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세계 강호들이 대결하는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아래 네이션스 리그)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 대표팀은 15일 오후 5시(한국 시간) 중국 닝보에서 세계랭킹 13위 벨기에와 대회 첫 경기를 펼친다. 이어 16일 오후 5시는 세계 랭킹 9위 도미니카, 17일 오후 8시 30분에는 세계랭킹 1위 중국과 맞대결한다. 한국 여자배구는 세계랭킹 10위다.

네이션스 리그는 세계 배구 16강이 여러 나라를 돌며 풀리그로 경기를 펼쳐 순위를 가리는 국가대항전이다. 국제배구연맹(FIVB)이 2017년까지 열렸던 월드리드(남자)와 월드그랑프리(여자) 대회를 폐지하고, 그 대신 2018년부터 새롭게 창설한 국제대회다.

남녀 모두 '예선 라운드'는 16개국이 4개국씩 4개 조로 나누어, 5주 동안 매주 조를 바꿔서 3일 연속 경기를 펼친다. 여자 경기는 주중(화·수·목)에만 치러지며, 남자 경기는 주말(금·토·일)에 치러진다.

한국은 1주차인 중국 대회 3경기에서 벨기에와 도미니카에게는 승리, 중국과는 선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과연 이 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까. 3팀의 주요 선수를 소개하고, 전력을 분석해 본다.

벨기에, 세대교체로 유럽 신흥 강호 꿈꾸다

 벨기에 여자배구 대표팀. 8번이 흐로벨나(188cm) 선수... 한국은 15일 중국 닝보에서 벨기에와 2018 네이션스 리그 대회 첫 경기를 펼친다. 사진은 2017 월드그랑프리 경기 장면

벨기에 여자배구 대표팀. 8번이 흐로벨나(188cm) 선수... 한국은 15일 중국 닝보에서 벨기에와 2018 네이션스 리그 대회 첫 경기를 펼친다. 사진은 2017 월드그랑프리 경기 장면 ⓒ 국제배구연맹


벨기에는 유럽의 신흥 강호를 꿈꾸는 팀이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유럽지역 예선전에서 선전했지만, 아쉽게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했다. 지난해 월드그랑프리 대회에서도 1그룹에 속했지만 예선 라운드 9전 전패로 12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벨기에가 최근 발표한 네이션스 리그 14명 출전 엔트리를 살펴보면, 지난해 주전 선수 상당수를 제외하고 어린 선수 위주로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이 눈에 띈다. 반데 브루크 벨기에 대표팀 감독도 언론과 인터뷰에서 "미래를 위해 팀 구성이 상당히 젊어지고 변화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가장 요주의 선수는 흐로벨나(등번호 8번·24세·188cm)다. 라이트 공격수로 지난해 월드그랑프리 1그룹 선수 중 득점 부문 10위에 올랐다. 소속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지난 시즌 폴란드 1부 리그 팀(Grot Budowlani Łódź)에서 주 공격수로 활약하며, 라이트 부문 2위에 올랐다.

카롤리나 홀리아트(16번·23세·189cm)도 흐로벨나와 함께 라이트 공격진을 책임진다.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에서 활약했다.

주 공격수 '흐로벨나' 요주의... 장신 센터진도 경계

레프트 공격수는 헤르보츠(3번·20세·182cm)와 반 헤스텔(7번·22세·183cm)이 주로 나선다. 헤르보츠는 몸놀림이 날렵하고 중앙 후위 공격도 자주 구사한다. 지난 시즌 프랑스 1부 리그 팀(Mulhouse)에서 헤일리(28세·199cm)와 함께 주 공격수로 맹활약했다. 프랑스 리그 레프트 부문 2위에 올랐다. 한편, 헤일리는 지난 6일 실시된 V리그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아깝게 낙방의 고배를 마셨다.

벨기에 레프트진의 단점은 신장이 작다는 점이다. 레프트 공격수 5명이 모두 180~183cm에 불과하다. 반면 센터진은 모두 190cm대 장신이다. 레멘스(4번·24세·192cm), 얀센스(13번·22세·193cm), 반데빌레(11번·25세·189cm)로 구성된 장신 트리오가 블로킹 벽을 구축한다.

주전 세터인 반데 비버(17번·26세·170cm)는 이번에도 주장을 맡았다. 지난 시즌 독일 1부 리그에서 활약했다. 리베로는 네이트(1번·26세·175cm)가 맡는다.

벨기에는 세대교체 여파로 지난해보다 전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공격수들의 파워도 유럽 강호들보다 다소 약한 인상을 주고 있다. 그러나 주전 상당수가 지난 시즌 유럽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다. 젊은 선수들의 특성상 기를 살려주면 어려운 경기를 할 수도 있다.

