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경기 브라질 vs. 멕시코 2일 오후 11시] 막강한 '삼바축구'에도 틈은 있을까

 지난 17일(현지 시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 경기 장면. 브라질의 네이마르(오른쪽)가 스위스의 발론 베라미(왼쪽)를 상대로 공을 몰고 있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 경기 장면. 브라질의 네이마르(오른쪽)가 스위스의 발론 베라미(왼쪽)를 상대로 공을 몰고 있다. ⓒ EPA/연합뉴스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이 조별리그에서 스위스와 1-1로 비겼을 때 각국 언론들은 브라질의 전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혹평들을 쏟아냈다. 브라질은 다음 경기에서 코스타리카를 2-0으로 꺾었지만 상대가 E조 최약체로 꼽히던 코스타리카인 데다가 두 골이 모두 후반 추가시간에 나왔기 때문에 브라질의 대회 첫 승은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이번 대회 최장신팀 세르비아를 2-0으로 제압하며 '삼바축구'의 위력을 보여줬다.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 필리페 쿠티뉴(바르셀로나), 가브리엘 제주스(맨시티)로 이어지는 공격 삼각편대가 현란한 움직임으로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고 미드필더 파울리뉴(바르셀로나)와 수비수 티아구 실바(파리 생제르맹)는 대회 첫 골을 신고했다. 브라질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브라질다운' 축구를 보여줬다.

북중미 골드컵 10회 우승에 빛나는 북중미의 절대강자 멕시코는 자국에서 열린 1970년과 1986년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른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하지만 멕시코는 1994년 미국월드컵부터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 월드컵 본선에서 6회 연속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아무리 어려운 조에 편성되도 멕시코의 16강 진출은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멕시코의 이 기분 좋은 징크스는 이번 대회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1-0으로 꺾는 대이변을 일으킨 멕시코는 두 번째 경기에서도 한국을 2-1로 제압하고 일찌감치 승점 6점을 확보했다. 비록 스웨덴과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0-3으로 크게 패했지만 예상을 깨고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잡아주면서 멕시코는 7회 연속 16강 진출 기록을 이어갔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라 여겼던 독일, 남미의 영원한 라이벌 아르헨티나가 탈락한 현재 브라질은 통산 6번째 월드컵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물론 멕시코가 만만치 않은 상대인 것은 분명하지만 브라질은 월드컵 무대에서 멕시코와 통산 4번 만나 3승1무로 앞서 있다. 브라질로서는 프랑스가 그랬던 것처럼 내심 멕시코를 상대로 다득점 경기를 펼치면서 선수단의 사기를 한껏 끌어 올리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브라질의 지나친 자신감에 멕시코가 노리고 들어갈 수 있는 틈이 있을지 모른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꺾은 멕시코가 지난 대회 4강에서 독일에게 1-7로 완패 당한 브라질을 이기지 못할 거란 보장은 없다. 화려한 브라질의 축구를 오래 보고 싶어하는 축구 팬들도 많지만 독일을 꺾은 멕시코가 '자이언트 킬러'의 명성을 이어가 주길 기대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제6경기 벨기에 vs. 일본 3일 오전 3시] 결과가 뻔한 16강 최고의 '미스매치'

 25일 오전 0시(한국 시각)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세네갈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일본 대표팀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5일 오전 0시(한국 시각)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세네갈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일본 대표팀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AFP


에당 아자르(첼시), 로멜로 루카쿠(맨유), 드리스 메르텐스(SSC나폴리), 케빈 더 브라위너, 빈센트 콤파니(이상 맨시티), 유리 틸레만스(AS모나코) 등이 포진된 벨기에의 전력이 강하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잉글랜드까지 포함된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 골득실+7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둘 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주력 선수 대부분이 공격포인트를 올렸고 '잊힌 유망주' 아드만 야누자이(레알 소시에다드)도 월드컵 첫 골을 신고했다.

벨기에의 가장 큰 걱정은 루카쿠, 아자르 등 튀니지전에서 당한 주력 선수들의 부상이었다. 하지만 벨기에의 로베르트 마르티네스 감독은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주력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며 주전들의 체력을 안배했고 16강 출전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 후 '완전체' 전력을 구성해 토너먼트에 나서는 벨기에는 내심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8강을 뛰어넘는 성적을 노리고 있다.

일본은 이번 대회 두 가지 이유로 축구 팬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는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1-4의 패배를 안겼던 콜롬비아를 2-1로 꺾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일본은 세네갈과의 두 번째 경기에서도 각각 0-1,1-2로 끌려 가는 와중에도 두 번이나 동점골을 터트리는 저력을 발휘하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아시아 출전국들의 고전 속에서 2경기에서 승점 4점을 챙긴 일본의 선전은 단연 돋보였다.

하지만 폴란드와의 최종전을 통해 일본은 세계 축구 팬들의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후반14분 폴란드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음에도 타구장에서 콜롬비아가 세네갈에게 앞서고 있다는 정보를 확인한 일본은 노골적인 시간 끌기 작전을 사용했다. 일본의 니시노 아키라 감독은 "16강에 진출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전략"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결과적으로 일본은 '아시아 축구의 부끄러운 생존자'로 16강에 진출했다.

이제 일본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당당한 승리로 8강에 진출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이 8강에 오르려면 벨기에라는 엄청난 산을 넘어야 한다. 일본과 벨기에는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 조에 묶여 서로 2골씩 주고 받으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 벨기에의 전력은 16년 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과연 일본은 16강 최고의 '미스매치'로 불리는 벨기에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사상 첫 8강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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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 프리뷰 브라질 벨기에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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