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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이겨내는 시민들 (자료사진)
 열대야 이겨내는 시민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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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거창·고흥=연합뉴스) "밤이 되면 춥다고 하는 어르신들도 있어요. 이불도 덮고 주무신다고 하더라고요."

3일 경남 함양군청 김영수 씨는 함양 밤 풍경을 이렇게 전했다.

그는 "낮에는 물론 덥지만 산간 지대다 보니 밤에는 기온이 크게 떨어진다"며 "특히 숲과 가까운 마을 외곽, 서상·마천면 쪽은 더 그렇다"고 덧붙였다.

한낮 불볕더위가 밤에도 기세를 이어 곳곳에서 열대야, 초열대야로 이어지고 있지만 이처럼 함양 등 일부 지역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열대야는 오후 6시 1분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의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을 말한다. 올해 서울 등 일부 지역에 등장한 초열대야는 30도 이상인 날을 일컫는다.

창원기상대 등에 따르면 함양의 올해 열대야 일수는 하루(7월 29일, 25.4도)에 불과했다.

거창에서도 열대야 발생은 단 하루였다.

함양과 마찬가지로 지난달 29일 최저기온이 26.1도를 나타냈다.

함양과 거창 모두 연일 폭염특보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서부 경남권에 위치한 지역이라 열대야 발생일이 단 하루뿐이라는 게 이채롭기만 하다.

김모(37·여·거창군 가북면)씨는 "같은 거창이라도 특히 면 단위 지역은 주변에 산이 있어 밤에 비교적 시원한 편"이라며 "최근 들어 다소 덥다고 느낄 때도 있지만 그렇게 심하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열대야를 비껴간 지역은 산에 둘러싸인 분지 형태라는 공통점이 있다.

밤이 되면 주변 산에서 냉기류가 분지 안쪽으로 밀려들며 기온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고층 건물이 밀집해 있고 교통량이 많은 도심 지역과 달리 나무(숲)가 많은 비도시 지역이어서 열섬 효과가 없는 점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창원기상대 관계자는 "함양과 거창은 지리산 부근에 있는 데다 고지대에 있어 밤에는 기온이 쉽게 내려가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낮에는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전남 고흥과 해남에서도 올해 열대야 일수는 이틀뿐이다.

지난 한 달 전국 평균 열대야 발생 일수가 7.8일인 점에 비하면 눈에 띄게 적다.

고흥 역시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형태인 데다 해안가를 끼고 있어 밤에 기온이 쉽게 떨어진다.

고흥 익금해수욕장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김성현(65)씨는 "순천에 시장을 보러 일주일에 한두 번 나가는데 고흥과는 기온 차가 크게 느껴진다"며 "손님들도 다른 곳보다 고흥이 훨씬 시원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형민우 김선경 기자)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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