도미니카, 기존 멤버 그대로... V리그 출신 '베띠' 나올까

 도미니카 여자배구 대표팀... 18번이 베띠(188cm), 20번이 브라예린 마르티네스(201cm) 선수다.

도미니카 여자배구 대표팀... 18번이 베띠(188cm), 20번이 브라예린 마르티네스(201cm) 선수다. ⓒ 국제배구연맹


도미니카는 벨기에와 정반대다. 지난해 주전 멤버들이 거의 그대로 이번 네이션스 리그에도 참가한다. 특히 30대가 넘은 선수들이 많다는 게 특징이다. 도미니카의 핵심은 한국 팬들에게 친근한 베띠(18번·32세·188cm)와 초장신 레트프 공격수인 브라예린 마르티네스(20번·23세·201cm)다.

베띠는 V리그에서 3시즌을 뛰며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2008-2009 시즌, 2012-2013 시즌, 2013-2014 시즌 모두 GS칼텍스에서 활약했다. GS칼렉스는 베띠가 뛴 3시즌 모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특히 베띠는 2013-2014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 42점, 2차전 20점, 3차전 50점, 4차전 54점, 5차전 55점을 기록하는 괴력을 보였다. 그러면서 GS칼텍스를 우승으로 이끌고, 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했다.

베띠는 지난 시즌 이탈리아 1부 리그 팀(Scandicci)에서 주전 레프트로 활약했다. 그는 소속팀이 정규리그 2위와 포스트시즌 3위를 기록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현재로선 베띠가 한국전에 출전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월드그랑프리에서도 일부 경기에서 제외되며 휴식을 취하곤 했다.

무섭게 성장한 '201cm 마르티네스'... 장신 블로킹 돌파도 관건

도미니카 대표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있다. 브라예린 마르티네스다. 향후 도미니카를 이끌어 갈 핵심 선수다. 201cm에 달하는 초장신임에도 공격은 물론, 서브 리시브와 디그 등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는 레프트 공격수로 뛴다.

지난해 월드그랑프리 1그룹에서 득점 부문 5위에 오를 정도로 공격 타점과 파워, 기술 등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 소속팀 활약도 수준급이다. 지난 2015-2016 시즌부터 3년 동안 세계 정상급인 이탈리아 리그에서 주 공격수로 활약했다.

페냐 이사벨(16번·26세·190cm)과 리베라(14번·35세·183cm)도 자주 경기에 투입되며, 도미니카 레프트진을 책임지고 있다. 라이트는 맘브루(17번·33세·182cm)와 로드리게스(11번·28세·187cm)가 주로 맡아 왔다.

센터는 초장신 군단이다. 노장 발데스(1번·38세·196cm)와 지네이리 마르티네스(21번·22세·190cm)가 트윈 타워를 이루고 있다. 둘 다 몸놀림이 빠르고 속공 능력이 좋다. 세터는 마르테(7번·29세·178cm)가 주로 나선다. 주전 리베로 카스틸로(5번·27세·167cm)는 국제대회에서 수상 경력이 많은 세계 정상급 선수다.

도미니카, 중국 못지않은 '껄끄러운 상대'

도미니카가 주전 선수 이탈 없이 지난해와 동일한 멤버로 경기에 나선다면, 한국 팀이 고전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세계랭킹 9위가 말해주듯 선수들의 기량이 좋고 장신 군단이다. 주전 선수들이 오랫동안 대표팀에서 손발을 맞춰 온 관계로 조직력도 향상됐다. 도미니카가 아시아 국가에 강한 것도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지난해 월드그랑프리에서 일본과 태국과 만나 모두 승리했다.

중국 대표팀은 주팅, 장창닝, 쩡춘레이 등 일부 핵심 선수를 휴식 제공과 부상 관리 차원에서 이번 중국 대회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그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도미니카가 한국에게 더 까다로울 수 있다. 철저한 분석과 대비가 필요하다.

한국은 김연경을 비롯 15명의 대표팀 선수가 지난 13일 결전의 장소인 중국 닝보에 도착했다. 차해원 여자배구 국가대표 감독도 선발 라인업 구상을 마치고, 필승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중국 대회를 마치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2주차 경기를 펼친다. 부처님 오신 날인 22일 오후 6시에 독일, 23일 오후 7시 러시아, 24일 오후 7시 이탈리아와 차례로 맞대결한다. 여자배구 대표팀이 올해 국제대회 중 유일하게 국내에서 경기를 뛰는 일정이다.

한국 여자배구가 네이션스 리그 첫 승과 함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배구팬들의 이목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벨기에와 도미니카전은 국내 스포츠 전문 채널인 SBS Sports에서 생중계한다. 중국전 생중계 방송사는 현재 협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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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다음 편에서 중국 대표팀의 선수와 전력을 분석합니다.
프로배구 김연경 V리그 네이션스리그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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