성을 지르며 손뼉을 친다.
물고기를 낚아채는 건 순식간이었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물고기 사냥에 성공한 왜가리는 펄떡이던 물고기를 조심스럽게 삼켜 배를 채운 후 다음 사냥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